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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진짜 이유'
2017-03-30 | 김정원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권력’입니다. 혹시 이런 표현을 들어보신 분 계신지요? ‘회사를 떠나는 직원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 적성이나 직무가 맞지 않아서라기보다는 힘들게 하는 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실무자로서는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동료나 후배들과도 아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이 이상하게도 승진을 해서 권력을 잡은 이후에는 부하 직원들과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는 것입니다.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 19세기 사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액턴 경은 권력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기업 조직에서도 권력이 잘못 사용돼 조직을 파괴하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대체 켈트너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버클리대의 심리학 교수입니다. 20년 이상 행동심리학을 연구한 켈트너 교수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권력이 당신을 타락시키지 못하게 하라’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실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리더가 타락하지 않고 그를 정상까지 오르게 해준 공감, 협력, 관대함과 같은 성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대해 명쾌하게 정리했습니다. 먼저, 켈트너 교수가 실시한 ‘쿠키 몬스터’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실험부터 소개해 드립니다. 실험실에 3명을 한 그룹으로 만들고 임의로 1명을 리더로 임명해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미션 시작 후 간식으로 맛있는 쿠키를 제공했는데, 인원보다 딱 1개 더 많은 4개를 주었습니다. 그룹이 3명이니 모두 1개씩 먹었겠죠? 남은 1개를 더 챙겨 먹은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맞습니다. 바로 리더로 임명된 사람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자기만 쿠키 한 개를 더 먹으면서도 미안한 기색도 없이 쩝쩝 소리를 내기도 했고 부스러기도 흘려가면서 먹었다고 합니다. 무작위로 리더로 선출했을 뿐인데도 권력을 갖게 되면 상대방을 잘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준 실험입니다. 권력을 가진 리더가 상대방을 잘 배려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특권의식을 가질 경우 비윤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권력남용입니다. 엔론 CEO인 제프리 스킬링의 회계 부정 사건, 타이코 CEO인 데니스 코슬로스키의 보너스 불법지급 사건, 이탈리아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섹스파티 스캔들 등은 타락한 권력의 극단적인 사례들입니다. 기업의 권력자들이 직원들의 발언을 가로막거나, 회의 중 딴짓을 하거나, 고함을 치거나, 부하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할 가능성은 위계의 아래쪽에 있는 직원들에 비해 3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타락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Generosity, 즉 관대함 실천하기입니다. 핵심은 리더에게 집중될 스포트라이트를 나누는 것입니다. 소속된 팀원이나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과 성과를 나누라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의 디렉터, 피트 독터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업>의 흥행의 비결을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피트는 함께 작업한 작가, 애니메이터, 연기자, 스토리 아티스트, 디자이너, 편집자 등 무려 250명에 이르는 동료들을 언급하는 것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했습니다. 또 페이스북의 임원이었던 켈리 윈터스도 회사의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항상 함께 작업에 참여한 팀원들의 이름까지 언급하며 성과를 나누었습니다. 관대함으로 대표되는 이런 간단한 행동으로도 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공감, Empathy입니다. 핵심은 효과적인 질문과 적극적인 경청입니다. “이것을 하는 게 어떤 점에서 중요할까?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처럼 상대의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공감형 질문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공감을 위한 경청은 귀로 하기보다는 몸과 시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페이스북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아르투로 베자르는 이런 공감을 가장 중요한 리더십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베자르를 그가 주재하는 회의에서 발언하는 사람을 향해 몸을 기울였습니다. 또, 주의 깊게 공감하고 경청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으면서 경청했습니다. 리더의 이러한 공감을 표현하는 행동은 팀원들을 안심시키고 조직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권력의 패러독스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키워드는 감사 Thank you입니다. 사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습관화해보시기 바랍니다.또 동료들에게 개별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업무적으로 도움을 준 사실에 대한 감사의 메모를 보내는 것이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이러한 감사의 키워드를 가장 잘 실천한 대표적인 CEO는 캠벨스프의 더글러스 코넌트였습니다. 그의 비서와 함께 회사에서 뭔가 특별한 일을 한 직원을 찾아내 임원진부터 말단 직원까지 가리지 않고 그들의 헌신과 성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습니다. 하루 10통씩 10년 간에 걸친 재임기간 동안 편지를 써 총 3만 여통을 썼다고 하니 더글러스 사장의 정성이 놀라운 뿐입니다. 직접 손편지를 쓰기가 엄두가 나지 않으시는 리더분들은 작은 선물하기, 함께 점심식사하기, 우수사원 축하식, 회사 웹사이트에 감사 페이지를 만들어 직원들과 공유하기 등 좀 더 쉽고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협업과 소통의 가치가 강조되면서 ‘나를 따르라’를 외치는 카리스마형 리더보다 공감과 소통의 능력을 갖춘 리더를 이 시대는 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너그러움, 공감, 감사는 아주 간단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가치있는 행동입니다. 어떤 책에서 본 멋진 문장이 생각나네요. “정상은 아주 뾰족하다. 정상에 오래 머무르기 원하는 자는 평소에 발바닥을 단단히 해야 한다” 너그러움, 공감 그리고 감사는 내면의 힘을 더 단단히 하는 좋은 촉매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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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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