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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가 높으면 스트레스지수도 올라간다
2017-01-19 | 장윤정 에디터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 사회경제적인 지위와 스트레스 사이의 상관관계는 학계의 오래된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습니다. 아무래도 엘리트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큰 권위와 자율성, 안정성을 누리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몇 가지 연구가 이 가설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장시간 일할 뿐만 아니라 업무상으로도 더 압박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요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연구들은 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결과를 발표했을까요? 이는 연구방법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존 연구들의 대부분은 업무 현장의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게 아니라 일기식으로, 즉 하루 업무가 다 끝난 시점에 회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에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가설에 근거를 제공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회상에 기초한 기존 연구방법론과 달리, 직장생활에서의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합니다. 펜실베니아대 사라 더마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시 근로자 115명을 모집한 뒤 소득과 교육정도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를 나눴습니다. 그 다음 손바닥 크기의 측정기기를 지급해 3일 동안 하루에 6번씩, 직장에서 그 신호음이 울릴 때마다 순간적인 기분, 일의 강도와 스트레스, 직장에 대한 인식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여타의 연구와 달리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잡아내기 위해 신호음이 울릴 때의 즉각적인 인식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했지요. 이 같은 주관적인 평가 외에도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기 때문에 소위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코르티솔의 수준도 측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더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할 것이다’라는 가설과 더불어 2가지의 연구 과제를 세웠습니다. 하나는 ‘업무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를 높이는가?’, 나머지 하나는 ‘주어진 일을 완수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원이 주어지는 지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샘플의 74.5%는 여성. 76.1%는 백인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41.2세였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의사, 관리자, 교수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 직원, 잡역부, 간병인 등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월등히 높고 덜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구 과제를 검증한 결과, 사회경제적 지위와 별개로, 일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상대적으로 다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됐습니다, 또 업무와 관련된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았지요. 단, 코르티솔 분비량과 자원에 대한 만족도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위가 낮은 표본에 비해 더 자주 ‘내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또는 ‘주어진 일을 완성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울러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인식을 보였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자원을 기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간’과 같은 자신의 힘으로 구할 수 없는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높은 지위의 직장인들이 확실히 직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느낌들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는 위 연구 과제를 통해 증명됐듯이 더 높은 스트레스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완수했고 성공했다고 느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높은 수치의 코르티솔이 나타났습니다. 성공에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비용이 따르는 셈입니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행복도 희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반드시 후회할 일이 있다는 주역의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조직 내의 엘리트들이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점도 주목을 끕니다. 사실 고위직에게는 더 많은 자원이 배분됩니다. 그러나 직급이 높아질수록 강도 높은 일과 가정 사이의 갈등이 생겨나고, 인간관계에서의 긴장도도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원을 많이 주더라도 자원이 많다고 느끼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점이 밝혀졌는데요, 조직 차원에서는 고위직에게 어떤 요인이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는 지 분석해서 가급적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엘리트 직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원부족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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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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