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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법
2016-12-22 | 정언용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대부분 관리자들은 팀 내에 의견충돌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의견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잘잘못을 따지거나 중재안을 내는 식으로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스위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IMD의 진카 토겔 교수 등은 이런 접근법으로는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팀 내 갈등의 진짜 원인은 특정 사안에 대해 팀원들간 의견이 달라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팀이 다양한 문화, 인종, 성별 나이 등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이로 인해 일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충돌을 설령 해소했다 하더라도 일하는 방식이 다르면 문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토겔 교수 등은 HBR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없앨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즉,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5가지 영역 즉, 어떻게 보이고,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며, 느끼는 지에 대해서 사전에 서로 대화를 하고 알게 되면 팀내 갈등이 현격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대화부터 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25년에 걸친 연구와 수많은 코칭 등을 통해 연구팀은 이미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는 것보다, 사전에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토겔 교수의 방법은 뭘까요? 팀원들이 어떻게 보이고,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며, 느끼는지 5가지 주제로 대화를 진행해보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단, 이 대화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 사전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우선 팀원 모두를 모아놓고 목적을 설명해야겠지요. ‘팀으로 일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서로의 차이점을 알게 되면 업무를 훨씬 더 잘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운을 뗍니다. 그런 다음에, 팀원들이 대화를 할 때는 모두 “내 기준에서는...”이란 말을 앞에 붙이도록 하고, 다른 팀원에게 질문할 때에는 “당신의 기준에서는 ...?”이라는 문구로 질문해야 한다는 규칙도 정해놓는 게 좋습니다. 이런 원칙을 정해놓으면 서로의 차이를 훨씬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막상 대화가 시작되면 팀원들은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진행자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편안하게 대화가 진행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단, 진행자가 대화를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팀원들이 말을 많이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음 다섯 가지 주제의 대화를 하면 됩니다. 다섯 가지를 꼭 순서대로 할 필요는 없으니 분위기에 맞게 진행하면 됩니다. 다섯 가지 주제의 대화 중 첫 번째는 어떻게 보이는가 입니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사람의 외모, 옷차림 등으로 그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평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납니다. 보수적인 금융권 출신 임원이 자유분방한 광고회사로 이직한 첫날 정장을 차려 입고 출근했는데 동료 직원들은 이상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습니다. 또 한 여성 디자이너는 중공업회사의 이사로 취직했는데 화려한 옷차림이 오히려 실용적 성향의 동료임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기도 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조직 문화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복장이나 행동을 하면 부정적인 선입견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를 없앨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당신의 기준에서 좋은 첫인상은 무엇인가요? 나쁜 첫인상은 무엇인가요? 등을 물어보고 답할 수 있다면 상황을 훨씬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어떻게 행동하는가입니다.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행동규범을 따릅니다. 겉보기에 사소한 제스처, 목소리 톤 하나가 고정관념을 더 악화시키고 오해도 낳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마다 ‘사회적 거리’가 있습니다. 동양사람들은 팔길이 1.5배 내외로, 남미사람은 팔길이 이내 거리를 편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게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시간에 대한 태도 역시 갈등을 유발합니다. 한 북유럽 산업장비회사에서는, 여러 국적의 임원들이 함께 일합니다. 그런데 비북유럽계 임원들은 북유럽계 임원들이 정말 느려 터졌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서로를 퉁명스럽게 대해서 심각한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결국 어떤 행동은 불필요한 적대감을 유발하는데 팀 차원의 규범을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시간엄수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사람들은 일할 때 자원해서 맡아야 하나요, 아니면 지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등을 질문해보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셋째, 어떻게 말하는가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는 다양한 차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예스(Yes)라 하더라도 맥락이나, 문화권에 따라 그 의미가 ‘글쎄요’이거나 ‘한번 해봅시다’ 혹은, ‘절대 안돼’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조직차원에서 설정한 훌륭한 목표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에서 긍정적인 문화를 장려할 경우, 문제가 있는 주장에 대한 이의나 반론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문제가 있을 경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게 좋습니까, 아니면 화합이나 조화를 중시해서 간접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게 좋습니까?” “약속한다는 게 단순한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나요?”, “요청하지 않은 피드백을 해도 큰 문제가 없나요?”등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넷째, 어떻게 생각하는가입니다. 아마도 팀 내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팀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일단 저지르는 행동파와 꼼꼼히 분석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갈등이 자주 발생합니다. 한 네덜란드 소비재 기업의 신제품 팀에선 재미난 역학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팀원들은 체계적 사고를 중시하고 어떤 팀원은 직관적 사고를 중시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리더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창의적인 단계에서는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팀을 이끌고, 평가와 조직화, 적용단계에서는 분석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바통을 이어받게 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없애려면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큰 그림 혹은 디테일?”, “불확실성을 위협으로 보는지 아니면 기회로 보십니까?” “일관성이나 신뢰가 중요합니까, 아니면 융토성이 더 중요합니까”와 같은 질문들을 던지며 서로의 차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 어떻게 느끼는가입니다. 사람들은 감정을 관리하는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한 외향적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을 강하게 드러내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 CEO는 이런 성향을 도가 지나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CEO는 CMO열변을 토할 때마다 조목조목 내용을 비판했습니다. 당연히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당신은 팀 동료에게 짜증이 났을 때 어떻게 반응합니까(침묵, 보디랭귀지, 유머 등)?”, “비즈니스맥락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표현해도 되는 감정과 안되는 감정은 무엇입니까” 등을 물어보며 서로를 이해해야 합니다. 갈등이 파괴적 결과를 만들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그 싹을 잘라버리면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말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면 팀 내 갈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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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용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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