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진서입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혹은 창의성은 제약에서 나온다. 이런 말들 들어보셨나요?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뭔가를 발명하는 것도 좋지만, 뭔가 제약조건이 많고 한계가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낸 것이 좋은 발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e커머스로 성공한 수크닷컴 사례를 소개합니다. 한국에서도 쿠팡, 티켓몬스터 같은 e커머스 업체들이 눈길을 끌고 있고, 미국 아마존에 인수된다는 설도 많은데요, 수크닷컴은 실제로 2017년 봄에 아마존에 인수가 됐고 창업자는 대박을 맞았죠. 중동에서 석유가 아닌 사업으로 성공한 좋은 예입니다. 수크닷컴은 2005년에 로날도 모차와라는 분이 설립했습니다. 모차와는 아랍어 웹 포털인 마크툽에서 일하면서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006년에 도메인을 샀는데요 수크는 아랍어로 ‘시장’이란 뜻이랍니다. 시작은 두바이였습니다. 두바이는 인프라도 잘 되어있고 IT사용률도 높아서 별 문제가 없었답니다. 시작은 이베이 같은 경매 중개 서비스였구요. 자동차와 부동산 중개로도 확대를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로도 진출을 했고, 2012년에는 모바일 앱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에서 개인간 중개 서비스는 그리 큰 시장은 아닙니다. 진짜 큰 시장은 B2C, 즉 소매업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시장입니다. 한국도 미국도 마찬가지죠. 수크닷컴은 과감하게 B2C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경매와 상품광고는 운영하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매출 80%가 경매와 상품광고에서 나왔다던데, 미래를 보고 아주 과감한 결단을 내린거죠. 경매 사이트를 폐쇄했더니 하루아침에 매출 대부분이 날라갔지만, B2C거래가 늘어나서 6개월만에 모두 회복했답니다. 그리고 매분기 두배씩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동지역 소매업자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당신들 얼마나 사업을 심각하게 하고 있냐’고 묻더랍니다. 그게 뭔소리냐고 되물었더니, 자기가 연봉 1억 이상 버는 석유 엔지니어인데, 그냥 부업으로 수크닷컴에 수입산 시계를 팔기 시작했더니 너무 잘팔려서 회사를 그만두고 이걸 본업으로 할까 말까 고민 중이라는 겁니다. 그 얘를 듣고 씨이오 모차와가 크게 깨달았죠. 역시 B2C가 답이구나! 하고요. 그러면 왜 수크닷컴 외에 아랍권에 B2C쇼핑몰이 잘 되고 있지 않았을까요? 다 이유가 있죠. 일단 두바이 같은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면 아랍권 대부분에서 신용카드 사용률이 아주 낮았습니다. 신용카드는 이자를 내고 빚을 져서 미리 돈을 당겨쓰는 거잖아요? 이슬람 율법에 맞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서 신용카드 사용률이 아주 낮습니다. 해결책은 현금과 모바일이었습니다. 아랍권지역은 유선인터넷망이 부실하기 때문에 대부분 모바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데요, 그래서 배송기사들이 구매자의 위치를 핸드폰으로 추적하게 하는 겁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구매자가 있는 위치까지 가서 직접 물건을 전달하고 현금으로 대금을 받아옵니다. 이런 후불제 판매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리스크가 있기 마련입니다. 배송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웠습니다. 소비자가 수크닷컴에서 물건을 많이 살수록 현금 구매 한도가 높아지는겁니다. 즉 사이트 자체적으로 이용자 신용 시스템을 구축을 했습니다. 결국 수크닷컴은 거의 모든 시스템을 모바일 위주로 구축을 했고요, 아랍지역의 특성에 맞는 결제와 운송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배송 플랫폼은 아예 자회사로 분리해서 다른 업체들의 일감까지 맡고 있고요. 신용카드도 안 쓰고, 은행망도 부실하고, 배달사고도 많은 지역에서 어떻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느냐 싶겠지만, 역시 궁하면 통한다고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어디든 열려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도전과 제약조건이 있다면 나뿐만 아니라 경쟁자에게도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겠죠. 남보다 좀 더 절박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아낸다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상 중동의 아마존, 수크닷컴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