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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실패의 위험을 영리하게 줄이는 방법
2016-09-22 | 김정원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레드퀸효과(Red Queen Effect) 들어보셨죠.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루이스 캐럴의 유명한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후속작에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앨리스가 열심히 달리지만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자 붉은여왕이 말합니다. “바보야,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주변 환경도 똑같이 앞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무는거야. 앞으로 나가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해” 우리가 열심히 변화를 해도 주변 환경이나 경쟁대상이 더 빠르게 변한다면, 우리는 실제로는 제자리에 머물거나 뒤처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기업 경영 환경은 레드퀸효과를 떠올리게 할 만큼 급변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자주 빗나가는 예측을 대신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전략적 실패의 위험을 영리하게 줄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아티클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시니어 어드바이저인 조지 스톡 주니어 등은 ‘전략 옵션’이란 대안을 제시합니다. 저자들은 ‘전략옵션’을 잘 활용하면 경쟁자들의 움직임, 파괴적인 혁신, 신시장의 등장, 갑작스런 수요의 변동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기업을 잘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 전략 옵션을 잘 활용하면 비즈니스가 실패할 조짐을 보일 때 쉽게 발을 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략옵션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논문 저자들은 임시 조직/탐색적 인수 /그리고 소규모 일회용 공장 건립이라는 3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옵션은 임시 조직 만들기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정규 조직을 만들어 풀타임 인력을 배치하지 말고, 대신 계약직 직원과 컨설턴트 등 이합집산이 매우 쉬운 임시조직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임시’라는 이름이 붙어서 약간 못 미더우신가요? 하지만, 임시조직이라는 전략적 옵션에는 의?柄?많은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경쟁기업의 위협에 맞서는 대응책을 실험하거나, 새로운 전략이나 프로젝트의 컨셉을 평가해보기에 좋습니다. 오비츠는 미국의 온라인 여행에이전시입니다. 다른 온라인 서비스와는 달리 도시 사이를 가장 자주 운항하는 항공편만을 보여준다는 점을 강점으로 삼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공을 확신하긴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IT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자금의 투자도 필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비츠가 선택한 전략 옵션이 바로 임시 조직 만들기였습니다. 정규직 채용에 비해 두 배에서 네 배가지 더 많은 연봉을 지급하며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다섯 명의 컨설턴트를 영입했습니다. 얼마 후 60명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출범한 지 3개월이 되면서 성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교체했습니다. 초기 조직 구축과 비용으로 총 2억 5000만 달러를 들였는데, 센던트란 회사가 2004년 오비츠를 12억 5000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투자 참가자들은 큰 돈을 벌었습니다. 임시 조직 만들기라는 전략 옵션을 통해 성공을 거둔 좋은 사례입니다. 둘째 옵션은 탐색적 인수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알려진 것처럼, M&A는 실패확률도 높고 인수후 통합과정도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소규모 인수는 실패 비용도 적고 통합도 더 빨리 됩니다. 하지만 소규모 인수를 통해 다각화를 추진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미국의 브룩스 오토메이션이란 회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브룩스는 반도체 장비, 온도조절기 등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성장세가 둔화되자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섰습니다. 우선 스스로의 역량이 무엇이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자신들이 극저온실에서 다양한 자재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역량이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이런 역량은 제품에 대한 온도 조절 기술이 중요한 바이오나 제약 업체에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회사 등을 상대로 영업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결국 브룩스는 직원 100명 정도의 작은 회사들을 인수해서 영업을 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 회사를 상대로 상당히 큰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영업 역량까지 학습한 브룩스는 나중에 네 개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며 이 분야 강자로 부상했습니다. 그리고 브룩스는 나중에 신사업을 할 때에도 ①기존 역량 분석을 통한 신사업기회 모색->②시장 반응 확인을 위한 소규모 회사 인수->③제품과 서비스 범위 확대와 같은 탐색적 인수 방법론을 계속 활용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세 번째 옵션은 소규모 일회용 공장 건립입니다. 면도기도 아니고, 일회용 공장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모듈형 공장이란 개념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모듈로 공장을 만들면 수요 변동성이 높거나 시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P&G(프록터 앤 갬블)는 모듈형 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세제와 샴푸, 치약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 제조 공장을 여기저기에 분산해서 모듈화시켰습니다. 덕분에, 수요에 대한 반응 시간이 단축되고 운송 비용과 투자에 대한 위험성도 낮아졌습니다. 이런 모듈형 공장은 중국의 제약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운영하는 고도로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공장에 비해 중국 제약 기업들의 공장은 굉장히 단순하고 소규모입니다. 게다가, 수동으로 작동되는 특정 작업에만 쓰이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공장을 운영하다보니, 예측했던 수요가 현실화되지 않았을 경우에 값싼 장비는 교체하고 싸게 지은 공장은 헐어버리고 또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 만약 수요가 높아지면 글로벌 스케일의 시설로 확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른 맞춤형 공장의 큰 장점입니다. 불확실한 시대, 임시 조직 만들기와 탐색적 인수 그리고 일회용 공장 활용이라는 3가지 대안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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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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