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한나입니다. 요즘은 맞벌이가 필수처럼 여겨지곤 하는데요, 집안일??회사 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하는 여성이 가장 힘들 때는 아마도 아이가 아플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육아의 주 책임자가 아빠 쪽인 가정에서는 일하는 남성분들이 여기에 해당되겠지요. 갑작스럽게 아픈 아이 때문에 예정에 없던 휴가를 내거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급하게 병원에 데리고 다녀와야 했던 경험이 아마도 일하는 엄마 또는 아빠라면 한번쯤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도 미안하고, 상사의 눈치는 또 왜 그렇게 보이는지... 여러 가지 감정이 복받치며 '아 정말 힘들어서 못 해 먹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곤 하죠. 어떤 상황이든 아무 준비 없이 맞닥뜨리기 보다는 한 발 앞서 예상하고 미리 전략을 세우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아이가 아픈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은 매년 여덟 번에서 열 번 정도, 감기 또는 이와 유사한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린다고 합니다.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는 아픈 것이 일반적이라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정신없이 바쁜 중에도 아이가 아픈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과 미리 이런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눠두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아이가 아플 때 내가 어떻게 하겠다, 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상사 또는 동료들과 미리 얘기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아이는 보통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유치원에 있어요. 아플 때는 오전에는 할머니가 봐주실 수 있지만 오후에는 제가 봐야 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는 반차를 내야 해요. 자리를 비우더라도 집에 있을 테니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이런 식이 되겠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허둥대기 쉽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비상 자원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린이용 응급키트'를 준비해서 해열제나 감기약을 1회분씩 나눠 담아 놓으면 할머니나 유치원 선생님에게 대신 먹여 달라고 말하는 일이 쉬워지겠지요. 늦게까지 문을 여는 병원이나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을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허둥지둥 나가느라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비상연락망을 열어두는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아이가 아파서 일찍 퇴근하겠다거나 하루 이틀 정도 자리를 비우겠다는 나를 동료들이 이해하고 도와줬다면 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가급적 바로 바로 받거나 이메일에 최대한 빨리 회신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먼저 일어나겠다고 나갔는데 그 시간에 SNS 활동을 하는 등의 행동은 동료들의 배려와 선의를 무시하는 태도라고밖에 볼 수 없겠지요. 아이가 아프다고 오후 반차를 내고 나갔으면서 아이와 함께 키즈카페에 놀러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동료들의 눈총을 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이가 단순한 감기를 넘어선 질병을 앓게 된 경우, 즉 보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좀 더 광범위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바로 위 상사와 팀원들 외에 인사팀이나 업무지원팀에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프로젝트 마감 기한을 늘리거나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특별 휴가를 받거나 보험회사의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었던 사내 다른 직원과 연결될 수도 있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애초에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것은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잘 키우며 나 자신을 발전시킬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를 돌보느라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일 때문에 아픈 아이를 집에 두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몹시 괴로울 것입니다. 하지만 길게 봐야 합니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옳은 방향이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아빠 여러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