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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력: 조직의 판단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기술
2016-08-29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오늘은 ‘예측’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예측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아마 ‘너무나 어렵다’라는 생각부터 들 겁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으로 현재 기업인들이 무엇인가를 예측한다는 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거나 수많은 정보 중 ‘신호와 소음’을 잘 구분해낸다면 나름 뛰어난 예측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야 최고 전문가였던 네이트 실버는 그 이전까지 미국의 정치와 선거에 대해 거의 100%가까운 예측 성공율을 보여 왔지만, 2016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가 뽑힐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게 예측입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아이폰이 의미있는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은 없다” 이 말은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스티브 발머가 내놓은 예측입니다. 물론 그는 틀렸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은 지금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하는 기업인들은 여전히 ‘예측’을, 그것도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조직의 ‘예측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2016년 5월호에는 바로 이 ‘예측력을 높이는 방법’을 다룬 글이 실렸습니다. 필립 테틀록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은 이 글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GJP, 좋은판단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며 기업에서 예측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저자들은 먼저 ‘좋은 판단을 위한 훈련’방법을 제시합니다. 좋은 판단을 위한 훈련방법의 첫 번째는 바로 ‘기본 익히기’입니다. 여기에서 기본이란 ‘확률’과 ‘통계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말합니다. 흔히 우리는 동전을 계속 던져서 네 다섯 번 정도 앞면이 연속해서 나오면,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착각합니다. 사실은 여전히 50%의 확률인데도 그렇습니다. 이런 착각은 매출에 대한 예측, 시장변화에 대한 예측에서도 자꾸 발생합니다. 따라서 확률개념에 대한 훈련, 평균으로 회귀하는 데이터의 특성 등을 잘 이해시키고, 통계적으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는 겁니다. 좋은 판단을 위해서 해야 하는 두 번째 일은 ‘인지편향’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음에 인지한 것, 옳다고 생각한 것을 지지하는 정보들만을 계속 찾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강화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인지편향은 판단을 왜곡하고, 잘못된 예측을 부추깁니다. 테틀록 교수 등은 인간의 판단에서 편견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유리한 정보만을 모으고 그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확증편향’에 대해 경계심을 갖도록 교육하고 여러 정보를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독단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교육 과정을 통해 예측력의 약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훈련을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저자들은 서스쿼해나라 인터네셔널 그룹(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는 투자회사의 ‘포커게임 훈련’을 예로 듭니다. 근무시간 중에 포커게임을 허용하는 회사가 있다면 정말 이상하게 들리실 겁니다. 그런데 이 투자회사는 새로 채용된 직원들이 포커게임을 하도록 유도한다는군요. 이 게임을 통해서 직원들은 인지적 함정, 희망적 사고와 같은 것들이 가져오는 비극적인 결과를 현장에서 체험했고, 잘못된 투자를 막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뛰어난 예측가들을 팀으로 모으는 것도 예측력을 개선시키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팀 단위로 작업한 예측가들은 홀로 작업한 경우보다 ‘예측 관련 대회’에서 항상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다만 저자들은 팀을 능숙하게 운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선 훌륭한 예측가들은 신중하고 겸손하며, 열린자세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더해 숫자를 다루는 데 능하기도 합니다. 이런 예측가들을 알아보고 이들을 팀으로 묶으면 최고의 예측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군요. 또 지적 다양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특정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들로만 팀을 구성하지 말고, 전문가들에게 전혀 새로운 견해와 비판적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비전문가나 제너럴리스트가 섞여 있으면 예측력은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예측팀’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세 가지 단계에서 각각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이슈와 가설, 그리고 다양한 답변을 다각도에서 모색하고 탐색해보는 ‘확산’단계입니다. 두 번째??‘생산적인 의견 불일치’, 즉, 다양한 반론을 제시해보는 ‘평가’ 단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전체 예측팀이 ‘결정’을 내리는 ‘수렴’ 단곕니다. 처음의 두 단계, 즉 확산과 평가 단계가 부실하게 운영되면 예측팀은 좁은 범위의 가능성에만 집중하는 소위 ‘터널 비전’을 갖게 되고 예측의 질은 떨어지게 됩니다. 새로운 정보를 모으도록 계속 장려하고 예측과 관련한 여러 전제 조건들을 테스트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면 터널 비전 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자들의 실험 결과를 보면 다양한 정보를 모으는 게 예측 결과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실험 결과, 한 그룹에는 올림픽에서 미국 팀이 몇 개의 금메달을 달지 예측해달라고 요구했고, 다른 그룹에는 메달 숫자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분석해본 뒤 금메달 추정치를 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실험 결과, 다양한 요인을 제시해달라고 요청받은 팀은 질병, 훈련방방법의 개선,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약물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서 추정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결과치만 예측해달라고 요구한 그룹보다 더 신중한 예측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예측 전문가들이 실제 예측의 정확도가 얼마였는지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기상전문가들의 예측력이 높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예측 결과와 실제 날씨가 얼마나 일치했는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팀내 역학도 매우 중요합니다. 챌린저호 폭발 사건 전에 NASA내의 일부 전문가들은 로켓부스터 연결고리인 O링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NASA내에 고압적 리더십이 존재했고, 팀원들은 폭넓게 대안을 탐색하지 않았으며, 과거 우주비행이 모두 잘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기대감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예측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앞서, 직장에서 포커 게임을 장려한 투자회사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회사 트레이더들은 거래를 체결하기 전에 그 이유를 문서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다음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는군요.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중에 다른 사람은 갖고 있지마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인지적 함정이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나? 왜 우리 회사가 이 거래에서 유리한가? 또 이 회사는 트레이들의 투자 성과 외에 투자의사결정의 근간이 된 분석 과정이 탄탄했는지도 보너스와 연계시킨다고 합니다. 예측력이 중요한 시대, 많은 교훈을 주는 사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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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연 -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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