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um > 운영/재무
온라인 상품평에 보상하면 역효과 난다
2017-12-04 | 김정원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댓글보고 구매했는데 망했어.”여러분 중에는 온라인 쇼핑을 한 후에 이런 말을 실제로 했거나, 들어보신 분 계실겁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가격입니다. 싸고 품질도 좋은 가성비가 최고죠. 하지만 요즘은 가격과 함께 상품평, 일명 리뷰 댓글을 보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 여부를 결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분유나 장난감 같은 아동용품과 해외여행 패키지를 구매하기 전에는 가격만큼이나 웹사이트에 리뷰 댓글을 더 꼼꼼히 챙겨보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대다수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사용자 후기를 더욱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온라인 댓글이 사업적 이익을 위해 거짓으로 작성됐거나 의도적으로 조작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정말 최고의 맛집이라는 댓글을 보고 찾아갔다가 크게 실망하신 분들도 적지 않으실 겁니다. 이처럼 크라우드 소싱을 통한 소비자 후기는 언제나 의도적인 조작의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자기 레스토랑에 대해 긍정적인 후기를 올린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줍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은 소액이지만 직접 현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후기에 직간접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기업의 행위. 결과가 좋을까요? 나쁠까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소개된 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후기 한 건당 약 25센트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중국계 회사의 사례인데요,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놀랍게도 포인트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한 바로 다음달 소비자들의 후기 작성 건수가 30%가 감소했습니다. 또,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하는 회원일수록 보상 프로그램에 참여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진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순수한 제품 서비스 평가 행위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혹은 이와 관련한 비난과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온라인 댓글 작성에 관여하기 위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개입할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는 대목입니다. 옐프(YELP.COM)는 미국 여러 도시의 식당, 백화점, 병원들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 있는 사이트인데요. 실제로, 이 사이트에 Write a review라는 빨간 버튼을 누르면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여기에 댓글을 남기는 대가로 공짜로 주는 무언가를 받았다면 리뷰를 쓰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노출됩니다. 실제로 최근 많은 기업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끌어모은 ‘가짜 좋아요’를 차단하기 위해 코넬대 연구팀이 개발한 ‘리뷰 스켑틱’이라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유명 여행사이트‘트립어드바이저’의 온라인 회원들은 더 적극적인데요. 영수증이 없으면 댓글도 없다라는 캠페인을 자발적으로 펼쳐서 가짜 댓글, 조작된 후기 리뷰를 자체적으로 없애고 있습니다. 기업이 이런 소비자들의 온라인 리뷰 내용에 진정성을 더하고 더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CANDOR와 FUN이라는 키워드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솔직함과 재미라는 소비자들의 활동에 요소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의 사례는 흥미롭습니다. 쿠팡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댓글 활동에 솔직함과 재미의 요소를 동시에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쿠팡의 리뷰 시스템은 단점도 볼 수 있는 솔직함으로 유명합니다. 부정적인 상품평이 있더라도 기업 관리팀이 이를 삭제하거나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으로 조작하는 행위를 일절 차단시켰습니다. 오히려, 긍정상품평 베스트, 비판상품평 베스트라는 내용으로 ‘리뷰어 신뢰도’라는 시스템을 적용해 좋든 나쁘든 인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품평을 사전에 걸러냅니다. 이런 쿠팡의 노력으로 정확한 상품 정보를 더 믿고 구매에 참여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리뷰어 랭킹이라는 시스템도 재미있습니다. 다른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글을 쓴 리뷰어들의 순위를 매겨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공개합니다. 순위에 오른 고객들은 자신들의 순수하고 진정성있는 온라인 활동에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리뷰 활동에 게임적 요소를 도입해서 순위의 등락에 따른 즐거움을 느끼게 해 리뷰 퀄리티를 높인 사례입니다. 어느 대학에서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는 교수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리뷰는 온라인 집단지성을 통한 체계적 검증으로 소비자에게 기업이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하지만 리뷰의 신뢰도를 관리하는 데 실패한다면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해 오히려 기업의 평판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이죠. 세 단어가 귀에 들어옵니다. 기업, 소비자 그리고 신뢰. 감사합니다.

내용 모두 펼치기
HBR Premium은 유료 서비스입니다.
10인의 디렉터가 쉽게 설명해주는 HBR Premium!
HBR Premium을 구독하고 디지털 서비스까지 이용하세요!
프리미엄신청
김정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매니저
관련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