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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효과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2016-10-24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고승연입니다. “전 세계 숙박업을 선도하는 회사.”이렇게 말하면 여러분은 어디부터 떠오르십니까? 아마 5년 전만해도 누군가는 메리어트를, 다른 누군가는 힐튼을 떠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에어비앤비’라고 대답할 겁니다. 객실 100만개 달성에 걸린 시간은 메리어트가 58년인데 반해 에어비앤비는 불과 7년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 그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영역에는 많은 신생 기업들이 뛰어들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실패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플랫폼을 둘러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안드레이 하주 하버드 경영대 교수, 사이먼 로스 벤처투자회사 그레이록 파트너스의 파트너가 함께 쓴 “네트워크 효과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라는 아티클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드립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온라인마켓플레이스’라는 용어로 설명했는데요,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대세가 되었기 때문에 저는 플랫폼이란 말을 써서 주요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플랫폼은 매우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와 수공예품 거래 사이트 엣시의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70%,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단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면 그 자체로 모방하기 힘든 엄청난 경쟁력이 되는 네트워크 효과 덕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플랫폼을 만들 때 임계치’ 이상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깁니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선점’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참여자를 모으면 네트워크효과가 나타나고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 건 맞습니다. 이걸 아는 많은 창업자들이 ‘선점’에 대해 조급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점했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에어비앤비는 VRBO라는 업체보다 10년이나 늦게 설립됐고, 우버의 우버엑스는 리프트의 P2P택시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뒤따라한 것입니다. 그런데 승자는 우리??아는바와 같습니다. 하주 교수에 따르면,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 양측에 충분한 가치를 증명하기도 전에 일찍부터 성장을 추구할 경우에 후발주자들에게 밀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은 할인 판매 플랫폼을 선점하며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루폰에 할인 쿠폰을 제공했던 판매자들은, 초기에 매출이 늘지만,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들이 재방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플랫폼의 매력이 떨어졌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180억달러까지 치솟았던 그루폰의 기업가치는 현재 20억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너무 빨리 성장하거나, 잘못된 성장도 문제입니다. 이베이는 초기에 소수의 파워셀러, 즉, 전문 판매자들을 활용해 빠른 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파워셀러의 힘이 너무 강해지면서 흔한 제품만 판매되고, 독특한 제품이 설 자리를 잃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또 파워셀러는 이베이의 수수료를 낮추라고 압박하기도 했다는군요. 급격한 성장도 좋지만, 소수의 공급자가 지나치게 큰 힘을 행사해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둘째, ‘신뢰’와‘안전’이라는 키워드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대면거래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위험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참여자들이 그 사이트에서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거의, 또는 전혀 갖지 않도록 보장하는 메커니즘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많은 플랫폼들이 별점제도를 도입하는데요, 서비스에 평점을 매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매우 만족한’고객들이거나 아니면 소수의‘아주 불만이 큰’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함정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하주 교수는 에어비앤비처럼 집주인의 재산상 피해에 대해 최대 100만 달러까지 보상해주는 보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신뢰와 안전을 위헤 세심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업워크라는 기업은 참여자들을 심사하고 보증하는 온갖 인증시험을 도입했습니다. 중립적인 제3자가 결제대금을 예치하는 ‘에스크로’서비스도 많은 플랫폼들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옥션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셋째, 플랫폼의 최대 위협 중 하나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사이트를 벗어나서 직접 거래를 하는 소위‘탈중개화’현상입니다. 그런데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탈중개화를 막기 보다는 ‘지속적인 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막아야 합니다. 즉 채찍이 무서워서 이탈을 못하는 게 아니라, 당근이 좋아서 계속 남아있도록 하라는 겁니다. 이베이 모터스는 돈만 받고 차량을 보내지 않는 등의 사기를 막는 ‘철저한 안전거래 보장’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베이 모터스에서 거래할 경우 자동차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당근으로 가치를 제공해 고객과 판매자들의 탈중개화를 막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규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우버가 불법화하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됐는데요, 많은 플랫폼들이 규제 이슈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하주 교수는 일단 모든 규제를 다 해결한 뒤에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건 그 자체도 불가능하고 우여곡절 끝에 성공하더라도 사업 시작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고 규제를 무시하는 것 역시 나중에 사업이 궤도에 오른 뒤에 바로 엄청난 리스크에 처할 수 있기에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하주 교수가 제안하는 규제에 대한 대처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경쟁사나 언론보다 앞서 스스로의 업에 대해 규정해야 합니다. 스스로가‘나는 이런 비즈니스다’라고 해 놓아야 규제기관 역시 그 업을 이해한 상태에서 함께 얘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규제기관과 만나서 문제를 논의할 타이밍을 적절히 잡아야 합니다. 특히 무작정 ‘규제땜에 못살겠다’고 하지 말고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장소를 제공하는 주민들이 세금을 내겠다고 지방정부를 설득해서 합법화를 쟁취했습니다. 끝으로, 규제와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는 충분히 ‘팬’과 ‘고객’을 확보한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래야 규제당국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사업 분야의 기업들도 플랫폼 사업을 고민해야 합니다. 양정 성장 외에 질적 성장에도 관심을 갖고, ‘신뢰와 안전’ 이라는 키워드를 잊지 말며, 참여자에게 이익을 제공해 탈중개화를 막는다면,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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