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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플랫폼.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은?
2017-02-27 | 정언용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아마 경영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링크트인, 우버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신생 기업들은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물건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파는 모델과 달리 플랫폼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활동하는 장, 즉 플랫폼을 제공해서 사업 생태계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존 기업들도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은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플랫폼을 이용할 고객을 모으는 데서 생겨납니다. 플랫폼 사업은 소위 계란과 닭의 딜레마에 빠집니다. 예를 들어 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는 살 물건이 많아야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물건을 파는 상인들 입장에서는 고객이 많아야 해당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하는 것과 유사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벤자민 애델만(Benjamin Edelman)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한 5가지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합니다. 첫째, ‘초기부터 다수 사용자를 확보하라’입니다. 초기부터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절대 쉽지는 않지만,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기존 사용자 집단이 충분히 있을 때입니다. 구글은 웹사이트별 특징에 맞는 광고를 게재해서 웹사이트 운영자와 수익을 나누는 새로운 광고서비스를 위해 애드센스(Adsense)라는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구글 검색광고를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고객들이 구글의 인기 광고 플랫폼 애드웍스(Adworks)에 가입했기 때문에 이들이 자연스럽게 애드센스도 이용하도록 해서, 손쉽게 새 플랫폼을 안착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충분했기 때문에 쉽게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사용자를 기반으로 플랫폼의 즉 기존 사용자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끌어올지를 고민해야 됩니다. 두 번째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때입니다. 미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Zillow)는 방대한 미국 주택에 대한 가격이나 교육여건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요? 주택 소유주들에게 일일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질로는 정부가 가진 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자료를 수집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정보를 보여주자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질로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또 이용자들이 정보를 가감하거나 수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실제 거주자들이 오류를 수정하거나 사진을 올려서 더욱 풍성한 부동산 데이터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부동산 구매자들이 많이 몰리자 부동산 중개인들이 질로에 유료로 광고를 실어서 질로의 플랫폼은 완전히 시장에 정착했습니다. 질로의 사례는 광고로 성공한 플랫폼의 3단계 성공공식을 잘 보여줍니다. 1단계는 공개된 자료를 수집해서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재가공하는 것이고, 2단계는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기업에서 돈을 받고 광고를 유치하는 것입니다. 실제 구글의 초기 검색엔진은 여러 곳에서 마구잡이로 정보를 긁어모으다가, 나중에는 여러 사이트에서 체계적으로 정보를 모았고, 마지막으로 광고를 검색 결과에 노출시켜서 엄청난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기존 고객이나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플랫폼 초기부터 큰 고객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이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플랫폼 성공을 위한 두 번째 솔루션인 독립형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즉, 소수의 고객에게라도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면 규모를 키워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VCR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볼 만한 비디오테이프가 충분하지 않아 기기를 사지 않았고, 콘텐츠 보유한 업체들은 고객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VCR용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VCR기술은 실패할 뻔 했습니다. 그런데 VCR의 TV 녹화기능 덕분에 기사회생 했다고 합니다. TV 녹화 기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VCR보급이 확대되자, 영화나 드라마가 VCR용으로 제작됐고 결국 VCR은 콘텐츠 시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독립형 가치 제공에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틈새시장 공략입니다. 즉 비교적 좁은 시장을 타깃팅하는 전략입니다. 음식점 리뷰 사이트 엘프(Yelp)는 샌프란시스코 내 외국음식점만 평가했습니다. 그러다가 열렬한 팬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지역을 확대해서 전국 서비스로 키워냈습니다. 지금은 단순 리뷰 서비스 외에도 예약대행, 온라인 주문, 할인쿠폰 발행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두 번째 대안은 특정한 욕구를 지닌 소규모 집단을 찾거나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카이프는 부모와 통화하려는 유학생 등 무료통화가 절실한 소규모 집단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이들을 기반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플랫폼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플랫폼 사업을 할 때 영화 콘텐츠를 모두 모으겠다거나, 시내의 모든 택시기사를 확보하겠다는 식으로 시작하면 위험이 매우 커집니다. 기존 고객 기반이 없다면, 이렇게 특정 시장이나 고객을 겨냥해 열성팬을 만들고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 플랫폼들이 경쟁하고 있다면 고객들에게 우리 플랫폼에 들어올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합니다. 특히 게임기 구입처럼 고객이 초기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향후 게임이 많이 제공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향력 있는 협력업체를 포섭하는 것입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기 X박스를 내놓으면서 영향력있는 게임 개발업체나 게임 배급사들을 인수해서 독점적인 콘텐츠를 다수 제공했습니다. 물론 이런 인수나 독점제휴에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쟁이치열한 상황이라면 내부 개발보다는 외부의 유명 파트너와 제휴하는 게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넷째, 사용자의 위험을 줄이는 과금 방식 마련입니다. 플랫폼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과금과 관련한 유연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사용자의 위험을 줄이는 대표적인 과금 정책으로 ①사용량에 따른 과금(Pay-as-you-go)과 사용자 보조금(User subsidies)을 들 수 있습니다. 사용량에 따른 과금은 비용이 발생한 만큼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그루폰(Groupon)이 할인 바우처를 제공할 때, 한 도시 내 사용자 모두에게 발송하지만 실제 거래가 발생됐을 때에만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보조금은 플랫폼 내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중 한 쪽, 혹은 둘 다 보조금을 지급하여 플랫폼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카세어링 서비스 리프트(Lyft)사례를 보면 기사에게 운행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콜을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서 보조금을 줍니다. 또 초기에 5회 무료이용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보조금은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서로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플랫폼 규모를 키워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고객입장에서 기존에 잘 사용하는 플랫폼이 있는데 다른 걸로 갈아타려면 전환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새롭게 론칭한 플랫폼이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지메일(g-mail)서비스에 신규 가입해도 여전히 기존 email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게 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플랫폼 성공,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1) 많은 수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2) 사용자 수가 적어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3) 신뢰성을 확보하고 4) 서비스에 적합한 과금을 하면서 5)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을 확보하면 성공에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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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용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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