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여러분 혹시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아마 대부분 생소하실 겁니다. 얼핏 모바일 게임 이름 같기도 한데요. 이 용어는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한 과목 명에서 나온 말입니다. 블리츠 스케일링은 2차대전때 사용된 전략 중 하나인 전격적, 즉 블리츠크리그와, 규모를 키운다는 뜻의 스케일링의 합성어입니다. 즉, 전격전처럼 최소한의 생필품만 갖고 매우 빠른 속도로 진격해서 고객의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뜻합니다. 물론 위험도 매우 크지만 성공하면 성과도 엄청나게 큰 전략입니다. 요즘 무섭게 시장을 재편하는 젊은 벤처기업들이 바로 전격전을 사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수천억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쿠팡이 쿠팡맨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무서운 속도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쿠팡의 전략은 전형적인 블리츠 스케일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급성장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블리츠스케일링 기술을 적절한 시기에 잘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불과 수십년전 S&P500 지수 반열에 오르려면 2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타트업들의 성장 속도를 보면 놀랍기까지 합니다. 구글은 8년 만에, 페이스북은 6년 만에 S&P500 지수 반열에 올랐습니다. 모바일 택시 앱 우버의 지난해 매출은 거의 20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올해 매출액 예측치는 2015년의 세배에 달합니다. 불과 7년 만에 이룬 성과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렇다면 왜 블리츠스케일링은 빠른 성장에 강점이 있을까요. 리드 호프먼은 그 비결이 초연결 시대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교통 상업 결제 정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게 떨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벤처기업들은 어떻게 블리츠스케일링에 성공할까요. 무엇보다 블리츠스케일링을 위해서는 휴리스틱에 의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휴리스틱은 어림짐작 같은 것을 듯하는데요, 치밀하게 기획하기 보다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어림짐작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고용 측면에서 예를 들어보죠. 우버는 기업의 덩치가 커질수록 많은 직원을 필요로 하게 됐는데요 블리츠스케일링에 일환으로 관리자가 새로 고용한 기술자에게 “이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엔지니어 중 가장 뛰어난 세 명을 꼽는다면 누굽니까?”라고 물어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편지를 보내 입사 제안을 했죠. 인터뷰나 이력 조사 따위는 생략해 버렸습니다. 이를 통해 우버는 기술 인력 확보를 통해 기술 부문 확장을 빠르게 할 수 있었고 이런 방법은 우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언제 블리츠스케일링을 시작해야 할까요. 호프먼은 일단 기업의 규모를 크게 4가지로 나눠 설명합니다. 직원이 한 자릿수인 경우 ‘가족기업’, 수십명이 경우 ‘부족 기업’, 수백명이 되면 ‘소도시 기업’, 수천명이 되면 ‘도시 기업’이 됩니다. 국가 기업 단위로 넘어가면 고용인이 1만명이 넘습니다. ^^ 보통 가족 규모에서는 자금을 모으고 정확히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지 파악하는 시기입니다. 부족 규모로 넘어가면 실제로 회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 이 단계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그래서 블리츠스케일링은 주로 부족과 소도시 규모 사이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이때가 되면 제품-시장 궁합에 대한 확신도 생기고 데이터도 축적되고 경쟁구도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부족이나 소도시 규모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이 일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흥미로운 범주와 큰 시장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집니다. 결국 블리츠스케일링을 먼저 시도하면 집중력과 속도면에서 경쟁력이 생깁니다. 물론 블리츠스케일링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은 소도시 규모에서 블리츠스케일링을 시도했다가 고급과 저가 시장 양쪽에서 엄청난 공격을 받아 실패한 케이스입니다. 블리츠스케일링이 항상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블리츠스케일링이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순식간에 많은 자본을 소진하게 되는 전략이다 보니 스타트업이 이를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확장을 위해서는 이런 비효율을 감수해야 한다고 호프만은 주장합니다. 호프만은 스타트업을 ‘절벽에서 몸을 던지고 떨어지는 동안 비행기를 조립하는 것’이라고 비유합니다. 즉, 성공확률도 대단히 낮고, 문제점도 정말 많은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주 희박한 성공확률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부 기업은 블리츠스케일링을 통해 거대기업으로 성장합니다. 기존 기업은 이 과정에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휴리스틱에 의존하고, 조직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대규모 적자를 감수해야 할 때도 있지만, 무서운 벤처기업들은 전격적을 감행하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존 기업들은 블리츠스케일링의 개념과 구조를 이해하고 벤처기업들의 공습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