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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돌이 정 맞는다? 이제는 금보듯이 하라 (上)
2017-09-07 | 이방실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표현이 있죠. 말이나 행동이 남과 다를 때,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속담을, ‘혼자 튀지 말고 주변과 어우러져 함께 사는 게 좋다’는 격언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게만 해석하다보면, 자칫 맹목적인 집단주의에 빠질 위험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소신대로 창의적인 일을 주도하기보다는, 그저 주어진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하고, 남들의 노력에 편승하는 ‘무임승차’ 행위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인 프란체스카 지노 교수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흥미로운 아티클을 게재했습니다. 직장인들로 하여금, 조직의 기존 체제에 순응하지 말고, 반기를 들 수 있도록 유도하라는, 다소 도발적인 이야기입니다. 지노 교수는 의사결정, 판단력, 동기부여, 생산성, 창의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명한 행동경제학잡니다. 지노 교수는 기존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게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순응과 비순응 사이의 균형이라는 거죠. 즉, 조직원들에게 순응을 강요하는 것과, 조직 문화를 따르지 않아도 될 여지를 허용하는 것, 바로 비순응을 허용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거죠. 현재 조직은, 그 균형추가 대부분 순응을 강요하는 쪽으로 몰려있고, 이 때문에 생산성과 혁신역량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지노 교수의 주장입니다. 지노 교수는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진화해 나가기 위해선, 건설적인 비순응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 조직 분위기상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자신의 본심을 숨겨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낀 사람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의 업무 성과가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노 교수는 조직 내 건설적 비순응을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6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크게 3가지 실행 방안에 대해 먼저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직원들이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소신껏 행동해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까요? 우선 지노 교수는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부터 변화를 시작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처음 입사한 직원들에게 무작정 교육을 시키기에 앞서, 단 30분만이라도 투자해, 자신이 어떤 면에서 남들과 다르고, 일터에서 소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보도록 유도하라는 겁니다. 실제 실험 결과, 이렇게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었고 실적도 좋았다고 합니다. 이런 ‘자기 성찰’ 기회는 기존 직원들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즉, 인사고과, 승진, 직무이동 등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마다, 조직원들이 이런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면, 맹목적 순응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게 지노 교수의 주장입니다. 이밖에 시시콜콜 업무 지침을 제시하기보다는, 어떤 일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개별 직원마다 자신만의 mission statement를 작성해 동료 직원들과 공유해 보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방법입니다. 둘째, 직원들이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즉, 미리 짜여진 직무에 직원들을 배치하지 말고, 직원들의 강점에 맞춰 직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이 좋은 옙니다. 페이스북은 사내 공석 유무에 관계없이 인재를 고용하고, 이들의 강점에 관한 정보를 모은 다음, 그에 맞춰 직무를 설계해 주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먼저 직원 스스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겠죠? 그러려면 기업들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신입사원들에게 최소 몇 달간이라도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기회를 줘야, 그들이 자신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을테고, 그래야 제대로 된 직무 설계도 가능해 질 테니까요. 셋째,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현상 유지에 대해 의심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늘 그래왔던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선 ‘Why’와 ‘What if'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합니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만약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 보면 어떨지 같은 질문을 계속 해 보라는 거죠. 실제로 터키 이스탄불의 리츠칼튼 호텔에선 레스토랑 테라스 바깥에 꽃 대신 허브를 심어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호텔 테라스가 싱싱한 식재료가 가득한 정원으로 탈바꿈하게 된 거죠. 이 모든 건 “왜 우리는 꽃만 심는 걸까? 채소를 심어보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일이죠. 현상유지에 의문을 제기하면 이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를 촉발시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지노 교수의 조언입니다. 다음 시간에, 조직 내 건설적 비순응을 유도하기 위한 나머지 세 가지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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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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