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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실패수익률(ROF)을 올려라
2016-11-28 | 이방실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기업 경영자들을 보면, 다들 말로는 혁신을 위해 실패를 용납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개 실제 행동은 다르게 나타나죠. 어떻게든 실패를 피하려고 용을 쓰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자칫 실패를 통해 성과가 안 좋게 나올 경우 보너스나 승진 상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해서죠.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줄리안 버킨쇼 교수와 미국 와튼스쿨의 마틴 하스 교수, 이 두 연구자가 최근 HBR코리아 아티클을 통해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Return on Failure, 즉 실패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비용을 정확하게 분석해 전체 가치를 총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실패로 인한 비용은 줄이고 혜택은 늘려갈 수 있다는 거죠. 그럼 실패수익률이라는 게 정확하게 뭘까요? 우선 수익률이니 분모와 분자가 있겠죠? 실패수익률의 분모는 여러분이 어떤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해 투자한 자원이고, 분자는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와 조직, 그리고 여러분들이 타깃으로 한 고객과 시장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각종 지식과 정보를 뜻합니다. 이렇게 분자와 분모로 이루어진 수익률을 높이려면, 분모를 작게 하든지 분자를 크게 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 실패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소극적인 방법을 써 온 게 사실입니다. 바로 분모를 최소화하는 방법이죠. 불확실성이 없어질 때까지 소규모로 신중하게, 좀 나쁜 말로는 찔끔찔끔 매우 보수적으로 투자를 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별로 한 게 없으니 당연히 실패수익률이 높아지겠죠. 하지만 과연 이게 ‘건전한’ 방법일까요? 과거 10년 이상 5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팀과 조직의 역학 구조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는 버킨쇼 교수와 하스 교수 두 연구자는, 실패수익률을 높이는 데 있어서 분자를 극대화해 수익률을 올리는 게, 기업 입장에서 훨씬 더 즉각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소극적으로 분모 최소화에만 집중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 적극적으로 분자 극대화에 힘쓰라는 조언이죠. 실패수익률의 분자를 크게 만들려면, 우선 실패한 프로젝트를 면밀히 검토해 가능한 한 많은 통찰력을 얻어내야 합니다. 이때 핵심은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교훈을 마치 대차대조표처럼 ‘자산’과 ‘부채’ 항목으로 나눠 분석하는 겁니다. 그럼 뭐가 자산이고 뭐가 부채일까요? ‘자산’과 관련된 내용은 고객과 시장, 미래 트렌드, 조직의 전략 및 프로세스 등과 관련돼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에 대해 무엇을 배웠는지? 우리가 협업하는 방식에 문제는 없었는지? 또 조직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가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지? 등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자산’ 계정 쪽에 쌓아 둘 실패 프로젝트의 교훈을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채’ 계정에 쌓아 둘 교훈에는 기업의 평판 같은 외부적 비용은 물론, 지나친 관리 노력에 따른 내부적 비용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실패로 인해 고객 명성에 흠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재료비, 노무비, 생산비 등 직접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또한 프로젝트 실패로 인해 팀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거나 조직 내 불화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등을 점검해 보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있어 들어간 유무형의 비용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하루하루 해결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이미 지난 일, 그것도 실패한 일을 가지고 자산과 부채 항목으로 나눠 조목조목 분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마 지루한 정도가 아니라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실제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버킨쇼 교수와 하스 교수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한 일간지 업체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 신문사 CEO는 몇 년 전 역량이 뛰어난 젊은 편집자에게 새로운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만들어보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프로토타입 제작 결과 소비자들은 기존의 보통 크기 신문을 더 선호했다고 합니다. 이 결과를 보고,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그 유능한 편집자는,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자, 여기 이 젊은 편집자가 이직한 사건을 두고, 어떤 이들은 그저 ‘유능한 인재의 손실’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신문사 CEO는 달랐습니다. 편집자가 퇴사한 이유는 자신의 모호한 커뮤니케이션 방식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명확한 의사소통 방식과 실험적 문화 장려’라는 교훈을 도출했습니다. 애당초 자신이 그 프로젝트를 편집자에게 맡겼을 때, 그 CEO의 주 목적은, 타블로이드판이 상업적으로 성공할지 파악하는 것이었지만, 이 부분을 편집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했고, 결국 그 편집자는 소비자들이 타블로이드판을 외면하자, 자신의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퇴사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실패한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한 비용과 그를 통해 얻게 된 혜택은 무엇인지, 즉 실패 프로젝트의 부채와 자산이 각각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면, 실패 수익률이 높아져 미래에 똑같은 실수를 범하기는커녕 더욱 개선된 모습과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버킨쇼 교수와 하스 교수의 주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러한 교훈이 그룹이나 부서 간에 잘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패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방식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일련의 노력을 통해 실패수익률을 높임으로써, 실패를 미래의 성공을 위한 자양분으로 만들어나가는 지혜를, 이번 HBR코리아 아티클을 통해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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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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