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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영업을 잘하는 회사의 특징
2017-11-23 | 김남국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남국입니다. 비즈니스를 전장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마도 전장과 같은 비즈니스에서도 최전선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바로 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B2B영업은 특히 치열한 격전이 치러지는 현장입니다. 영업 전문가인 스티브 마틴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최근 B2B영업 현장에서 실제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탐구하기 위해 230명의 기업 구매 담당자들에게 76개 항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현장 영업에서 참고할 만한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해드립니다. 우선 업계 선두 대비 품질과 가격의 수준을 전략적으로 맞춰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선두주자가 존재합니다. 1등 업체의 위력은 막강합니다. 마케팅 파워에 시장 지배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업계 1위 업체와 입찰 경쟁을 하게 되면 큰 부담을 갖게 되는데요, 그렇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업계 1위 브랜드를 주로 선호한다는 응답이 33%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최고 브랜드의 85%정도 기능을 하지만 비용은 80% 정도인 브랜드를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즉, 1등 브랜드에 비해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LG하우시스 민경집 부사장은 동아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성장 시대, 그리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에는 같은 가격대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제품보다, 유사한 성능이면서 가격이 싼 제품을 찾는 수요가 훨씬 커진다는 설명입니다. 민 부사장은 그래서 90%성능에 70%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능은 최고급 사양에 비해 다소 못 미치지만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성공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민 부사장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공 가죽 시트 사례를 제시합니다. 천연 가죽을 사용하던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 격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천연 가죽보다는 조금 성능이 떨어지지만 여러 기술혁신으로 때가 잘 타지 않고 내구성을 크게 높였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인조가죽을 대거 구매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마틴 교수 조사결과, 성능이 1등 제품 대비 75%정도 떨어지지만 가격은 60%인 제품을 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쳤다고 합니다. 1등 제품 대비 90%에 육박하는 품질을 갖추되 가격은 70~80%정도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둘째,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언제나 1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B2B제품의 구매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집단적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통념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드러난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부분 조직에서 거의 항상, 한 사람이 자신의 뜻에 맞게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답변을 한 응답자가 무려 90%에 달했습니다. 기업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집단적으로 이뤄질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단 한 사람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큰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구매 결정을 내리는 팀의 구성원 전체를 상대로 설득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명이 누구인지를 판별해서 이 사람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업종별로 어떤 유형의 영업사원이 더 잘 물건을 파는지에 대해서도 힌트를 제공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소개됐습니다. 가격과 성능이 거의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3가지 유형의 영업사원 중에 누구를 선택하겠냐고 물었더니 업종별로 다른 답변이 나왔습니다. 영업사원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첫째는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친화력이 떨어지는 유형입니다. 둘째는 전문성과 친화력을 모두 가진 영업사원입니다. 셋째는 전문성이 떨어지지만 친화력이 높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전문성, 친화력을 모두 가진 사람이 가장 많은 선택을 많이 받았지만, 업종별로는 조금 다른 시사점이 나왔다고 합니다. 미디어나 패션 등 유행에 민감한 업종에서는 전문성보다 친화력이 뛰어난 영업사원을 더 선호했다고 합니다. 또 제조 및 의료업계에서는 친화력이 부족해도 전문성을 가진 영업사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영업의 성공 방정식은 복잡하고도 미묘합니다. 스티브 마틴 교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더 강한 영업력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가격에 높은 성능보다는, 다소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낮은 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 기업 구매 의사결정자는 사실상 한 명이라는 사실, 또 업종별로 선호하는 영업직원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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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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