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um > 전략/혁신
옴니채널 리테일링을 가장 잘 활용하는 법
2017-01-09 | 정언용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온라인,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옴니채널(omni-channel)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와 채널이 합쳐 만든 신조어입니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던 고객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온라인 사이트만 이용하던 고객이 오프라인을 찾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런 구매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프로모션, 쿠폰 등인데요. 미국 템플대 쉐밍 뤄 교수 연구팀은 옴니채널 환경 속에서 온·오프라인 고객들에게 서로 다른 채널의 구매를 권유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를 조사했습니다. HBR에 실린 연구 결과는 통념을 깨는 무척 흥미로운 시사점을 담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의 핵심 메시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쉐밍 뤄 교수 연구진은 중국 백화점의 고객 대상으로 쿠폰전략을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은 우선 백화점 회원 일부를 임의로 선정하여, 이들의 구매기록을 분석해 ①온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 ②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①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 ②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 ③ 두 채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고객들에게 발송했습니다. 또 대조군도 만들어서 대조군에 속한 고객에게는 아무런 쿠폰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음 일주일 동안 이 고객들의 행동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험에서는 오프라인 매장과의 거리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고객을 2가지 범주로 나눴습니다. 기준은 인구 밀집한 도심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인 5Km로 잡아서 5Km이내의 고객와 5km바깥에 거주하는 고객을 구분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사는 고객들은 어떤 쿠폰 타입을 제시해도 매출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매장이 가깝기 때문에 매장까지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쿠폰을 준다고 해서 기존 소비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먼 곳에 살고 있고, 이전에 온라인 쇼핑을 해본 고객들은 온라인 쿠폰을 보내줬을 때 대조군 고객에 비해 2배 많은 이익을 창출했습니다. 또 온·오프라인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시했더니 이익은 무려 80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먼 곳에 살면서, 온라인 매장을 이용해본 고객에게는 쿠폰 마케팅의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도 나왔습니다. 먼 곳에 살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했던 고객들의 경우, 온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제공했더니 아이러니하게 이익률이 51%나 떨어졌습니다. 즉, 온라인 고객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도록 하면 이익이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매장 고객에게 온라인 매장을 방문하도록 하면 이익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유통업계의 통념에 반합니다. 즉, 대부분 유통업체들은 모든 고객들이 온오프라인 채널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어 하며, 이를 원활하게 해줘야 실적이 좋아진다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왜 오프라인 고객에게 온라인 쿠폰을 줬을 때 이익이 줄어들었을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고객들은 처음엔 신발만 사러 갔다가 매장에서 옷이나 악세서리, 화장품 등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기도 합니다. 반면, 온라인 고객들은 처음에 사려고 했던 물건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온라인 고객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은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오프라인 고객들은 의류, 신발, 화장품 등 시각이나 촉각, 후각 등을 직접 자극하는 제품을 사는 경향이 많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 매장에 비해 가격 비교가 더 어렵습니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고객들은 가격비교도 하지 않고 오감에 영향을 주는 더 많은 제품들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온라인 쇼핑을 권하면, 필요한 물건만 사고 쇼핑을 끝내버리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될까요? 무턱대고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한 일본의 신문사는 오프파인 고객에게 온라인 사이트 이용을 권했다가 매출이 줄어들어 이런 정책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대신, 먼 거리에 살고 있으면서 온라인 매장만을 이용해본 고객들을 타깃으로 해서 오프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쿠폰을 보내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월마트 등 몇몇 소매업체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전략인데요, 온라인 고객에게 제품을 집으로 배송시키지 않고 그 지역에 있는 매장에서 직접 받아가면 무료쇼핑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또 매장까지 가는 비용을 줄이면 멀리 사는 온라인 ?恣뉘湧?방문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즉 목이 좋은 대중교통 환승장소에 매장을 만들거나, 주차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 체감 비용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뤼 교수의 연구 결과는 옴니채널 전략의 일부로 오프라인 매장이 갖는 이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판매로 기반을 잡은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투자를 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더 열겠다는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뤼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옷이 잘 맞는지 입고, 향수 냄새를 맡아볼 수 있고, 전자기기의 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온라인이 갖지 못한 오프라인만의 강점입니다. 이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온라인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전략, 옴니채널 전략을 실행하는 조직에서 고려해볼 만한 전략 대안입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모두 펼치기
HBR Premium은 유료 서비스입니다.
10인의 디렉터가 쉽게 설명해주는 HBR Premium!
HBR Premium을 구독하고 디지털 서비스까지 이용하세요!
프리미엄신청
정언용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차장
관련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