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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잡는 '양자택이' 리더십
2016-09-26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좋은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조직 내에서 리더의 위치에 후배들을 보듬으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런 고민, 자주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리더의 조건은 시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잭 웰치 역시 과거, 위대한 경영자의 덕목으로 ‘끈질김’과 ‘지루함’을 꼽았습니다. 훌륭한 리더란 일관성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리고, 약속을 지키고, 신념을 굽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CEO의 역할은 이제 달라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굳이 한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달려가기보다 조직 내에서 흘러 나오는, 다양하고 때로는 상충되는 요구를 경청하고, 종합적인 합의점을 찾는데서 본분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영학계의 거장, 마이클 투시먼 하버대드 교수와 웬디 스미스 델라웨어대 교수 등은 이러한 목소리를 담아 일관성 보다는 두 가지 상충하는 목표를 모두 추구하는 양자택이 리더십이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제시했습니다. 이 리더십의 핵심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상충하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양자택이 방식은 매우 어려운 과제인데요,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요? 투시먼 교수 등은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집착하지 말고, 조직 내에서 상충되는 과제들을 분리시킴으로서 양자가 조화를 이루는 ‘다이내믹한 균형’을 유지하라고 조언합니다. 영어로는 ‘BOTH/AND리더십’으로 표현한 필자들은 먼저 경영진들이 조직 내에 다양한 진리가 공존하며 그것들은 종종 부딪히며 패러독스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라고 강조합니다. 리더십 패러독스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단기적 목표를 실천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 목표를 추구할 것인지 시기적 우선순위에 따라 패러독스가 발생합니다. 예컨대 인터넷 전성기였던 1990년대 후반 IBM의 고위임원들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 당장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서버 시장 유지에 힘써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이 와중에 임원들간의 이견이 첨예하게 맞섰고 갈등도 깊어만 갔습니다. 리더십 패러독스의 두 번째 범주는 조직 내에서, 부서간 울타리를 뛰어넘어 공동의 협업을 강조할 것인지, 아니면 개별 작업을 독려해야 할지입니다. 2009년 미국항공우주국인 NASA에서 건강 및 성과관리 부문을 맡았던 책임자, 제프 데이비스는 기업 및 개별 학계의 벽을 넘는 경계 없는 연구를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18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과학자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개별적 성과를 입증하기엔 이 같은 협력체계가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데는 공동 연구와 개별 연구가 모두 필요했지만 개인의 성과를 내야하는 조직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주나 투자자의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할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먼저 신경써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직원을 우선시하면 단기 투자를 하는 주주들의 요구와 부딪힐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런 ‘사회적 책임 패러독스’에 대해 고심하면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애씁니다. 예를 들어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의 CEO인 폴 폴먼은 2010년 ‘유니레버 지속가능 생활 플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2020년까지 기업 규모를 두 배로 키우는 동시에 회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성격의 투자는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폴먼의 주장에 직원들은 공감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두 가지 상반된 목표를 실천하면서 자원은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부터 고민에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떠올려야 하는 단어가 ‘양자택이’입니다. 전통적인 ‘양자택일’방식으로는 끝을 볼 수 없는 문제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양자택이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독스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패러독스 리더십’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계획된 일관성’을 버리고 ‘지속적으로 비일관성으로 대처’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세계적인 식품업체 홀푸드가 최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은 회사가 기업의 이익 추구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등 이중적인 사명을 갖고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스스로는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두 개의 아이디어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때 하나만 선택해야 마음이 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심리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전략적 패러독스를 성공시키기엔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위 임원들은 현장에서 결정을 내릴 때 ‘일관성’만이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줘야 합니다. 실제로 재무적 중요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두를 효과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리더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하니, ‘비일관성의 미덕’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기업 내에 퍼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편 ‘안정성과 확실성’ 추구에서 ‘역동성과 변화’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전통적인 리더십과 경영 이론은 규칙을 중시하는 군사학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오랜 세월에 거쳐 경영자들은 모든 직원이 한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공통의 문화를 조성해왔습니다. 하지만 패러독스 리더십은 안정성을 거부하고 역동성과 변화를 추구합니다. 예컨대 2000년대 초반 레고에선 내부 조직상의 큰 변화가 잇따랐습니다. 직원들은 불안해했고 중간관리자들은 구체적인 우려 사항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즉 지금 회사가 취하고 있는 접근법 중 어떤 부분을 유지하고 어떤 점은 버려야할지 직원들에게 역으로 물으면서 기존 세계와 새로운 세계가 맞물려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방안을 탐색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이내믹한 균형, 즉 동태적 균형을 관리하는 것이 패러독스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디지털 디바이드 데이터’라는 기업은 소외 계층을 고용해 데이터 관리, 분석, 콘텐츠 디지털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아웃소싱업체입니다. 이 기업은 소외계층 직원을 뽑을지 아니면 더 나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뽑을지 등 다양한 의사결정 단계에서 갈등을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이 회사 임원진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존중하기 위해 두 가지 유형의 재무제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CEO는 이번 결정이 우리 회사의 사회적 미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이번 결정이 우리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차례로 묻고 함께 고민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 가치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영리한 경영자라면 다이내믹한 균형을 지키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각의 전략에 대한 성과지표와 보상 체계를 설계할 것입니다. 또 조직 전체의 성공에 비례하는 추가적인 평가와 보상 체계를 덧붙입니다. 또 각각의 니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팀 내 역학관계를 조성할 것입니다. 패러독스에서 균형을 찾는 것 자체가 큰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합니다. 오늘날 기업들은 날로 예측하기 어렵고 복잡하며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존을 유지하면서 세상에 기여하려는 기업, 이를 위해 전략적 패러독스를 기꺼이 포용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이라면 좀 더 길고, 강인하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가치로 여겨졌던 ‘일관성’이라는 미덕을 한번쯤 의심해보는 것이 고민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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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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