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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운영의 뜨거운 감자 홀라크라시, 우리 기업에도 도입이 가능?
2017-02-16 | 이방실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기존 전통적인 조직구조와 차별화된 홀라크라시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BR코리아에선 홀라크라시 모델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기경영의 기본 단위인 서클, 즉 팀이 조직을 구성하는 필수 단위라는 점입니다. 대개 사업부문이나 부서가 조직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전통적 조직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죠. 조직의 전체 구조가 훨씬 잘게 쪼개져 세분화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자포스의 경우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긴 전엔 약 150개 정도의 부서로 구성돼 있었지만, 홀라크라시 도입 후 약 500개 서클로 분화됐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서클, 즉 팀 스스로 역할의 한계와 범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데 있습니다. 구성원들 각자 맡아야 할 역할과 책임을 정하고, 각각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어떤 정해진 규칙이나 상부의 지침을 따르는 게 아니라, 팀내 동료들과 상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합니다. 심지어 어떤 팀을 새롭게 만들지 혹은 해체할지를 결정하는 것마저 팀에서 알아서 합니다. 말 그대로 팀이 스스로 디자인하고 지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홀라크라시 모델이 기존 조직과 차별화되는 마지막 특징은, 리더십이 ‘사람’이 아닌 ‘역할’에 따라 주어진다는 겁니다. 전통적인 조직에선 전무, 상무 등 임원이 부장, 차장 등 중간 관리자를 리드하고, 부장, 차장이 다시 일반 사원들을 리드하는 식입니다. 소위 연차가 오래 된 고위 직급의 관리자에게 리더십이 주어지는 구조죠. 하지만 홀라크라시는 다릅니다. 일개 신입사원이라 할지라도 그가 팀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얼마든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 사람이 여러 팀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팀에 소속돼 있느냐에 따라 리더십의 책임도 계속 달라집니다. 한마디로, 상황에 따라 리더십이 매우 역동적으로 바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의 성격도 다릅니다. 전통 조직에서 리더는 감독자, 감시자, 명령자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홀라크라시 조직에서 리더는 디자이너나 퍼실리테이터, 혹은 코치로서 역할해야 합니다. 권위에 의존하기보다는 모범을 보이며 솔선수범하고, 모든 직원들을 한 곳으로 규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과연 기업에선 홀라크라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적용해야 할까요? 홀라크라시를 주창한 사람들은 업종이나 유형에 상관없이 어느 조직에서나 홀라크라시가 유효한 모델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HBR코리아 아티클에 따르면, 조직 특성에 따라 홀라크라시가 좀 더 적합한 조직이 있고, 전통적인 위계형 조직 구조가 더 바람직한 곳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자포스의 CEO토니 셰이조차 “모든 사람에게 자율경영이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그가 제한적 인원을 대상으로 1년 여간 시행해 온 홀라크라시를 2015년 전사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퇴직장려금까지 쥐어줬던 이유기도 하죠. 그럼 어떤 기업에서 홀라크라시 도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 그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신뢰성과 적응성입니다. 신뢰성, 즉 reliability는 주주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2)고용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각종 규제를 잘 준수하고 고객의 요구에 잘 부응하는 등의 활동과 관련돼 있는 개념입니다. 반면, 적응성, 즉 adaptibility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제조나 생산 시설에서 미세 조정을 하거나 아예 전략 자체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등,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와 관련 있는 개념이죠. 신뢰성을 달성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산업 영역에선, 즉 예측 가능한 근무 환경에서 각자의 목표와 책임을 분명히 파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영역, 방위산업이나 군수업, 소매금융과 같은 영역에선, 홀라크라시보단 전통적인 위계형 경영 모델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하지만 적응성이 많이 요구되는 영역에선, 즉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때그때 시의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한 산업 영역에선, 개개인에게 자율적 재량권이 주어지는 홀라크라시가 훨씬 더 효과적이겠죠.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홀라크라시를 적용하기에 보다 용이한 조직은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 영리 기업보다는 비영리 기관, 굴뚝산업형 제조업체보다는 지식기반 서비스 업체가 될 겁니다. 우선 스타트업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혁신적 시도가 필수적입니다. 비영리 기관의 경우 금전적 보상이나, 지위 보장, 혹은 승진보다는 대의명분과 가치를 훨씬 중시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경우, 고학력 지식노동 구성원들의 특성상 관리자 공백으로 인해 우왕좌왕한다거나 운영의 효율성이 저해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겠죠. 그만큼 이런 조직에선 자율경영 모델인 홀라크라시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겁니다. 아마 전통적 산업의 대기업에서 홀라크라시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란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을 것처럼 보입니다. 대기업의 복잡다단한 프로세스와 체계를 감당할 만큼 홀라크라시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아서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요. 하지만 전면적인 조직 혁신은 아니더라도 특정 조직에만 부분적으로 홀라크라시를 적용하는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실정에 맞는 대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문화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일부 팀 단위로 혁신 조직을 운영하는 건 지속가능성이 높지 않겠죠. 기존 조직과 신규 조직간 갈등이 생길 게 뻔하니까요. 따라서, 기존 조직 자체에서도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지금까지 홀라크라시를 둘러싼 찬반 논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두 주장 모두 어느 한쪽이 완전히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기업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자율경영 모델과 위계형 경영 모델을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업 내에서 자율적인 운영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영역이 어디인지 간파해 적극적으로 자율경영 요소를 도입하되, 조직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아무리 강력한 위계적 시스템이라도 소신껏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게 이번 HBR코리아 아티클에서 강조하는 핵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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