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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윈윈전략'만으로 대응 가능할까
2017-07-31 | 이미영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미영입니다. 한 해 한 해 날씨가 무더워지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겨울, 봄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까지. 날씨의 변화가 우리의 삶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가 아닌데요. 이러한 변화를 일찍이 감지한 조직이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SNS기업도 아닙니다. 바로 미국 해군 이야기인데요. 미 해군이 왜,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기업들에게 어떠한 교훈을 줄 수 있는 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군이 왜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걸까요? 사실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해군은 해안가에 부대시설을 두고 있고, 배로 이동을 하죠. 해수면 상승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바닷물이 더 많아지면 해안가에 있는 기지들이 침수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와 동시에 북극 얼음이 녹게 되면 새로운 항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 자원 경쟁 격화 등으로 국가간 갈등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해군의 내부뿐만 아니라 해군의 역할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더군다나 해군 시설이나 장비는 한 번 만들면 수십 년을 써야하기 때문에 미래의 기후 변화에 대해 미리부터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해군은 진작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 방식에는 크게 ‘완화’와 ‘적응’이 있는데요, 완화는 탄소배출을 줄여서 지구의 온도상승을 막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적응은 변화하는 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줄이거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구요. 미 해군도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에너지 사용의 절반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Great Green Fleet' 이니셔티브도 대표적인 사례인데, 항공모함에 속한 전함과 항공기에 바이오연료와 석유를 절반씩 사용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해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게 되면 연료 수송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연료 수송을 하다 매해 24명 당 한명 꼴로 사망하는데,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전력망을 대신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최근 늘고 있는 전력망 사이버 공격도 피할 수 있습니다. 적응의 관점은 미국 해군에게 더욱 중요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미리 대비한다는 측면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 폭염 등 기후 재난이 증가할 경우 지역분쟁 증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어난 시리아의 폭력사태도 가뭄으로 인한 식량부족, 인구이동과 관련이 깊었는데요, 이런 일이 증가할수록 해군의 개입도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허리케인,지진 등 재난에도 해군의 역할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해군은 앞으로 변화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에 맞게 조직을 바꾸고 역량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해군의 경우 해수면 상승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해수면은 20세기 부안 0.5피트 상승했는데 기원전 8세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해안가에 있는 기지가 바닷물로 덮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죠. 해군은 이에 대비해 막대한 돈을 들이며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1차 대전 당시 건설된 노퍽(Norfolk발음 좋게)기지가 대표적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 있는 Norfolk 기지 해수면은 향후 80년간 약 60cm에서 1.2m까지 상승하고 기지의 20%가 침수할 것이라고 합니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최근 들어 기지 침수 횟수가 늘어나자 약 2억 달러를 들여 부두 시설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해군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렸는데요, 이는 기업의 선택과 결정의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기업은 크게 봐서 ‘윈윈’ 전략과 ‘베팅’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윈윈 전략이란 설령 기후변화가 크게 진행되지 않더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을 말합니다. 해군이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할 경우 기후변화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고 적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베팅’전략은 기후변화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선택이 결국 비용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선택을 말합니다. Norfolk기지에 막대한 돈을 들여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제로 기후변화가 예상 속도로 진행되지 않아 침수가 되지 않는다면 손해가 되겠죠. 하지만 만약 기후변화가 예상 속도로 진행된다면 기지 전체를 보호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침수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도 이렇게 윈윈 전략과 베팅 전략을 적절히 혼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대부분 윈윈 전략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들지만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의 접근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기후변화 대책은 결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 기업은 기후변화를 대비한 ‘베팅’이 절실하게 필요하기도 합니다. 스타벅스가 따뜻한 기온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커피종자를 개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현재 막대한 돈이 들고 실제로 기후가 예상보다 따뜻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들보다 발빠르게 기후변화에 대비할 경우 커피종자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물론 기업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직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변화는 누구도 감지할 수 없고 그 영향력 또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기후변화에 대비한 ‘베팅’을 적절히 할 수 있다면 가뭄, 해수면 상승 등 극전적인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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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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