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한인재 입니다. HBR는 9월호 spotlight에서 ‘진화하는 디자인 씽킹’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은 신제품 개발 또는 아이디어 실현 방법론으로 각광받아 왔는데요. 이제는 디자인 씽킹이 전략과 혁신, 조직 문화 등 기업 경영에 있어 핵심원리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즉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 전반에 디자인 씽킹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날이 갈수록 증대하는 복잡성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복잡해져만 가는 기술을 기업에 적용해 무언가를 만들어 낼 때는 물론이고, 그 결과인 제품과 서비스를 대중이 이해하고 경험하게 하려면 단순화와 시각화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 씽킹 방법론에 포함된 일련의 원리들, 즉 사용자에 대한 공감, 시제품 제작 훈련, 실패에 대한 관용 등이 최선의 도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씽킹의 원리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사용자 경험, 특히 정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설명할 때 실용적인 언어가 아닌 욕구와 열망, 몰입, 경험과 관련 있는 정서적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고급승용차를 구입하면 멋진 디자인의 고성능 차량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건 하수입니다. 대신, 당신은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받고 아주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식의 정서적 가치 제안을 하는 게 좋습니다. 둘째, 복합적인 문제들을 점검하기 위한 설계 모형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애초 형태가 있는 물체를 만드는 데 사용됐던 디자인 씽킹이 서비스 설계와 같이 복잡하고 실체가 없는 일들에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때, 도표와 스케치와 같은 ‘설계 모형’을 만들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 재향군인회는 참전용사들과 소통할 때 그들의 감정 기복을 이해하기 위해 ‘고객 여정 지도’라는 설계 모형을 사용해 큰 효과를 봤습니다. 고객 여정 지도는 고객이 서비스를 겪게 되는 전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긍정적이나 부정적 경험을 하는 포인트와, 매우 중요한 포인트 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법입니다. 무형의 서비스도 지도로 표현해보면 개선 방안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시제품을 활용해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고객 여정 지도 같은 설계 모형이 문제 영역을 탐구한다면, 시제품은 해결책 영역을 탐구합니다. 시제품은 디지털 형태일 수도 있고 실물이나 도표일 수도 있습니다. MIT미디어랩은 “시연해보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모토로 디자인 중심의 문화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란 그 자체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봐야만 아이디어를 가치 있는 뭔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시제품 제작은 빠르게, 자주, 되풀이해서 진행돼야 합니다. 넷째, 실패를 관대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애플은 많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과거를 살펴보면, 뉴턴 태블릿, 피핀 게임 시스템, 코플랜드 운영체제 등 몇 년 못 간 제품들이 꽤 나옵니다. 애플은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며, 혁신을 위한 대가라고 여깁니다. 마지막으로, 절제입니다. 디자인 씽킹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경쟁사 제품들보다 단순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이 어떤 기능은 갖추고 어떤 기능은 갖추지 말아야 할지 신중히 고민하다보면 절제라는 덕목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됩니다. 오히려 기능을 줄임으로써 기업은 고객들에게 쉽고 간단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 거액을 주고 인수한 가정용 온도조절기 네스트는 복잡한 기술을 내장하고 있지만 다른 유사 장치들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기능들은 정말 적습니다. 결제 서비스업체인 스퀘어는 모바일 앱을 통해 딱 한가지 기능, 즉, 친구에게 송금하는 기능만 제공합니다. 이 회사 CEO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자신을 편집자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CEO가 편집자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결국 우리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제는 비즈니스 전략과 사용자 경험 설계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IBM 수석 부사장인 반 크랠링겐의 말입니다. 변화를 수반하는 혁신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씽킹의 교훈을 활용하면 이런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