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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돌이 정 맞는다? 이제는 금보듯이 하라 (下)
2017-09-14 | 이방실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이방실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도, 건설적 비순응, 즉 직원들이 할 말은 하게 만드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솔루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앞서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 프란체스카 지노의 분석에 따라, 조직내 건설적 비순응을 유도하기 위한 세 가지 실행 방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먼저 1) 직원들이 소신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주고, 2)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3) 늘 해오던 일에 대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문을 제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오늘은 여기에 더해 나머지 세 가지 실행방안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는 게 중요합니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틀에 박힌 단조로운 업무만 하는 사람에게, 도전정신이 생겨나길 기대하는 건 힘듭니다. 지노 교수는 조직원들의 업무 유형을 다양화해주는 것만으로도 생산성과 업무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지노 교수가 일본의 한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담당 부서에서 2년 반 동안 처리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의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합니다. 또한, 식당을 운영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주문 접수, 홀 서빙, 주방 보조 등 매일 다양한 업무를 해 보도록 하는 편이, 업무 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업무를 다양화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동일한 업무를 하되 이전보다 짧은 시간 내에 끝내라고 주문해 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주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런 ?岺??할 때에는 직원들이 새로운 과제를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적절한 학습 기회를 제시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새롭고 어려운 일을 계속 던져주는 건 무책임한 일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 다음 솔루션은 직원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나만의 좁은 시야에 갇혀, 타인의 경험과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게다가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자기중심적인 사고는 더욱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직원들이 다각도에서 문제를 살펴볼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합니다. 문화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서로 배경이 다른 사람들끼리 어울려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건, 그래서 더욱 중요합니다. 서로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아이디어도 다시 살펴보게 되고, 이로 인해 변화를 주도할 창의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경이 다른 사람을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이 때에는 적어도 사고방식이 유연하고 다양한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 자리에서 까다로운 문제를 제시한 후, 이에 대해 한 가지 해결책에만 얽매이는 사람인지, 아니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들과 다른 견해를 말하는 행위를 격려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는, 거래 규정 위반 행위 여부를 검토하는 자체 조사관들이 있는데, 이들은 정보 수집을 위한 인터뷰시 편견이 개입하지 않도록 하려고, ‘예/아니오’로 간단히 대답할 수 ‘없는’ 개방형 질문을 던지도록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합니다. 리더의 의사결정을 위한 논의에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겁니다. Devil's advocate, 즉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맡을 사람을 사전에 지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솔직히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상사 앞에서 대놓고 반대 의견을 제시할 만큼 배짱 좋은 부하직원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아예 공식적으로 ‘당신의 역할은 내 의견에 반대하는 겁니다’라고 선언해 주는 편이, 편향되지 않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의사결정 과정에 반대 의견이 반드시 포함되게끔 프로세스를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체인 업체에선, 누군가 신메뉴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마다, 그 아이디어에 매우 우호적인 매장, 반대로 그 아이디어에 매우 회의적인 매장, 그리고 이도저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의견을 가진 매장, 이렇게 총 3개의 매장에서 신메뉴 테스트를 거친다고 합니다. 이처럼 건설적 비순응을 조직 내에 유도할 때, 경영자 입장에선 분명 고민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과연 어느 선까지 조직원들의 일탈을 허용할 것이냐의 문제죠. 지노 교수는 이와 관련해 동료집단의 압력을 활용해 보라고 조언하면서 브라질 기업 셈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셈코 그룹에선 전 직원이 본인의 스케줄과 목표 생산량을 직접 정할 수 있고, 자신의 급여 액수와 지급 형태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자율성이 직원들에게 부여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남용하는 직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회사의 모든 재무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누구나 동료 직원의 급여 액수를 알 수 있고, 이 때문에 스스로에게 너무 후한 보상을 하는 직원은 동료들의 눈총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성과급 역시 동료집단 압력에 의해 적정 수준에서 조정이 됩니다. 이처럼 동료집단의 압력을 이용하면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정 선을 넘지 않는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지노 교수의 주장입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현실 안주의 덫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런 현상유지 관행은 기업들이 조직원들에게 과도한 순응을 요구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순응과 비순응 사이의 적절한 균형 추구는 조직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을 분명 끌어올릴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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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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