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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직의 정서적 문화에 집중하라-1
2016-09-01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어떤 기업을 방문해보면 직원들이 웃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의 사진이나 캐릭터 인형 등이 곳곳에 있어 따뜻하고 가족적인 느낌을 줍니다. 반대로 처벌과 직결되는 행동 강령 리스트를 내걸어 엄격한 느낌을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모두 기업의 정서적 문화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서적 문화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과 조직은 효율을 중시한 나머지 직원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같은 인지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정서적 문화, 즉 직원들이 일을 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또 어떤 감정을 혼자서 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HBR은 직원들의 감정에 중시해야 할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 소개합니다. HBR에 사례로 등장한 유비쿼티 저축은행 직원들은 매일 퇴근을 할 때 마다 버튼 하나를 누르게 돼 있습니다. 퇴근 시간을 관리하기 위한 타임카드가 아니라 자신들의 감정을 등록하는 감정 버튼입니다. 즉 그날 기분이 좋았다면 웃는 얼굴이 담긴 버튼을, 우울했다면 눈살을 찌푸린 얼굴의 버튼을 누르는 식입니다. 버튼은 총 5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어디에 쓰려는 걸까요. 유비쿼티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무엇이 직원들에 동기를 부여하는지, 즉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며 활기차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서적 문화는 인지적 문화와 달리 보디랭귀지와 얼굴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확산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기업이 어떤 피해를 볼 수 있을까요. 헬스케어 관련 업종이라 고객들에 아낌없이 동정심을 표현해야 할 직원들이 딱딱한 기업문화에 길들여져 냉담하고 무관심한 표정만 짓는다든지, 즐거움을 마음껏 표출해 고객들을 즐겁게 해야 할 업종의 직원들이 분노로 가득한 회사 문화 탓에 제대로 감정 수행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바로 손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정서는 모든 산업에서 공히 더 나은 성과와 고객 서비스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부정적 정서는 보통 형편없는 성과와 높은 이직률을 낳았죠. 그렇다면 특정 정서를 지향하는 문화가 조직 내에서 어떤 효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HBR은 감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즐거움의 문화입니다. 베일 리조트는 직원들에게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이 즐거움이 고객에게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을 간파했습니다. 최고경영자는 루게릭병 협회가 진행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인기를 끌 때 양복차림으로 얼음물을 붓고 나서 바로 수영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50명의 임직원들도 당연히 똑같은 절차로 수영장에 뛰어들었고요. 유머와 즐거움은조직 전체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표준화된 고객 서비스 매뉴얼을 따르는 대신 “일터로 가서 즐겁게 놀아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문화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감정은 동료애입니다. 이는 직원들이 서로를 향해 표현하는 애정, 배려, 동정의 정도를 뜻합니다. 연구진이 16개월에 걸쳐 미국 동부의 한 대규모 장기간병시설 직원들을 연구한 결과 동료애 문화가 강한 과에 속한 직원들은 다른 과의 직원들보다 결근율이 낮고 무기력증에 잘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업무 수행 능력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건의료 업종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금융, 교육 부동산 등 7개 산업의 17개 조직에 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센세오라는 기업은 동료애가 강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만 채용하기도 합니다. 또 직원들이 직장 내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사교적인 교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마지막으로 꼽은 정서는 두려움, 즉 두려움의 문화입니다. 미 해군 예비역 대령인 데이비드 마르케는 이전 지휘권자의 통제적 리더십 탓에 두려움의 문화가 형성된 산타페 미 해군 핵 잠수함 내 분위기를 저서를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포와 경직성 탓에 승조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고 해군 함대 가운데 승조원 유지 비율은 최하위였습니다. 또 권위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꾸지람을 당할까봐 각자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마르케 대령은 승조원에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실수를 일일이 처벌하지 않는 등의 기법으로 정서적 문화를 바꾸었고 이를 통해 승조원의 책임감 및 기량이 향상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여러 정서가 서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이 상쇄되기도 합니다. 연구진이 미국의 주요 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의료기관들이 직원들에 시행하는 벌점제도 탓에 만연한 ‘분노’의 정서는 형편없는 재무성과, 무기력증, 낮은 직무만족도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분노 문화와 동료애가 공존하는 부서에 속한 직원들은 분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서의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의 업무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동료애 문화가 분노의 문화에 대한 해독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정서적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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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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