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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눈 딱 감고 높게 불러라
2018-01-01 | 김현진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김현진입니다. 먼저 도발적인 질문 하나로 오늘 강의를 시작할까합니다. 혹시 본인의 시간 당 몸값이 어떻게 되시나요.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굳이 따져보지 않으셨을 수 있겠지만 프리랜서나 1인 기업가, 독립적으로 일하는 컨설턴트나 법조인처럼 시간과 전문성을 바로 금액으로 따져 청구하게 되는 직업을 갖고 계시다면 늘 고민하시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또 거꾸로 이런 분들에게 용역을 맡기는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도리 클락 미국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스스로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 상대방에게 말할 때 일단 ‘비싸게 부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늘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클락 교수의 ‘고객에게 더 비싼 가격을 청구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자신의 몸값을 부를 때 이런 점들이 고민이겠죠. 가격을 너무 높이 부른 탓에 아예 거래를 끊어버리면 어떨까하는. 하지만 너무 낮게 부른다면 나중에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내게 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이 아티클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가격은 결국 ‘공정하게’ 청구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장기 가치를 창출하는 옳은 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청구할 때 다음 네 가지를 염두에 두면 어떨까 합니다. 첫째,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계약을 하는 상대편에 오히려 ‘나쁜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생명과학 관련 NGO가 연례행사를 앞두고, 기조 연설을 해 줄 유명인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3만 달러의 예산이 책정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단체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책의 작가이자,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박사에, 언론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던 한 작가를 떠올렸습니다. 실무자는 이 사람에게 연락을 하면서도, ‘겨우 3만 달러에 오려고 할까’ 걱정했죠.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이 작가가 부른 가격이 얼마였는지 아세요? 바로 책정된 예산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3000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예산을 이렇게 줄일 수 있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의 실무자는 기쁘지 않았습니다. 막상 생각보다 너무 적은 가격을 부르자, ‘이 작가가 무대 경험이 없는 초짜 연설가가 아닐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초청 비용을 줄였다 해서 개인적으로 특별히 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연사를 잘못 뽑아 행사를 망치게 됐을 때 자신이 조직 내에서 입을 피해입니다. 클락 교수는 이 사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가격은 결국 품질에 대한 상징이라고. 명품 핸드백이나 럭셔리 세단의 높은 가격은 품질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겠죠. 따라서 당신이 너무 낮은 가격을 부르면, 그건 당신의 가치를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거나, 아예 가치가 없다는 신호를 준다는 것이 클락 교수의 주장입니다. 어느 쪽이든 잠재 고객들은 앞으로 당신을 부르는 것을 꺼림직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명심해야 할 점은 ‘믿을 만한 동료그룹 네트워크를 구축하라’입니다. 구매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준 가격을 공개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야만 정보 확보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먼저 숫자를 공개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죠. 이런 경우, 해결책은 믿을 만한 동료그룹 네트워크를 개발해 시세와 조건에 대한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받는 것입니다. 자신의 보수를 높게 부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면 특이 유용한 조언입니다. 즉 자신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도 어느 수준까지는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협상에 임할 때 훨씬 마음이 편하겠죠. 또 아주 나중에야, 혹시 잘못된 협상으로 자신이 시세보다 훨씬 싼 터무니없는 가격에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받게 될 상실감과 충격도 사전에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명심해야 할 점은 ‘가격 협상도 연습하라’는 것입니다. ‘코칭 해빗(Coaching Habit)'의 저자이자 교육 훈련 회사를 운영 중인 마이클 번게이 스테이너는 사업 초기에, 한 시간짜리 방문 교육을 한 달에 네 번 제공하는 데 대한 월 서비스 금액을 200달러로 책정했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에 일은 많다보니 몸과 마음이 다 지치고 말았고, 완전히 탈진하기 전에 수수료를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이미 해당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에게 수수료 인상 소식을 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죠. 스테이너는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스테이너는 ‘말하기 무서울 정도 가격을 생각하고, 거기 10%를 더한 가격이 당신 시세’라고 말한 누군가의 얘기를 떠올렸습니다. 즉, “Fear plus 10 percent"입니다. 예컨대 자신이 최대한 부를 수 있는 가격이 1000달러라고 하면 거기에 10%를 더해 1100달러를 지르는 겁니다. 스테이너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거울 앞에 서서 스무 번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당당하게 1100달러를 요구하는 연습을 한 겁니다. 연습까지 했을 정도니 스테이너는 내성적이거나, 상대방에 불리한 소식을 전하기 어려워하는 다소 소심한 성격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실제 그 효과는 컸습니다. 계속 말하다보니 당당히 주장하는 금액을 내세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 전략은 시장 수요를 천천히 테스트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전략은 급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해당되지 않습니다. 급여는 한번 정해지만 해당 고용주와 일하는 동안에는 고정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여러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는 것이라면 가격 실험을 해 볼 수 있다고 클락 교수는 주장합니다. 즉 처음엔, 경험이 부족해서 수수료를 적게 받았더라도 그 다음 고객, 그리고 그 다음 고객에게는 점진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불러 고객이 저항하는 가격을 실험해보는 겁니다. 이른바 프로페셔널들은 보수를 결정할 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습니다. 심지어 ‘내 상품과 서비스가 가치가 있나’ 반성하거나 의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심해진 마음으로 우리는 스스로 보수를 낮춰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게 아니고, 시장 상황상 적정한 정도면 가격을 스스로 낮추는 것은 큰 실수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앞에서 함께 봤던 크루즈 사례처럼, 가격은 품질을 반영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클락 교수는 이렇게까지 주장합니다. ‘스스로 능력이 충분하다고 믿는다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라. 결국은 받게 될 것이며, 또 더 존중받게 될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스로 수수료를 책정하는 분들이라면 꼭 명심해야할 교훈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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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HBR Kor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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