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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구매 습관을 통해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
2017-08-10 | 장재웅 에디터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만약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습관적으로 구매한다면, 다시 말해서 매장에 간 고객들이 별 고민없이, 혹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우리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는다면,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브랜드가 있으실텐데요, 아마도 대체로 업계 1위이거나, 오랫동안 사용해왔기 때문에 의심없이 구매하는 제품일 것입니다. 고객들의 구매 습관을 만들어낸다면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들의 구매 습관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고객들의 구매 습관을 형성한 대표적인 기업 두 곳의 수장을 인터뷰 해서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한 기업은 바로 레고입니다. 극적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많은 경영자들의 관심을 모은 기업인데요, 예르겐 비 크누스토르프 레고그룹 CEO 겸 사장이 직접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미국에서는 대다수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재무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인튜이트의 스콧 쿡 회장도 인터뷰를 통해 습관 형성과 관련한 소중한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먼저, 크누스토르프 레고 CEO가 어떻게 습관을 활용해 레고의 충성 고객을 늘려 위기에 빠졌던 레고를 다시 일으켜 세웠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누스토르프 사장은 제품과 고객이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애플 아이폰7을 사기 위해 며칠동안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제품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레고 역시 마찬가지죠. 어린 아이들이 레고를 좋아하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나는 레고 덕후야’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재미있어서 계속 가지고 노는 것이죠. 그렇게 레고는 아이들의 습관이 됩니다. 이 아이들이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그때는 스스로를 ‘레고 덕후’라고 생각하게 되죠. 레고가 이미 오랫동안 이들 곁에서 습관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 당연스럽게 아이들도 레고를 접할 가능성이 높고 이런 부모들에게 레고를 파는 일은 쉬운 일이 됩니다. 이렇게 습관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행동을 여러번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생기는 것이죠. 이렇게 형성된 습관이 결국 가치를 형성합니다. 브랜드를 하나의 가치로 만들 수 있다면, 그러니까 누군가가 지니는 정체성의 일부가 되게 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정말 강력한 경쟁우위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브랜드를 하나의 습관으로 만드는 일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레고를 예를 들어 보면, 레고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루틴을 알려주고 레고 브릭으로 뭔가를 만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각각 자신의 습관과 기술을 개발해 개성을 살린 레고 조립방법을 개발하고 자신의 작품을 SNS등에 공유합니다.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것을 만들고 싶어하죠. 레고는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의 습관을 활용해 거대 기업을 일군 케이스가 바로 소기업 및 개인용 금융 세금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인튜이트’ 입니다. 인튜이트의 스콧 쿡 공동창업자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람들의 습관을 단단히 유지하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스콧 쿡이 개발한 인튜이트의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개인 재정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본 후 그 루틴을 그대로 모방해 탄생했습니다. 인튜이트 소프트웨어 중 대표작인 퀵큰(Quicken)은 개인회계 소프트웨어인 퀵큰은 개인수표책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쿡 회장은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가 왜 우아한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맥킨토시 PC를 전화기 형태로 진화시키고 싶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합니다. 사실 당시 PC를 전화기처럼 사용하기 쉽게 만들겠다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얼핏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전화기와 사용하기 쉽다는 문장이 매칭이 안됐던 것입니다. 사실 당시 전화는 편의성이 떨어지는 물품이었습니다. 일곱자리나 열 자리에 달하는 번호를 외워야 사용할 수 있었고 번호를 잘못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며 장거리 전화의 경우는 비싸기까지 했죠. 전화의 인터페이스는 끔찍했습니다. 심플함과 디자인에 대한 집착이 심했던 잡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전화기를 PC의 미래 모습으로 생각했을까요. 정답은 사람들에게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습관 때문이죠. 습관이 형성되면 이 정도 불편함은 큰 일이 아닙니다. 결국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서는 자기 회사의 고객들의 습관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튜이트은 기업용 회계관리 시스템 ‘퀵북스’를 내놓으면서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회계관리 시스템은 회계 용어를 알아야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기업은 회계사를 따로 채용할 형편이 안됐기 때문에 회계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이 시스템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사용이 어렵고 실수가 많았습니다. 이를 파악한 인튜이트는 퀵북스를 런칭하면서 어떻게 하면 덜 회계스러울지를 고민합니다. 이제품은 출시 2개월만에 시장 판도를 바꿨습니다. 회계를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의 습관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많은 소기업들이 퀵북스를 활용하자 외부 회계감사 법인들도 퀵북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퀵북스의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증가합니다. 이른바 눈덩이 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습관이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이런 습관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계속 중요할까요. 정답은 YES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단순히 습관을 파악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습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스콧 쿡 CEO는 ‘네트워크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네트워크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사용자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인튜이트가 만든 연말정산 소프트웨어 ‘터보텍스’는 사람들의 세금 관련 질문에 터보텍스 이용자들이 직접 답을 달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금 영역에서 최대이자 최고의 답변 풀을 만들었습니다. 중국의 IT기기 제조사 샤오미 역시 자체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고객들의 디지털 시대 새로운 습관을 파악하고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것, 사람들의 일상 행동 패턴과 루틴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하는 것, 습관적 구매를 유발하는 유력한 대안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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