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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재설계' 어떻게 해야할까? '구조혁신'과 '구조변경'에 주목하라
2017-04-20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화무쌍한 환경은 이제 시장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조직 재설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재설계에도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할지, 아니면 기존 체계를 살짝 비틀기만 하는 것이 나을지 여러 고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전면적인 개혁을 필요로 하는 구조혁신(restructuring)과 부분적 수정을 요하는 구조변경(reconfiguration) 가운데 어떤 전략을 어떤 상황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또 이 두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스위스 IMD경영대학원 스테판 지로 교수와 보스턴 노스이스턴대의 사미나 카림 교수는 지난 30년 간 시도된 다양한 조직 재설계 사례를 분석해 두 전략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과 성과를 분석했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이 기고문에서 연구진은 먼저 조직재설계 전략의 양대 축인 구조혁신과 구조변경의 정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구조혁신은 기존 조직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전면적 전략입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제품과 서비스 기반 구조에서 기술, 마케팅, 전략과 연구개발 등 기능 중심으로 이행하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는데 이것이 바로 구조혁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구조변경은 기본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사업단위별로 신설, 분할을 하는 식으로 부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2016년 제약사업을 제약과 항암 부문으로 분리해 글로벌 사업부문을 네 개에서 다섯 개로 늘린 노바티스의 예가 구조변경의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두 전략의 목표는 동일합니다. 혁신을 가속화하여 이를 통해 재무성과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진의 실증 연구 결과,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쓰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조직 콜레스테롤’이라 할만큼 고질적인 관성, 권위주의, 부서이기주의 같은 이슈로 기업 내 ‘동맥 경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면 구조를 뒤흔드는 구조혁신이 적합합니다. 반대로 시장 내에서 점진적인 경쟁 우위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지속적인 미세 조정으로 시장 흐름의 변화에 순간순간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들은 수백 건의 구조혁신 및 구조변경 사례를 분석해 성공을 위한 네 가지 요소를 도출했습니다. 성공요소 첫 번째는 ‘환경변화의 역동성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기존 구조를 전면 폐기하는 구조혁신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부분적으로만 조정하는 구조변경으로 갈 것인가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첫 번째는 환경 변화의 역동성과 사안의 긴급성 정도입니다. 연구진의 실증 연구 결과, 규모가 빠르게 변하고 진입장벽이 낮아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서는 제한적으로 구조변경을 하는 편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회를 잡기에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조혁신은 느리고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규모의 기업을 살피기 위해 중소기업, 유럽의 대기업, 포천 선정 미국 5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구조혁신에 따른 기업 이익은 평균 2.6% 감소한 반면, 구조변경은 평균 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대체로 유통, 금융, 최첨단 기술과 같이 역동성이 높은 산업의 기업들은 구조변경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시장 붕괴 상황이라면 이렇게 부분적으로만 변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로 구조혁신이 필요합니다. IBM의 사례가 이를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인프레임 시대 종말과 함께 고전을 면치 못하던 1995년, 당시 IBM을 이끌던 루 거스너는 서비스와 솔루션 모델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전후방 매트릭스’ 전략이라는 새로운 구조혁신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부서 간 장벽을 깨고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전략이었습니다. IBM은 2000년대, 수익률이 낮은 하드웨어 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왓슨, 클라우드, 의료 등 디지털 사업에 주력하는 부분적인 구조변경 시대를 보냈는데, 이러한 점진적 변화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2년부터 IBM을 이끈 지니 로메티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열 인지컴퓨팅 기술로 전략을 재설정하고 이를 지원할 구조혁신을 다시 한번 추진하며 새로운 모멘텀을 얻고 있습니다. 두 전략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두 번째 성공 요소는 ‘적합한 속도와 보폭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구조혁신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 하더라도,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 약 3,4년이 걸렸습니다. 연구진은 경영자들에게 적어도 5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편 구조변경은 좀 더 미묘해서 외줄타기 곡예를 하듯 리듬을 타야 합니다. 빈도가 너무 낮으면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반대로 변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결과에 대한 성급한 판단, 개혁 피로도 가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반복된 구조변경이 의도치 않게 구조혁신으로 확대돼 성과를 망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우케미컬이 구조혁신과 구조변경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적절한 보폭을 유지한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이 회사는 1985년과 1995년, 2000년 그리고 2009년 각각 대규모 구조혁신을 추진했습니다. 동시에 소폭의 구조변경을 계속 시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9년 이후부터는 매년 적어도 두 개의 사업단위를 해체해 핵심 부문으로 역량을 집결하고, 매년 적어도 한 번은 사업을 분해해 독립사업부를 신설하는 등의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2013년 이 회사의 수익은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성공요인은 강점과 차별화 요소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경쟁자의 전략을 모방하기보다 독자적인 차별화 요소를 강화할 때 구조혁신은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경영컨설팅업체 액센추어는 고객을 지역별로 구분하는 경쟁자들과 달리 전략적으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조직을 구조화했습니다. 선진국 대상의 핵심시장 사업부는 효율성 제고와 표준화에 초점을 두고,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시장 사업부에는 국가별 독자성과 자율성을 허용한 것입니다. ^^ 구조변경 역시 회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상호 의존성 효과를 최대화할 때 성과를 냅니다. 1970년대 존슨앤드존슨의 아르브룩과 젤코 합병이 좋은 예입니다. 두 계열사는 붕대, 살균장비, 주사기, 주삿바늘 등 의료기기 시장의 선도자였지만 결합의 효과 덕분에 의료기기 멸균기 시장의 선도자 지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조혁신과 구조변경의 성공 요인 네 번째는 ‘변화를 지원하는 시스템의 범위를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구조혁신이 성공하려면 경영관리, 정보시스템, 조직문화, 평가와 보상제도, 리더십 스타일 등 조직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의 바람이 함께 일어야 합니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산업에서는 좀 더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러한 지원을 받지 못한 구조혁신은 불균형과 무질서를 낳아 조직을 마비 상태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HSBC가 새로은 계정관리 전략에 맞춰 매트릭스 구조로 전환하기로 했을 때 경영진이 시행한 조치를 살펴보면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SBC는 국가별로 다소 폐쇄적이었던 구조를 해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업문화를 구축하고 앞장서도록 관리자들을 훈련시켰습니다. 개방성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핵심가치를 선언하고 평가와 보상 또한 새로운 가치 기준에 따라 이뤄질 것임을 명시했습니다. 또 부서가 아닌 조직 전체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 시스템을 바꾸고 교차 판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화를 실시했습니다. 조직재설계의 두 유형인 구조혁신과 구조변경은 올바른 선택 기준과 성공요인을 이해하고 조직에 적합한 방법을 적용할 수만 있으면 모두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전략을 슬기롭게 구사할 수 있다면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경쟁우위 기반을 빠르게 확보해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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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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