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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예방법_똑순이 지은 씨는 왜 승진을 못했을까 ?
2018-06-01 | 이미영 에디터

지은 씨는 올해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일합니다. 평소 빈틈없게 일처리를 하고, 뛰어난 영업실적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은 씨에겐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좋은 결과를 내도 이상하게 승진이 잘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참다못한 지은 씨는 상사를 찾아가 승진이 늦어지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상사는 뜻밖에도 그녀가 능력 있는 사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이유였습니다. 다른 직원들과 임원들이 ‘지은 씨의 속을 잘 모르겠다’ ‘우리 조직과 핏이 안 맞는 것 같다’고 한다는 거죠. 그랬습니다. 지은 씨는 유독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회사 행사나 회식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그와 친하게 지내는 동료 한 명이 없었으니까요. 알고 보니, 지은 씨는 부서에서 유일한 여자 직원이었고 아이가 있는 워킹맘이었습니다. 투자은행의 동료들은 대부분 젊고 공격적인 성격의 남성이었습니다. 이들과는 자신의 가정생활이나 시댁과의 관계, 육아의 어려움과 같이 일상적인 대화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동료들과 사적으로 교감하는 포인트가 없다보니 형식적으로 사람을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지은 씨의 행동은 동료들과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혹여나 제가 한 얘기가 약점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까봐 걱정이 됐어요” 지은 씨의 고백입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들에게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을 이야기해봤자 결국 자신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거죠. 동료 역시 승진에 있어서는 잠재적 경쟁자니까요. 지은 씨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소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 동료에 대한 불신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만약 국적이나 인종이 다르거나 신체 장애가 있는 사람일 경우, 소수자로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더 심하겠죠? 성적 소수자, 인종 소수자 등 다양한 소수자가 존재하는 미국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 전문가인 캐서린 필립스 컬럼비아경영대학원 교수는 조직 내 소수자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감이 본인의 커리어에도 악영향을 주지만 조직 전체의 팀워크를 망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조직 내 소수자들이 보다 마음을 열고 다른 동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필립스 교수가 HBR에서 몇 가지 팁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회식이나 각종 사내 행사를 통해 소수자들이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소규모 모임보단, 다소 격식이 있는, 대규모 모임이 좋습니다. 소규모 모임일수록 개개인의 사생활에 화제가 집중되기 마련이죠. 지은씨와 같은 외톨이는 이런 상황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차라리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가 덜 부담스럽습니다. 대학시절에 1대 1 소개팅을 하는 것보다 5대 5 미팅을 하는 것이 덜 부담스러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의사소통에 대한 각자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사회자를 두고 그에게 참가자 소개를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개인의 사생활을 묻는 것보다, 조언을 구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화법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봤냐, 라고 묻는 것 보다 “요즘 드라마나 미드 재밌는 거 뭐 있나요? 추천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열린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소한 차이 같지만 사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다 보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고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 당사자에겐 괴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사의 멘토십과 피드백도 중요합니다. 사소한 조언이 직원의 태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지은 씨는 용감하게 상사에게 질문을 던졌고, 상사는 지은 씨에게 인간관계가 문제라고 말해줬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리자들이 부하직원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관리자의 성과평가에 넣어주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 어떠신가요. 조직원들이 서로 믿을 수 있을 때 최고의 팀워크가 나오죠. 혹시 우리 팀 내에 소외되고 있는 동료가 있나요? 혹은 내가 바로 그 외톨이인 것 같나요? 그렇다면 HBR에서 필립스 교수가 알려준 방법을 한번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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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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