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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직함은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2016-11-17 | 정언용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직함은 어떤 의미인가요? 명함이나 조직도 상 위치? 링크트인 같은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의 장식물? 자소서 상의 커리어? 그런데 혹시 이런 직함 들어보신 적 있는지요? 디즈니에서는 놀이공원 직원들을 영화나 쇼의 등장인물을 뜻하는 ‘캐스트 멤버(cast member)'로, 엔지니어와 멀티미디어 전문가들을 상상력 책임진다는 뜻의 ’이매지니어스(imagineers)'라 부릅니다. 서브웨이는 샌드위치 만드는 사람들을 ‘샌드위치 아티스트'라 부른다 합니다. 좀 엉뚱해보일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창의적인 직함은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직업만족도를 높여준다는 연구가 HBR에 제시됐습니다. 런던경영대학원 댄 케이블(Dan Cable)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직함을 활용하면 1) 직원들이 업무 태도를 개선하게 되고 2) 자신의 직업에 더 의미를 갖게 되며 3) 결과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고 4) 그 회사에 취직을 원하는 지원자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케이블 교수 등은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국제적인 재단 ‘메이크어위시(make-a-wish foundation)’의 지부 하나를 면밀히 관찰해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제 메이크어위스 재단 지부 CEO였던 수전 펜터스 러치는 새로운 직함 덕분에 직원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 주인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댄 케이블은 이후 새로운 직함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무엇인지를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관계가 실제 경영 현장에서도 유효한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엔 한 병원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병원직원들에게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사례를 들려주고 병원직원들이 직접 새로운 직함을 만들게 합니다. 전염병 전문가는 ‘병원균 킬러(germ slayer)', X선 기술자는 ’뼈 수색대(bone seeker)'라는 명칭을 지어냅니다. 연구팀은 실험그룹에 속해 새로운 직함을 만든 병원직원들이 5주가 지난 시점에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조사합니다. 그 결과, 새 직함을 갖게 된 사람들은 감정적 소진 정도가 덜하고, 스스로를 더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직업을 더 높게 평가했고, 심리적 안정감을 더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직함을 조직 내 위계보다 자신을 드러내고 알리는 창의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합니다. 케이블 교수 연구팀은 기업 차원에서 진행합니다. 유럽의 한 대형 양조장을 대상으로 같은 일을 하는 직원들이 모여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직함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새로운 직함을 공유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16%가 더 높고, 소속감도 11% 높았습니다. 그럼 새로운 직함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론을 소개해드립니다. 첫 번째, 자기 직업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 정체성을 깊이 반추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새 직함 만들기’에 배정된 직원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이런 작업의 가치는 사실 새로운 직함 그 자체보다는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즉 새로운 직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이 일과 어떤 특별한 관련이 있는가?’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글의 인사운영 담당 선임 부사장인 라즐로 복(Laszlo Bock)은 처음엔 이런 식의 창의적인 직함을 거부했습니다. 직함이 제대로 명시되지 않을 경우 구글을 혹 떠나게 되면 새 보직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새 직함이 덜 사무적이고 더 전략적으로 들리는 등 이점이 많다는 사실을 곧 인정하게 됩니다. 또 새로운 직함을 운영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조직도 있습니다. 모든 기업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새로운 직함은 구글, 디즈니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거나 혁신적 기업일 경우, 아니면 스타트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관료화된 큰 조직들의 경우 작은 부서 단위로 새로운 직함을 만들어서 직원들의 반응을 평가하라고 케이블 교수는 제안합니다. 직함을 창의적으로 바꾸는 일에는 장점이 하나 또 있습니다. 일하는 이유와 고유한 문화적 특성, 그리고 각자 개성에 맞는 직함을 만들면 직원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외부 사람들이 그 직무에 반응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창의적 직함은 조직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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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용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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