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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플랫폼으로 변신시키는 방법
2017-08-07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현진입니다. 오늘은 숨은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네 가지 전략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 전에 간단한 질문 하나를 드려볼까 합니다. 혹시 현재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에 속하는 애플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여러 주체 간 상호작용을 통해 거래를 일으키는 다면플랫폼이 기업 가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다면플랫폼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에어비앤비의 시가 총액은 세계 최대 규모 호텔 체인인 메리엇을 추월했을 정도입니다. 즉, 다면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업계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화두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할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에 익숙치 않은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도 다면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가 가진 제품을 어떻게 플랫폼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까요. 그 노하우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공개합니다. 미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안드레이 하지우 교수와 메사추세츠대 매닝경영대학원의 엘리자베스 앨트먼 교수는 실제 10여개 기업을 연구하고 조언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네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 방법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기에 앞서 일단 왜 제품과 서비스를 다면플랫폼으로 전환시켜야 할지, 그 이유부터 다시 한번 체크해보겠습니다. 미국의 재무관리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인튜이트의 한 임원은 이 문제에 대해 연구진에 ‘욕심과 두려움’이라는 화두를 꺼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욕심이란 기업의 가치를 높일 새로운 매출의 원천을 찾아내야 한다는 욕심이고, 두려움이란 기존 및 신규 경쟁자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뜻합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만들면 회사가 가진 경쟁우위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 및 전환비용을 활용해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게 된다고 연구진은 주장합니다. 즉 ‘욕심과 두려움’을 다스리기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 요소를 추가함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의 수가 상당히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면플랫폼으로 변환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제 연구진이 제시하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외부 업체에 문호 개방하기’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외부업체들이 접근하고 싶어 하는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외부 업체들과 우리 고객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다면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연결한다’는 말은 내 고객에게 외부 업체의 제품을 광고 또는 판매하거나 아니면 두 가지를 모두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 첫 번째 시나리오를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인튜이트는 지난 6년 간 주력 상품인 소상공인용 재무회계 소프트웨어 ‘퀵북스’를 다면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함으로서 외부 개발자들이 퀵북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축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개발자 프로그램과 앱스토어를 도입하였습니다. 한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은 1990년대에 이미 매장 일부를 다면플랫폼화 했습니다. 즉 자사 편의점 이용객과 다른 서비스 업체들 간의 거래를 중개함으로서 편의점에서 각종 공과금이나 보험료를 납부하고, 우편서비스 사업자를 통해 택배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 모델은 국내 편의점들도 채택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델을 채택할 때는 잠재된 위험에 유의해야 합니다. 내 고객들이 내 제품을 통해 외부 업체와 상호작용할 경우, 외부 업체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내게 전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외부업체 선정 및 관리에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다면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두 번째 시나리오는 ‘고객 연결하기’입니다. 여기서는 내가 확보한 소비자층이 나의 제품과 서비스를 벗어난 영역에서 서로 상호작용하거나 거래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경우, 내 제품 및 서비스를 수정하거나 확장해 최소한 이들끼리의 상호작용이나 거래가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으로 다면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퀵북스의 핵심 사용자층은 소상공인과 회계전문가의 두 그룹입니다. 이에 인튜이트는 소상공인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근처 회계사들을 검색해 연락할 수 있고, 이렇게 이어진 기업과 회계사가 퀵북스를 통해 문서를 교환할 수 있는 위치기반 매치메이킹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제품 연결을 통해 고객 연결하기’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내가 각기 다른 고객층을 가진 두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고, 이들 두 고객층이 내 제품과 서비스 외의 영역에서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합니다. 이때 이들의 상호작용이나 거래 중 일부가 반드시 내 제품 또는 서비스를 경유하도록 함으로서 다면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닐슨은 언론사를 대상으로는 시청습관 등의 정보를 주는 ‘워치’ 제품을, 소비재 제조사에게는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 등을 분석해주는 ‘바이’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닐슨이 최근 도입을 검토 중인 사업은 광고를 희망하는 소비재 제조사와 그에 맞는 언론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때 제조사와 언론사는 닐슨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게 됩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다면플랫폼에 공급하기’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내 고객의 고객’이 구입하는 내 고객의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높일 무언가를 제시함으로서 다면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마지막 전략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공적으로 실행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고백합니다. 이 시나리오가 성공하기 위한 관건은 내 고객에게 그들의 고객을 움직이려는 목적이 경쟁이 아닌 전략적 제휴라는 점을 설득시키는 일입니다. 예컨대 온라인 소매업체에 다양한 e커머스 도구를 제공하는 ‘쇼피파이’라는 업체는 현재 ‘쇼피파이 고객의 고객들’과는 직접적인 연결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통합 로그인 또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서비스가 단순히 고객 관계를 통제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라 가치 있는 부가 서비스라는 점을 설득시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다면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지금까지 고객들이 제공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가 100% 통제하던 상황에서, 외부업체나 고객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창출되는 가치에 대해 나는 약간의 영향만 줄 수 있는 입장으로 축소된다는 데 있습니다. 이에 저항감을 느낀다면 이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성공적인 제조업체 가운데는 강력한 연구개발 부서를 바탕으로 엔지니어들이 핵심 리더십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 업체와의 기민한 관계 관리에 의존하는 다면플랫폼 전략으로 전환하려면 사업개발 또는 마케팅 전문가를 핵심 경영진에 배치해야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내부 갈등의 소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플랫폼은 이미 달라진 비즈니스 정글에 마르지 않는 샘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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