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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이유 1위는 ‘나쁜 상사’가 아닌 ‘나쁜 업무’다
2018-05-25 | 장재웅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직원들이 퇴사를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통 "상사 때문에 떠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죠. 끔찍한 상사와 일하는 직원일수록 퇴사할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을텐데요. 끔찍하거나 짜증나는 상사도 퇴사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로리 골러 페이스북 인사담당 총관책임자 등 페이스북 인사팀의 리더들과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는 페이스북을 퇴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예상외였습니다. 조사 전 연구팀은 직원들이 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난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퇴사한 이유는 사람이 아닌 일 때문이었습니다. 일이 재미없고, 역량을 제대로 펼 수 없고, 업무를 통해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직원들은 사표를 냈습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즐겁게 할만한 업무를 배당할 책임은 누구한테 있을까요? 당연히 '관리자'입니다.

 

훌륭한 인재와 함께 하고 싶다면, 결국 관리자가 업무를 구상하는 방식에 더 많이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겁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페이스북의 피플애널리틱스팀과 공동조사를 통해 6개월 안에 회사에 머물거나 떠날 직원을 예측하기 위한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에 계속 머무는 직원들에게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커리어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실력이나 경험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31% 더 일을 즐겼고, 33%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고, 37% 더 자신감을 표출한겁니다.

 

그랜트 교수는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관리자가 직원들이 더 즐겁게, 강점을 살려 맞춤형 커리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직원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위해서, 신규 입사자와 입사 첫 주에 대화를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엔트리 인터뷰를 하는 거죠.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좋았던 프로젝트, 열정을 발휘했던 순간, 퇴근 후 취미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겁니다.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직원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게 됩니다.

 

또 관리자는 직원의 보이지 않는 강점을 찾아줘야 합니다. 사실 회사의 협소한 업무 형태로는 개개인의 능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퀴리부인으로 알려진 과학자 마리 퀴리는 노벨 물리학상도 받고 노벨 화학상도 받았는데요, 퀴리부인에게 물리학만 공부하라거나 화학만 공부하라고 했더라면 재능이 낭비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겁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체이스라는 직원이 좋은 예입니다. 체이스는 6개월 전 새로운 툴과 포맷을 도입하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재빨리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대단한 성과를 올린 직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토타입 개발 후 본개발에 들어가 엄청난 양의 코딩을 맡게 되자 지친 나머지 이직을 고민합니다. 이를 지켜본 관리자인 루는 체이스에게 한달동안 관심있는 다른 직군에서 일할 수 있는해커먼스라는 기회를 줬습니다. 이 기회로 체이스는 새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을 빨리 개발하는 직무를 맡게 됐고, 다른 팀에서 비슷한 역량과 관심사를 가진 직원들을 만나 팀까지 조직했습니다.

 

이번엔 신시아라는 페이스북 임원의 사례를 볼까요. 신시아는 원래 페이스북에서 파트너사를 담당하는 업무를 했는데 일을 잘 해서 이 팀의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런데 임원일을 하다보니, 부하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이 너무 답답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필드에 나가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일하는게 더 적성에 맞았던 거죠. 신시아가 어떻게 했을까요? 그는 관리자의 자질을 가진 사람을 한 명 채용했습니다. 그 사람이 어느 정도 회사에 적응하고 나자, 자신과 직무를 스위치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부하가 아니라 상사가 돼줄 사람을 뽑은거죠. 

 

연공서열이 강한 한국 대기업 정서에서는 이상해 보이는 일이지만,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신시아처럼 유능한 직원이 지쳐서 페이스북을 떠나게 만드는 것보다는, 원하는 일을 하게 해 주고 회사 안에 붙들어두는 게 나은 선택입니다.

 

직원들이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건 관리자에게 달렸습니다. 관리자의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자신이 좋아하고 또 잘 하는 일을 맡고, 자신의 커리어가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은 근속연수도 길고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강합니다. 그렇게 해주는 관리자가 있다면 직원들은 이직은 꿈도 꾸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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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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