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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추진도 한걸음부터!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6단계 방법론’
2017-03-16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한 유명 글로벌 타이어회사는 ‘펑크가 나도 계속 주행하는 타이어’를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혁신이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를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센터가 기술적 복잡성과 비용 등을 이유로 이 혁신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탁월한 혁신 아이디어가 제시되더라도 생태계가 이를 지원해주지 못하면 실패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태계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기업가정신과 혁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거장급 경영학자 이언 맥밀란 하버드대 교수 등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생태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맥밀란 교수 등은 실제로 컨설팅을 진행했던 제약회사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파머코라는 가명의 회사이름으로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많은 산업분야에서 ‘생태계’가 형성돼있지만 제약 업종에서 생태계는 특히 중요합니다. 제약회사들은 환자, 의사, 의료서비스 제공자, 보험사, 유통사, 그리고 정부기관이 만들어내는 에코시스템 내에서 그 이해관계자들의 니즈 사이를 곡예 하듯 오가며 오랫동안 가치를 창출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가 항우울제 효능을 높이기 위해 제조법을 일부 변경하겠다고 하면, 환자나 의사들은 환영할 겁니다. 하지만 보험 비용이 상승하고 부작용 위험 등을 고려하는 쪽에서는 추가 규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업계에서는 그 자체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태계 내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을 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맥밀란 교수는 파머코라는 회사가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면서 어떻게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참여를 이끌어내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뤄냈는지 설명합니다. 이 사례는 제약회사만이 아니라 생태계 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모색하는 기업 모두에 큰 교훈을 줍니다. 파머코의 ‘만성질환’ 치료제 사업부 사례로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비스 혁신의 1단계는 바로 핵심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가장 시급한 니즈가 무엇인지 식별하는 것입니다. 파머코 같은 경우, 환자, 병원, 의료보험회사, 약국 체인과 같은 상업적 유통채널. 이렇게 네 부문을 핵심 이해관계자로 설정했고요, ‘최종소비자’인 환자를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핵심 니즈를 파악해갔습니다. 환자들의 경우 질병 치료와 합병증 예방이 가장 큰 이해관계일 것입니다. 만약 이 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다닌다고 생각해보면, 소비자, 협력업체, 자동차/도로/환경규제당국, 정유업체 등이 모두 이해관계자로 포함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우리와 연관된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들의 니즈는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는 거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소비체인을 요약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소비체인이란, 예를 들어 고객이 핵심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만약 고객이 합병증 예방을 원한다면, 소비자들은 질병을 자각하는 단계->질병을 진단하는 단계->치료하는 단계->치료 이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단계 등 총 4단계의 소비 체인을 거쳐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소비체인을 명확히 규정하면 각 단계별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파머코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합병증에 걸렸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떻게 진단받고 치료를 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어 3단계에서는 기존 상품의 특성을 구분하고 서비스 제안 프로필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규정한 소비체인별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3가지 범주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 가지 범주는 협살불가, 차별화, 불만족 범주입니다. 예를 들어 합병증 인지 단계에서 협상 불가 범주로는 매년 정기검진 시 혈액검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합병증 우려가 있는 환자는 정기검진을 없애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겠죠. 그리고 합병증 인지 단계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 범주로 포함시킬 만한 요소는 현재 없습니다. 또 인지 단계에서 불만족 범주는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불안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렇게 표를 만들면, 현재 서비스에서 경쟁 서비스에 비해 우리 서비스의 차별화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객관적이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 기업 사례로 돌려보면, ‘안전성’은 협상불가 범주에 들어가고, 혁신적인 자동운전장치는 차별화 범주, 새로운 자동운전장치에 대한 불안감은 불만족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다음 4단계는 3단계에서 만들어진 상품 프로필을 활용해 성장 기회 프로필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즉, 불만족 특성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차별화 특성에 뭔가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죠. 파머코에서는 약국을 통해 무료 혈액검사를 하는 것과 문자메시지로 복용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을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합병증 예방을 위해 ‘주기적 운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헬스클럽 회원권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4단계 상품프로필을 활용해 성장기회 프로필을 설계하기입니다. 마지막 5단계와 6단계는 이해관계자간 갈등관계 파악하기와 최상의 기회 선택하기입니다. 차별화 요소를 선정했다면 그게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5단계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앞서 파머코가 ‘헬스클럽 회원권 주기’를 차별화 요소 중 하나로 등장시켰는데요, 이렇게 차별화 요소를 추가할 경우, 각 이해관계자들, 즉 환자와 병원, 보험회사 등의 ‘협상 불가 특성’과 상충하는지 여부 등을 쉽게 점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작업을 거치면 헬스클럽 회원권 제공하기란 차별화 옵션이 환자나 병원에서는 환영을 받겠지만, 보험회사는 강하게 반발할 것이란 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처방약 자동 보충 같은 다른 차별화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자동차 회사의 혁신적 자동운전서비스가 더 많은 공해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당연히 규제당국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겠지요. 뒤에 제시되는 이해관계자 갈등매핑을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렇게 갈등관계를 파악했다면, 마지막 단계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극복할 수 있는 갈등은 무엇인지, 도저히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따져 이를 해결해나가고, 그렇게 나온 선택지 중에서 최상의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언 맥밀런 교수가 직접 제약회사를 컨설팅하면서 마련한 생태계 참여 유도 방안을 설명드렸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제약회사 사례였지만, 중간 중간 친숙한 자동차 회사 예를 들었듯이 여러분들도 각자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적용시켜보는 사고실험을 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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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연 -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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