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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 베푼 만큼 돌아온다? 알고 베푸는 게 더 중요하다!
2017-06-26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오늘은 ‘호의 탈진을 막아라’를 주제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호의 탈진이 무슨 뜻일지 감이 안오는 분도 계실텐데 영어로는 ‘generosity burnout’이라고 합니다.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4년 간의 연구를 토대로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착한 사람들’은 남을 돕느라 탈진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지치지 않고 조직 내에서 노력한 만큼의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이들의 연구내용과 조언을 소개합니다. 이 아티클에는 나도 호의 탈진 위기에 놓여있는지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크가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문항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실제 직장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하고 답변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방금 휴가에서 돌아왔습니다. 답장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쌓여있고 여러 동료들도 도움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다음주에는 중요한 마감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시겠습니까.’ 만약 이 질문에 ‘우선 이틀 동안 이메일 회신과 동료들을 도와주는 일부터 모두 끝난 후 내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답변이 떠올랐다면 '헌신적으로 베푸는 사람‘ 유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분들은 남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점점 지치게 됩니다. 게다가 필자들은 이 경우, 자신의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애덤 교수는 2013년 기브 앤 테이크>란 책을 내놓으면서 경쟁에서 이기기보다 남에게 인심 좋게 베푸는데 집중하는 착한 사람들에 대해 기술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이기적인 성향의 ‘챙겨가는 사람’ 또는 기브 앤드 테이크가 확실한 ‘주고받는 사람’에 비해 조직에 대한 기여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베푸는 사람들은 이처럼 조직에서 가장 소중한 인재들입니다. 하지만 남을 돕느라 너무 과도하게 일을 많이 하다가 끝내는 탈진하고 맙니다. 게다가 정작 자신의 업무는 제때 처리하지 못해 퇴근 후에도 더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에 시달리게 됩니다. 베푸는 사람들 유형에 속하는 리더는 서번트 리더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러 IT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선 CFO들이 ‘우리 회사 CEO는 자신보다 조직의 성공을 더 중요시한다’고 응답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은 자산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걸까요. 연구진은 미국의 유아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다양한 학년의 2년차 교사 400여 명을 대상으로 11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중 하나의 질문은 이와 같습니다. ‘선생님이 기하학 담당 교사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주1회 방과 후 알렉스란 학생에게 기하학 보충지도를 해주기로 자원했는데 갑자기 알렉스가 자기 친구 후안도 함께 지도를 받을 수 없을지 묻습니다. 후안은 선생님의 담당 학생이 아닙니다. 이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답변은 a.후안을 위한 방과 후 지도시간을 따로 정한다. b. 알렉스를 위한 기하학 보충수업을 후안이 들을 수 있도록 청강을 제안한다. c. 후안을 돕고 싶은 생각은 기특하나 일단 본인의 학습진도를 맞추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알렉스에게 말한다. d. 후안은 본인의 담당 교사에게 직접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알렉스에게 말한다. 이 때 (a)와 유사한 답변을 자주 선택한 교사일수록 정작 자신이 담당한 학생들의 성적은 낮게 나타났다는 게 이 연구의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a)처럼 답한 이타적인 교사들은 모든 부탁을 들어주려고 하다 스스로 지치고 말았습니다. 모두 선의로 행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신의 학생들이 뜻밖의 피해를 본 셈입니다. 이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결국 조직에 가장 지속적으로 보탬이 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용할 시간도 함께 확보하는 이들이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연구진은 사람들이 종종 친절함과 이타심을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연구진은 주장합니다. 따라서 누군가를 도울 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치르는 비용보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얻는 이득이 반드시 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위 설문에서 ‘b. 알렉스를 위한 기하학 보충수업을 후안이 들을 수 있도록 청강을 제안한다’라고 답한 교사들이 이런 경우인데 이들은 남을 돕되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소모하진 않습니다. 이타적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이런 방식을 택한 교사들은 무리하게 시간과 노력을 동원해 다른 이들을 도와준 교사들처럼 성과가 하락하진 않았습니다. ‘지혜롭게 베푸는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 부탁을 거절할 때 마다 정말 중요한 다른 부탁을 들어줄 여유를 얻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연구진은 말합니다. 그리고 생산적으로 베풀기 위해서는 도와줄 방법, 시점, 그리고 대상 등 세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연구진이 정리한 생산적으로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호의탈진’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좀 더 천천히 곱씹어볼 얘기들입니다. 첫째, 들어오는 요청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탁을 수락하고 필요하다면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나의 관심사와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남을 돕는 것입니다. 셋째, 도움을 줄 때 지는 부담을 고르게 분배해야 합니다. 도움을 제공할 시간이나 기술이 없을 때는 그럴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도와줄 사람과 방법을 고를 때는 성별에 따른 편견을 강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넷째 비행기에서 비상 상황 발생시 내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쓴 뒤 노약자 또는 어린이를 도와주도록 안내받듯, 업무 상황에서도 이런 산소 마스크를 나부터 써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남도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게 연구자들의 조언입니다. 또한 누군가를 도왔던 방법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효과를 증폭시키기, 매일 조금씩 남을 돕기 보다는 특정 요일이나 시간을 정해 한꺼번에 돕기, 자기 것을 챙기기만 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키워 이들에게 악용당하지 않기 등이 ‘생산적으로 선행을 베푸는 7계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성별에 따른 편견을 강화하지 않기 위해 유의하기’가 무슨 뜻일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상대로 국가에 상관없이 남성은 챙겨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여성은 이타적으로 베푸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잘 도와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는 베푼 만큼 공로를 인정해주지는 않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여성들은 남을 먼저 생각하는 대신 도움의 한계를 정하고, 여성 동료가 있는 남성은 남을 돕고 조언을 해주는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조직 역시 남성의 이례적인 선행에는 칭찬을 쏟으면서 힘들고 귀찮은 일을 매일 수행하는 여성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7계명의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린 ‘자기 것을 챙기기만 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키우기’도 자세히 들여다볼 만 한 항목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베푸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챙겨가기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에게 약한 경향이 있습니다. 남을 너무 쉽게 믿고 남의 장점부터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의 깊게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이기적인 사람들도 쉽게 감별할 수 있습니다.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시하고, 성공은 내 덕이고 실패는 남의 탓으로 돌리며, 도움을 받기 전에는 아첨하고 그 후에는 모른척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기적인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상대가 이기적인 사람임을 알 수 있는 신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베푸는 사람은 자기 요청이 상대방의 시간에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딱 5분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고 여유가 날 때 답변해달라고 말합니다. 반면 챙겨가는 사람은 느닷없이 연락해 ‘오늘 바로 답변을 달라’고 요청하고, 바로 답이 없으면 다시 재촉합니다. 상대가 챙겨가는 사람임을 알아보는 또 다른 단서는 작은 부탁 다음에 더 큰 것을 바란다는 점입니다. 베푸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은 뒤에는 자신도 선행을 베풀려고 하고, 추가적인 도움 요청시 거절해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기적인 사람들은 한 번 도움을 받으면 계속 같은 도움을 요구합니다. 친절함은 결국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고 배려하는 것이기 자기 자신을 돌보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나 이타적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치지 않게 보호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나와 남을 돕는 일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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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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