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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CEO의 자질은 무엇일까? 01
2017-06-19 | 장윤정 에디터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 모든 이들이 CEO를 꿈꾸지만 CEO자리는 쟁취하기도 힘들뿐더러, 유지하기도 쉽지 않죠. 실제로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2000~2013년 포춘 500대 기업 CEO의 약 4분의 1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쫓겨나야 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사진이 고심 끝에 최고 역량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엄선한 CEO들조차 이렇게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성공할 CEO들을 알아보는 이사회의 감식안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10여년에 걸쳐 CEO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한 엘레나 리키나 보텔로 등 석학들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우리의 고정관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이상적인 CEO로 생각하는 조건들이 사실 실제로 높은 성과로 연결되는 자질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미국 기업의 성공적인 CEO라고 하면, 키가 180cm가량 되는 백인남성, 최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카리스마 넘치는 이를 떠올리지만 정작 성공적인 CEO들을 확인해보면 딴판입니다. 실제로 연구진들은 2000명의 CEO를 포함해 1만7000명이 넘는 C레벨 임원들을 특징을 샅샅이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이사회는 카리스마 있는 외향적인 CEO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줬지만, 실제로 우수한 경영성과를 내는 이는 내성적인 사람으로 드러났습니다. 엄청난 학벌도 성과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뛰어난 CEO중 단 7%만이 아이비리그 학부를 졸업했으며, 8%는 아예 대학졸업장조차 없었습니다. 고정관념과는 달랐지만, 물론 성공한 CEO들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최고경영자들은 바로 특정한 4가지의 행동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았는데, 이 같은 행동특성은 그들의 성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4가지 특성이 엄청나게 ‘이색적인 특성’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CEO들의 경우, 이 행동특성들을 굉장히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큰 통찰을 줍니다. 회사가 위험에 빠졌거나,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에도 말이죠. CEO를 포함한 고위 임원은 물론이고, CEO를 선발해야 할 이사회, 미래의 스타 CEO를 꿈꾸는 인재라면 이 4가지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첫 번째 특성부터 살펴볼까요. CEO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CEO는 당연히 훌륭한 의사결정을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훌륭한 CEO들이 훌륭한 의사결정을 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훌륭한 CEO가 언제나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CEO들은 탁월한 '결단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즉, 그들은 미적미적 거리지 않고 남들보다 빠르게,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립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심지어 익숙한 영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단력이 있다는 것은 스마트한 것과는 다릅니다. 흥미롭게도 오히려 지적복잡성을 즐기는 스마트한, IQ최상위대 임원들은 너무 완벽한 해답을 추구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똑똑하지만 느린 이런 CEO들은 조직의 의사결정을 늦추고, 팀원들을 좌절시킨다는군요. 반면 뛰어난 CEO들은 설령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이것이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고 미루는것 보다는 100배 낫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레이하운드를 회생시킨 스티븐 고먼 전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쁜 결정이 방향성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대부분의 결정은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PL상품업체 비전을 이끄는 또 다른 CEO 제리 보 역시 “65%의 확신만 있으면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성공적인 CEO들은 이처럼 엄청난 결단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할 때도 잘 가려냅니다. 애로우 일렉트로닉스 전 CEO인 스티븐 코프먼은 의사결정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빗발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땐 잠시 의사결정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조직의 하단부에서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일주일 또는 한달 정도 결정을 늦출 시 중요한 정보를 새로 얻을 가능성은 없는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얘기죠. 이처럼 성공하는 CEO들은 강한 결단력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의사결정을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CEO의 두 번째 특징은 관계 맺기에도 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들을 폭넓게 아우르며, 성과와 가치창출을 위해 사람들과 손을 잡습니다. 이렇듯 결과를 우선시하며 능수능란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맺은 CEO들은 75% 가량 더 성공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CEO매들린 벨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매들린 벨은 언제나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꼭 협조를 받아내야 할 핵심인물들로 구성된 이해관계자 지도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과 그들이 우려하는 바를 알아낸 뒤,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벨과 같은 CEO들은 이해관계자들과 만날 때 자신들의 기분과 몸짓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실 CEO들의 의도치 않는 표정이나 헛 나온 말의 파급력은 엄청납니다. 만약 CEO가 부하직원의 프레젠테이션 도중 허리가 아파서 잠시 얼굴을 찡그렸다하더라도, 부하직원은 밤새 프레젠테이션 내용 중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CEO들은 항시 평정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단, 이렇게 관계를 중요시한다고 해서 이들이 인기를 의식해 ‘쓴 소리’를 피한다거나 자신의 팀만 챙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기를 의식하는 모습은 성과가 좋지 않은 CEO들에게서 발견됩니다. 성공한 CEO들은 대신 팀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동료들의 지지를 얻습니다. 경영목표를 위해서는 갈등도 피하지 않습니다.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관계 맺기에 능숙한 CEO들의 3분의 2는 갈등관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기에 연연해 관계를 맺는 게 아니라 성과를 위해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관여하는 것이 이들의 ‘관계 맺기’ 방식입니다. 빠르고 자신감 넘치는 의사결정,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관계 맺기. 뛰어난 CEO들에게서 나타나는 4가지 특성 중 2가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 성공한 CEO들의 4가지 행동특성 중 나머지 2가지 특성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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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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