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um > 자기계발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는 이유
2016-12-19 | 이상아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상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몸담고 있는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회가 분업화, 전문화되면서 제너럴리스트 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압박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컬럼비아경영대학원의 데이먼 필립스 교수, 툴레인대의 제니퍼 멀루지 조교수가 미국 최상위권 학교의 MBA를 마치고 투자은행에 취업한 약 400명의 졸업생을 연구한 결과는,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깨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무척 흥미롭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줄곧 한 분야에 있었던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제너럴리스트’가 더 많은 일자리를 제안받았고 연봉도 높았습니다. 심지어 제너럴리스트보다 스페셜리스트가 연봉을 4만8000달러나 적게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스페셜리스트는 예를 들면, 투자은행에 근무하다가 MBA에서 재무를 전공한 뒤 다시 투자은행으로 돌아가는 경우입니다. 제너널리스트는 마케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다가 MBA에서는 회계를 전공한 뒤 컨설팅회사로 간 경우처럼 다양한 경험을 한 사례입니다. 도대체 왜 한 우물을 판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가 시장에서 더 인기가 높고, 또 연봉도 많이 받았을까요?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4가지 이유로 이런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전문성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재무나 금융 마케팅 등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전문성을 강조하다보니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사람보다는 전문가들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페셜리스트가 많아지니 일자리를 구할 때 협상력이 약해지고, 스페셜리스트간 비교가 쉬워지기 때문에 연봉 협상 등에 있어서 제너럴리스트보다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최상위권 MBA졸업생들은 일정 수준 이상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중요한 선발 기준이 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여러 분야의 경험을 가진 제너럴리스트가 조직 내 활용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 선호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스포츠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농구에서도 3점 슛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는 멀티플레이어에 비해 연봉도 적고 팬들에게 인기도 덜하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스페셜리스트는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더 많이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직무나 영역에 도전하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지 않은 걸 보면, 스페셜리스트는 위험을 가급적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지금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인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하면서 축적한 학습 역량이 사람을 더 유능하게 만든다는 추론도 가능합니다. 사실 조직에서 더 큰 책임을 맡기 위해서는 팔방미인형 인재가 돼야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과학, 문학, 음악, 미술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세종대왕, 늘 새로움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분야의 학습과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은 대표적인 제너럴리스트였습니다. 특히 제너럴리스트는 유연하고 적응력이 높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아,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분야를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원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꼭 필요한 리더상이죠. 물론, 아직도 스포츠나 의료 등 특정 영역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기업조직에서는 스페셜리스트 전략만으로 생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력 개발을 할 때 어느정도 까지는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지만, 어느정도 전문성을 확보했다면, 새로운 업무 영역에 도전해서 더 다양한 분야를 학습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는데요, 기술이 더욱 발전할수록 특정 스페셜리스트의 직무 전체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파괴적인 변화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통섭형 지식을 가진 인재가 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너럴리스트’에서 'General' 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지만, ‘군대의 장군’, ‘총책임자’란 뜻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는 보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너럴이라는 단어의 뜻이 확장된 것 같습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체득하려는 노력, 불확실성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모두 펼치기
HBR Premium은 유료 서비스입니다.
10인의 디렉터가 쉽게 설명해주는 HBR Premium!
HBR Premium을 구독하고 디지털 서비스까지 이용하세요!
프리미엄신청
이상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관련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