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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안으로만 굽는다고?, 가족기업들이 성공에 더 ‘유리’한 이유는?
2017-02-13 | 김정원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정원입니다.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가족기업보다는 주식이 다수 대중에게 분산된 공개기업이 더 좋은 지배구조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는 달리 가족기업의 경영 성과가 오히려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습니다. 또 전 세계 기업의 80%는 가족 기업이라고 합니다. 전체 노동자의 60%, 그리고 신규 일자리의 78%를 가족 기업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대기업의 40%, 전체기업의 60%가 가족기업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장 및 코스닥기업의 70%가 가족기업입니다. 가족기업은 이처럼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족기업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공개기업을 주로 연구하는 미국 경영학계의 풍토가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소개됐습니다. 세계적 헤드헌팅 회사인 이곤 젠더의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아라리오 고문 등은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도적인 가족기업 50곳을 선정해서 이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가족기업의 성공 비결 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성공하는 기족기업들은 지배구조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소유와 경영을 엄격히 분리하거나, 경영자들에게 명확히 규정된 범위에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또 역사가 오래된 가족기업들은 방계가족들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요, 방계가족에서 1명의 이사를 파견하면 외부인 이사 1명을 의무적으로 임명하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성공한 가족기업들은 지배구조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원칙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굳건히 실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가족이 아닌 인재들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가족기업의 두 번째 비결은 ‘가족 중력’입니다. 마치 태양의 중력이 태양계 행성을 이끌 듯이, 가족기업에서도 중력의 원천이 되는 핵심적인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핵심 인물은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화신입니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기업이 갖고 있는 확고한 가치와 기준에 따라 갈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인재들을 중력 궤도로 끓어 들여 머무르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성품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연구팀과 인터뷰를 했던 일본 가족기업의 외부 영입 CFO는 “이 회사에 입사한 이유는 오너가의 대표를 진심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스웨덴 기업의 전문경영인도 “나는 오너 가문 사람들을 좋아한다. 경영에 대한 열정이 있고 성품이 좋으며 진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족기업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철학과 가치관을 상징하는 인물은 가족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주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미래 리더 발굴 능력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조건, 즉 명확한 지배구조에다가 가족 중력을 가진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많이 영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다음을 해결해야 할 문제는 최고위 경영자로 누구를 임명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훌륭한 가족기업들은 3가지 기준을 토대로 비가족 구성원들 가운데서 승진자를 결정합니다. 바로, 역량과 잠재력,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무엇을 가장 중시할까요? 기업의 실적을 위해서는 역량이나 잠재력 같은 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가족기업들은 역량이나 잠재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가치관이 부합하는 직원을 승진시킨다고 합니다. 실제 인도의 한 가족기업 오너는 “현 CEO가 역량이나 경력 등 자격 요건에서는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우리의 조직문화를 잘 애해하고 있으며 이는 직무 관련 스펙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음료제조업체의 오너도 “가치관도 자질의 하나이며 오너가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부 인사에 대해서는 가치관을 중시하지만, 오너 일가 가운데서 경영자를 뽑을 때는 반대로 역량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경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오너가 구성원 가운데 매년 2~6명을 인턴으로 뽑아 순환보직을 통해 훈련시키면서 역량을 키운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가족기업은 효과적인 CEO승계과정을 구축했습니다. 실제 많은 가족기업은 승계과정에서 큰 실패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가족기업의 성과를 추적한 연구 결과를 보면, CEO 교체 전후 8년간 주가가 평균 60%정도 하락할 정도로 승계과정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합니다. 가족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가족기업이 2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30%, 3대까지 건재하는 비율은 12%, 4대이상 살아남는 초장수기업은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대를 넘기면서 생존률이 급격히 낮아지는데요, 결국 승계는 장수기업으로 가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기업들은 주요 이해관계자의 추천이나, 오너의 직관, 개인적 인연 등으로 CEO 후계자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승계 후보자가 둘 이상인 가족기업은 30%에 불과하다는군요. 복수의 후보자를 두고 체계적으로 선정 과정을 거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행은 가족기업의 실패 확률을 높입니다. 바람직한 승계를 위해 연구팀은 3가지 절차를 제안합니다. 1단계는 주주들의 토론단계로, 승계가 필요한 시점인지를 판단한 다음에, 주주 워크숍을 개최해 전략적 목표와 가치관 등 이상적인 승계 후보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결정합니다. 2단계는 후보자 선정입니다. 내부자와 외부자를 막론하고 적절한 후보자를 선정한 다음에 후보 범위를 적격한 소수 후보자로 좁힌 다음에 자료를 수집하고 최종 승계 대상을 선정하는 게 2단계입니다. 그런데 신임 CEO를 선임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마지막 3단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3단계는 후계자 적응 단계로, 취임 후 주요 경영 의젤르 결정하고, 고위 경영팀 구성을 지원하며, 초기 1년 동안 360도 피드백을 수집해 전달하고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신임 CEO가 안착할 수 있도록 초기 지원을 잘 하면 실패 확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합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좋은 지배구조 구축, 가족 중력 보존, 잠재력 큰 경영자 육성, 체계적인 승계과정 구축, 장수하는 가족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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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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