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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증강현실
2018-02-06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오늘은 최근 HBR에 실린 증강현실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한 회사의 증강현실 체험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인터뷰인데요, ABB라는 스위스 거대 에너지 기술기업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 귀도 주레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ABB라는 회사는 증강현실을 도대체 어디에 쓰고 있을까요? 귀도 주레는 우선 숙련 인력의 고령화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증강현실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석유와 가스 업계는 1960년대, 1970년대에 대규모로 고용을 늘린 이후에 소강상태에 오랜 기간 머물렀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수많은 고령인력이 은퇴하고 있고, 그들이 가진 기술과 지식도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증강현실을 통해 소수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미숙련 엔지니어가 설비를 관리하고 유지 보수하는 걸 쉽게 알려주고 도와줄 수 있다는 겁니다. ABB같은 경우 수많은 기계가 외딴 지역에 있는데, 현장에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하고도 이 기계들을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운영하고 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귀도 주레는 최근 ABB가 해양사업부문에서 증강현실을 실험하고 있는 사례를 들려줍니다.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구글 자율주행차의 선박 버전인 자율운항선박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호수 위를 다니는 작은 자율운항 페리부터 시작할 것이고, 그러다 규모가 커지면 결국 컨테이너선에까지 도입한다는 겁니다. 선장이 육지에 있고 증강현실로 선박에서 경치를 바라보며 선박의 속도, 항로, 원격 측정 데이터 등 상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거죠. 이 경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합해야 합니다. 가상현실은 선박에서 보는 풍경을 구현하고, 증강현실은 풍경 위에 실시간 원격 측정 정보를 입힌다는 겁니다. 센서가 기관실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선박에서 증강현실 정보가 겹쳐진 가상 기관실로 순간이동 해 그 안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러면 선박에 배치할 상시 인원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안전의 확보, 인력의 효율적 인원, 효과적 선박관리 모든 것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위험한 현장, 즉 사람이 다치거나 장비가 망가졌을 때 치러야할 비용이 큰 경우에 이 증강현실은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정유공장, 화학공장, 건설 현장, 광산 같은 곳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중이고 상당부문 상용화가 됐다고 하는데요, 실제 다른 기업에서도 증강현실은 엄청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AS와 수리에서도 증강현실은 엄청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까 귀도 주레 인터뷰에서도 잠시 언급이 됐지만, 실제 유럽 통신사업자 KPN의 경우도 엔지니어들은 원격으로 혹은 현장에서 직접 수리를 하는데, 증강현실 스마트 안경으로 특정 제품의 정비이력, 진단 내용, 위치기반 정보 계기판 등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서비스팀 전체 비용이 11% 절감됐고, 작업오류는 17% 낮췄다고 합니다. 제록스도 현장 엔지니어에게 증강현실을 활용해 수리를 하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다시 귀도 주레 인터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주레는 증강현실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줍니다. 첫째, 아직 증강현실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은 제품을 디지털 형식으로 설계하고 구축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디지털 모델이 있어야만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둘째, 증강현실이 회사의 운영이나 서비스에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딘지 파악해야 합니다. 작업의 위험성, 원격성, 복잡성을 기준으로 생각해보길 추천한다고 합니다. 이용하기 쉬운 단순학 기계에 증강현실을 적용해놓고 뭔가 혁신한 것처럼 착각하는 건 안된다는 거지요.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부터 구축하기보다 기존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회사의 정비 서비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고객에게 개선된 버전을 이용해보도록 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만약 자신의 회사와 경쟁사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고객이 자기 일을 할 때도 이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콤포넌트를 제공하라는 조언도 합니다. 그러면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여러분 회사를 차별화 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가상현실 그리고 오늘 한참 얘기한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 경영현장과 삶 속에 깊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운영프로세스 혁신, 마케팅 방법론 혁신, 서비스 관리 혁신에서 앞으로 정말 중요한 파트를 차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비용절감, 프로세스 혁신, 마케팅 혁신 등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증강현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아마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성공을 거둘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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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연 -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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