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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기대고 싶을 때가 있어. CEO의 ‘멘토’는?
2017-02-23 | 이상아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이상아입니다. 조직 생활의 정상에 서는 것, 즉 최고위 경영자가 되는 건 모두의 꿈입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학습 측면에서 보면 무척 외롭고 힘들어집니다. 일반 직원들이야 노련하고 경험많은 선배들을 멘토로 삼아 리더십이나 다양한 직무 역량을 배울 기회가 대단히 많습니다. 하지만 CEO나 CFO등 최고위 관리자가 되면 위계적인 조직구조 내에??적절한 멘토를 찾기 어렵습니다. 몇 주, 혹은 몇 달씩 장기간 교육을 받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 조직에서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위 임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고위 임원들은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는 매우 심각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특히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최고위 경영진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한 번도 경험이 없던 대규모 기업M&A를 지휘해야 할 수도 있고, 적대적 인수의 방어에 나서야 할 수 도 있으며, 전혀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 경영자로 승진하는데 도움을 줬던 역량, 즉 과거에 축적했던 역량의 상당부분은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겹게 최고위 경영진에 올라 성공하려면 새로운 역량과 지혜를 갖춰야 하는데,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이런 기회를 갖기가 힘든 게 많은 많은 조직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잰 드 자나즈 미국 시애틀대 경영경제대학원 교수와 모리 페이펄 영국 크랜필드대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최고위 경영진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 자나즈 교수 등은 멘토 프로그램에 참가한 CEO 45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 중 71%가 멘토링을 받은 후 성과가 개선됐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69%는 멘토링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했고 특히 CEO의 84%는 멘토 덕분에 큰 실패를 막을 수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멘토링은 최고위 임원의 자기계발과 학습에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자나즈 교수 등은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에서 최고위 임원의 멘토링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고위 임원에게 적합한 멘토를 연결시켜주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외국에서는 CEO의 직속 상사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이 멘토를 선임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적 상황에서는 이런 게 쉽지 않습니다. CEO스스로 멘토를 찾거나 아니면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좋은 멘토를 소개받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멘토를 찾아야 할까요? 자나즈 교수 등은 다음가 같은 3가지 니즈를 충족시키는 멘토가 가장 좋은 대상이라고 강조합니다. 첫째는 고위 임원으로 활약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경험해보고 가시적 성공도 체험한 사람이 좋은 멘토라고 합니다. 실제 CEO로서 10년에서 15년 정도 경험을 가진 멘토가 굉장히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로 훌륭한 멘토는 폭넓은 관점을 제공해줘야 합니다. 즉, 멘티와 다른 관점에서 조언을 해줘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노키아가 쇠락하고 있을 때 CEO로 취임한 스테판 엘로프는 미국 IT기업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미국 기업 문화에 익숙했지만 노키아 같은 유럽 기업의 문화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 엘로프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국 회사인 BP 회장을 지낸 피터 서덜랜드를 멘토로 삼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보완적인 관점을 제공받게 되자 엘로프는 결국 유럽 주주들을 설득해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고 마이크로소프트에 노키아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멘토와 멘티 간에는 절대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멘티가 상담 과정에서 비밀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민감한 이슈를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줘야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을텐데 멘토가 이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멘티는 절대 취약점을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그래서 멘토와 멘티간에는 완벽한 비밀유지 관계가 형성돼야 멘토링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도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멘토링을 중요한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CEO나 고위 임원들은 무척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멘토링은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멘토링은 CEO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안건을 정해놓고, 공식적인 회의처럼 일정 시간에 정기적으로 멘토와 멘티가 만남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CEO라면 두 명의 멘토를 두는 것도 매우 좋은 방안이라고 합니다. 두 명의 멘토를 두면 혼란이 일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멘토라도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는데다가 요즘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경영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문제를 간과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는군요. 실제 스코틀랜드로열뱅크, BT그룹 CEO들은 두 명의 멘토를 두고 자문과 조언을 구하고 있답니?? 멘토와 멘티가 지식을 공유하는 방법은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하는 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즉, 멘토는 자신이 겪은 구체적인 성공, 혹은 실패 사례를 이야기 형식으로 멘티와 공유하면 훨씬 기억에 더 오래 남고 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멘티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CEO는 “저의 상상의 한계를 넘어선 멘토들의 비즈니스 성공 스토리를 듣다 보면 나에게도 한계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일하는 사람에게도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최고위 임원들은 어깨위에 엄청난 무게의 짐을 혼자서 짊어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야나스 교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대신 좋은 멘토를 찾으라고 권고합니다.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운영하는 많은 기업에서 비약적인 실적 향상을 기록했다고 강조합니다. 최고위 임원 대상의 교육과 자기계발,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멘토링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멘토를 발굴하고, 이들과 철저한 비밀유지를 통한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라는 HBR의 조언, 많은 한국 기업들이 귀기울여, 고위 임원의 멘토링이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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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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