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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객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까
2015-12-28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여러분들 중에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서 TV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사보신 분들 있나요? 그런데 거기서 바로 구입하셨나요? 혹시 매장에서 전시품을 실컷 구경한 뒤에 정작 구매는 최저가로 판매하는 인터넷에서 하신적은 없나요? 저는 사실 그런 적이 꽤 있습니다. 바로 이런 쇼루밍 현상 때문에 많은 유통업체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쇼루밍은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의 전시장(showroom)으로 변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입니다. 쇼루밍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 현상을 다룬 케이스스터디를 실었습니다. HBR에는 매호 실제 사례에 기초해 ‘가상 사례’를 소개하는데요, 단편소설처럼 서술돼 있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이한 건, 하나의 결론을 직접 내리지 않고, 서로 다른 의견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경영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그럼, 이번 케이스스터디에서 다룬 ‘전자제품 전문 판매매장’의 쇼루밍 대처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가상의 스토리에서는 버티스 젠슨이라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하이마트와 같은 체인형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벤지스’란 가상 회사 오너의 딸입니다. 그녀는 미국 전역의 벤지스 매장을 기습 방문해 고객들의 소비행태와 매장 운영상황을 살폈습니다. 그런데 한 매장에서 그녀는 아주 기분이 나쁜 상황을 목격합니다. 젊은 남녀가 삼성TV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고 아마존의 가격과 비교를 하는 겁니다. 물론 아마존이 더 싸겠지요? 말로만 듣던 쇼루밍의 현장을 본 버티스는 얼마 뒤 벤지스 이사회에서 대처방안 논의를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전자제품이나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83%가 현재 쇼루밍을 하는 상황이고, 이미 벤지스 매장 전체의 판매량은 급감한 상태였습니다. 직전 분기 손실액이 7억달러에 육박했죠. 그리고 이사회 날이 됐습니다. 똑같은 위기의식을 모두가 갖고 있었지만, 대처 방안은 상당히 달랐는데요, 일단 크게는 현직 CEO인 스탠리 파버의 방식과 창업자이자 오너인 벤 젠슨의 방식으로 나뉘게 됩니다. 먼저 스탠리 파버 CEO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제품조합을 엄선하고, 사후관리 서비스를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대형할인매장 개념이었던 벤지스를 ‘부티끄’ 분위기로 바꾸면서 매장규모와 수를 줄이는 한편 의욕적이고 숙련된 직원들이 마치 바리스타처럼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최저가 보상제도를 통해 가격 욕구도 충족해준다는 것으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납품업체에게 ‘노른자위 진열공간’에 대해 돈을 받는 방식으로 메운다는 발상입니다. 당장은 매출이 줄고 납품업체와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성공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오너이자 창립자인 벤 젠슨은 CEO가 제안한 방식을 고객들이 원치 않을 것이라며 다른 대안을 제시합니다. 현재, 당장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하는 ‘공격/방어 동시 진행전략’입니다. 우선 공격전략으로, 소비자가 ‘쇼루밍’을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매장 환경을 조성합니다. 진열을 바꾸고 스마트폰 앱의 활용을 방해하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방어전략으로는 이미 온라인에서 더 낮은 가격을 찾은 소비자에게는 회사의 전통적인 박리다매 전략에 맞게 최저가를 보상하는 한편 벤지스 어플을 통해 구입한 사람들에게는 특별할인을 해주는 방법입니다. 납품업체에게는 온라인 매장에 납품할 때 가격도 벤지스와 어느정도 맞춰달라고 요청도 하는 방식입니다. 당장에는 꽤나 효과적이지만 장기 비전이 되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어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너와 CEO의 대안 가운데 어떤 게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실에서는 두 사람 의견을 토대로 일부를 활용하고 일부는 보완하거나, 폐기하는 힘겨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유의할 점은, 하나의 전략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보다 한 두 매장에서 새 전략을 실험해보고 결과를 놓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 아티클에 제시된 전문가들의 가이드라인은 매우 유용한 팁을 줍니다. 첫째, 고객의견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고객 심층 인터뷰를 통해 왜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지, 왜 쇼루밍 하는지 물어보고 관찰해서 고객의 심층 욕구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번 사례에서 이 과정이 없었는데, 이를 생략하면 치명적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온오프라인 경험이 상호보완적 성격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벤지스 홈페이지는 단순히 또 다른 판매채널이 아니라 가전제품 종합 정보사이트로 만들고, 언제 어디서든 주변의 벤지스 매장을 방문하면 전문적인 정보 취득과 시연을 통해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방법 등을 고민해보라는 겁니다. 벤지스는 ‘온/오프라인’으로 구분되는 판매점이 아니라 ‘벤지스’라는 브랜드로 기억돼야 한다는 것이죠. 셋째, 제조사들이 쇼루밍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몰락하면, 소비자는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제조사 역시 피해를 입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를 어필하고 제조사가 쇼루밍 비용을 분담할 방법을 논의해야 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기존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시대, 세 가지 가이드라인은 훌륭한 전략 대안 수립에 큰 도움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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