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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휘트먼의 위기관리 리더십
2016-11-07 | 조진서 에디터

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여성 경영자는 누가 있을까요. 우선 떠오르는 건 페이스북의 COO인 셰릴 샌드버그입니다. 샌드버그는 다소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여장부라는 이미지를 가진 실리콘밸리 경영자로는 휴렛팩커드, HP의 맥 휘트먼을 꼽을 수 있습니다. 휘트먼은 1997년에 직원 30명에 불과했던 이베이의 CEO를 맡아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로 키운 사람입니다. 이런 경력을 토대로 2011년에 HP라는 거대 IT기업의 CEO로 부임했습니다. 샌드버그와 휘트먼의 경영관은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샌드버그는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린 인’에서 여성들이 직장에서 좀 더 큰 야망을 갖고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린 인이라는 말 자체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라는 뜻이죠. 그러면서도 ‘가정과 직장생활 모두를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하고 주변 사람에게도 알려서 도움을 받아라.’ ‘성공한 여성은 미움을 받는다. 인정하라’는 등 남성 위주의 기업조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귀를 기울일만한 조언들을 해줬습니다. 반면에 맥 휘트먼은 본인을 딱히 여성 경영자라고 규정하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거에 신경 쓸 시간에 일이나 열심히 하겠다는 스타일입니다. 한국에서 샌드버그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휘트먼에 대해서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HBR에 실린 맥 휘트먼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서 휘트먼만의 시크한 대장부 리더십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휘트먼은 1956년 미국 뉴욕주의 인구 5000명 규모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명문 프린스턴대에 들어갔고,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다음엔 바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들어가서 MBA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신경외과 의사와 결혼해서 아들 둘을 뒀는데요, 일반적인 미국 관습처럼 결혼하고 남편 성을 따르는 게 아니라 휘트먼이라는 원래 성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1979년에 첫 직장으로 소비재 회사인 P&G에 들어가 브랜드 매니저로 일했고, 이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월트디즈니와 장난감회사 하스브로에서 주로 전략 담당 임원으로 경력을 쌓았습니다. 1998년에 이베이 CEO로 입사했을 때는 직원이 30명에 매출이 400만 달러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벤처기업이었습니다. 위트먼은 마케팅 사관학교인 P&G, 그리고 글로벌 컨설팅 펌 베인을 거친 사람답게 체계적인 전략과 조직운영으로 회사를 키웠습니다. 물론 인터넷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도 이베이를 도왔습니다. 10년 후 회사를 나올 때는 직원수 1만5000명에 매출은 80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퇴직 후에는 정계로 뛰어들었습니다. 2010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고, 개인 돈만 무려 1500억 원 이상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리 브라운이라는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인생의 쓴맛을 봅니다. 그리고 2012년에 HP의 CEO로 취임합니다. 당시 HP는 매출과 이익이 줄고 전임 CEO가 11개월 만에 해임되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었습니다. HP주주들은 휘트먼의 강력하고 체계적인 리더십이 조직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휘트먼은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첫째, 회사를 B2B 사업을 하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와 B2C사업을 하는 HP Inc라는 두 조직으로 분사했습니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는 대형 컴퓨터 서버와 같은 장비를 팔고 컨설팅을 합니다. HP Inc는 프린터와 PC등 소비자용 상품을 팝니다. 각자의 사업에 집중하고 기업 문화도 분리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대규모 정리해고를 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에 걸쳐, 약 30만 명의 직원 중에서 8만명 정도를 해고했습니다. 아주 혹독한 구조조정이었는데요,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휘트먼의 설명입니다. 휘트먼은 자신의 리더십을 세 부분으로 요약합니다. 명확한 전략, 원활한 의사소통, 정확한 측정입니다. 우선 리더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와 주변의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복잡하게 엉킨 문제를 푸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베이에서는 연평균 70% 성장하겠다는 전략, HP에서는 B2B와 B2C사업을 분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둘째,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솔직함을 강조합니다. 특히 정치인 생활을 해본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일반 직원들과 얘기할 때는 마치 유권자들에게 선거 유세를 할 때처럼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또 CEO들은 좌뇌편향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시장점유율, 투자수익률 같은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직원들이나 사업파트너를 설득할 때는 숫자나 팩트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도 선거에서 배웠다고 합니다. ^^ 셋째, HP처럼 규모가 큰 회사에선 예측한대로 결과가 나오는 법이 없기 때문에 항상 결과를 숫자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리더가 명확한 전략, 원활한 의사소통,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있다면 그 회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게 휘트먼의 지론입니다. 실제 부임 3년째인 2014년에 처음으로 매출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 CEO로서의 생각은 어떨까요? 그는 자신을 여성 CEO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냥 CEO라고 생각하는지, 성차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CEO이고, 우연히 여성입니다. 나는 여성으로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성별은 바꿀 수 없지만 재무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거나 임직원들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신은 나에게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아주 단호하고 시크한 대답인데요, 사실 휘트먼의 경영방식이나 스타일에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07년 이베이 근무시절에 한국계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팔로 밀쳐서 약 20만 달러의 위로금을 줬다는 일화도 있고요, 주지사 선거에 나섰지만 정작 본인은 28년 동안 한 번도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도 받았습니다. 자식 교육에도 어려움이 있는지 큰아들이 폭행죄로 체포당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의 여장부, 멕 휘트먼의 단호한 리더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위기에 빠진 기업을 되살리기 위해 실시한 대규모 구조조정 같은 경우는 직업 이동성이 떨어지는 한국 상황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전략과 솔직한 의사소통, 그리고 체계적인 측정이라는 세 가지 원칙은 분명 눈여겨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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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서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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