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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직의 정서적 문화에 집중하라-2
2016-09-08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기업의 정서적 문화 1편에서는 조직에서의 정서적 문화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어 이번 시간에는 그렇다면 어떻게 정서적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HBR은 정서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법을 세 가지로 압축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조성하려는 정서, 즉 우리 조직에 유입시키고자 하는 바람직한 정서를 직원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각박한 회사 생활 속에서도 좀 더 여유 있는 마인드를 가지게 하려면 명상시간을 마련하거나 명상앱을 각 직원들의 태블릿PC등에 설치해 간단히 심호흡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칭찬게시판’을 만들어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에 대해 따뜻한 말을 남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소해보이지만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이런 장치를 통해 정서적인 문화가 조직 곳곳에 스며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솔루션입니다. 두 번째는 조직에서 키워내고 싶은 정서의 모델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선행요소일수도 있습니다. 감정 전파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행동을 모방하고 그에 따라 뇌 기능이 변화하면서 타인의 감정에 이른바 ‘감염’되게 됩니다. 직원들이 활기찬 모습으로 미소를 띠며 사무실에 들어서는 조직과 무표정한 얼굴로 일과를 시작하는 조직은 분위기가 다를 것이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정서적 문화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로 웃는 얼굴로 화답하면서 진심이 담긴 따뜻한 정서가 확산되는 원리입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 또한 들불처럼 삽시간에 번질 수 있습니다. 불만을 토로하는 동료 직원들의 얘기를 자주 듣다보면 나도 어느 순간 불만을 얘기할 것이고, 순식간에 불만의 문화로 형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조직은 직원들에게 특정 정서를 확산시키라고 분명하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유비쿼티 저축은행은 ‘전염성 있는 열정으로 행복을 고취시키라.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주변사람에게 나눠줘라’고 요청합니다. 세 번째는 직원들이 실제로 조직이 원하는 정서를 느낄 때까지 느끼는 척이라도 하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사회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각 개인은 남들로부터 환영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있기에 다른 사람을 모방하며 그룹 전체의 감정 표현 기준에 따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실제로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고, 회사가 원하는 감정을 직간접적으로 강요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표면 행위, 즉 진심이 아닌 감정을 위장해서 내보이는 행위를 통해서나마 조직이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정서를 표현할 수 있고,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정서적 문화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물론 이런 표면행위는 장기적 해결책은 아닙니다. 표면행위가 장기화되면 무기력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원하는 정서를 조성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은 ‘내면행위’를 통하는 것입니다. 내면행위란 자신이 느끼고 싶어 하는 감정을 이미지 훈련 등으로 실제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그러다보면 진정성을 갖게 됩니다. 예컨대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업무가 많이 밀려있는데도 일주일간 휴가를 쓰겠다고 요청하는 상황이 있다면, 상사라면 보통 “지금은 절대 안돼”라고 말하고 싶겠죠. 그러나 직원 입장에서 공감하고 애쓰기 위해 “당연히 가족과 함께 있어줘야죠”라고 말하고 이에 어울리는 보디랭귀지와 표정 등을 연출한다면 실제로 그런 마음이 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연극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거듭하면 진정성을 갖게 될 수 있고 결국은 조직의 정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HBR의 결론입니다. 정서적 문화는 조직 내 모든 계층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고경영진 및 임원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예컨대 동료애를 형성시키기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래티스반도체의 R&D시스템 담당 부사장은 해고가 직원들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보통 미국기업의 인사팀은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에게 당장 책상을 정리하라고 지시를 하는데, 이 경우 동료의 아픔을 지켜보는 남은 직원들도 정서적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해고당한 직원들이 충분히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떠나는 시간을 연장해주는 절차를 도입했습니다. 정서적 문화를 성과관리 시스템에 도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베일리조트에서 ‘즐거움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줬는지 여부는 고가에 포함되는 중요 항목 중 하나입니다. 정서적 문화는 조직의 최고위층부터 현장에 이르는 모든 직원들이 매일매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집니다. 어떤 정서가 조직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지를 결정하고, 그런 시도에 동참하는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은 고위 경영자의 몫입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일수록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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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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