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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디커플링 시대가 온다
2015-10-14 | 한인재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디커플링’이라는 조금 어두운 주제를 다루려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커플링이란 1980년대 이후 나타난 ‘성장’과 ‘분배’의 탈 동조화를 의미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6월호에 실린 ‘극심한 디커플링 시대가 온다’에 따르면, 그 동안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도 그에 맞춰 성장해 왔지만, 중산층의 일자리와 소득 증가율은 그에 훨씬 못 미쳤다고 합니다. 즉 소득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심화돼 왔다는 겁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의 대가이자 제 2의 기계시대>의 저자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이 같은 성장-분배의 디커플링이 나타나는 근본적 이유를 놀랍게도 ‘기술’ 무엇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경제 지표들을 살펴볼까요. 경제 상태를 보여주는 네 가지 주요 지표로는 1인당 GDP, 노동 생산성, 일자리 수, 중위소득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지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 넘게 똑같은 비율로 높아져 왔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자 중위소득 증가율이 뒤처지기 시작하더니, 지난 15년간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이 시기는 컴퓨터가 개발되고, 또 정보 기술과 로봇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시기와 맞아떨어집니다. 중산층들이 맡던 업무들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중산층이 몰락하고 기술 진보의 혜택이 극소수의 최상위층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심화됐다는 겁니다. 디커플링과 양극화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독일과 스웨덴, 핀란드에서도 지난 30년 사이 소득 불평등은 심해져 왔습니다. 2000년 이후 중국과 인도, 멕시코에서도 GDP에서 노동자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했습니다. 결국 저자들은 이 모든 국가들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숨겨진 힘은 바로 ‘기술의 진보’라고 말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아티클은 암울한 현실을 진단하는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극심한 디커플링의 시대에서 생존 비법도 제시했습니다. 먼저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들은 인간은 아직 세 가지 영역에서 기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 우수한 창의력입니다. 탁월한 아이디어, 획기적인 발명, 재밌는 소설 등은 모두 창의력에서 나옵니다. 기술은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일만 합니다. 둘째, 감정, 대인관계, 보살핌, 동기부여, 통솔과 같이 인간이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해오면서 발달시켜 온 능력들입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게 몸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또 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남이 하던 말을 마무리해주는 능력도 있습니다. 셋째, 민첩성과 기동성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 안에서 눈치 있고 솜씨 좋게 식당 일을 처리하는 건 아직까지는 로봇에게는 힘든 일입니다. 기업 경영자들은 그동안 기술의 발전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 작업의 일부를 기계가 대신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의 역동성이나 노동 유연성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의력을 바탕으로 인력과 기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목해 활용하는 것입니다. 즉, ‘어떻게 하면 이 기계와 사람이 협력하게 만들어 새로운 일을 해내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간과 기계가 다투는 경주’가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함께 달리는 경주’로 인식을 바꾸는 기업들이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미래의 승자가 될 겁니다. 앤드류 맥아피는 정말로 능력이 빼어난 기업이나 개인들이 대부분의 보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뼈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첼리스트 요요마의 연주를 로봇이 대신하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겠지요. 하지만 금전적 수입을 따졌을 때, 저라면 세계에서 100번째로 잘 나가는 첼리스트는 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나만이, 혹은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극심한 디커플링 시대의 생존 방식이 돼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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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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