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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애자일해질 수 있다고? ING의 조직혁신
2018-06-15 | 고승연 에디터

안녕하세요, 고승연입니다. 여러분 요새 ‘애자일’이라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애자일 방법론은 IT 업계에서 대두된 ‘새로운 일하는 방식’ 이었는데요, 이제 전략과 혁신 그리고 HR 전반의 방법론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는 조직관리에 있어서의 애자일 문제를 다뤘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글로벌 금융기업 ING의 애자일 도입 사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기업은 왠지 그냥 ‘애자일’한 조직문화를 갖고 말 그대로 빠르게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며 유연하게 고치고 최대한 빨리 학습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다루는 금융권에서는 왠지 그러면 안 될 거 같습니다. 금?떡? 금융기업 이라고 하면 보통 딱딱한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편견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죠. 예전에 창구를 찾아가 손으로 무엇인가를 써서 진행하던 은행 업무의 상당수를 이제 우리는 그냥 모바일로 해결합니다. 모바일 기기는 컴퓨터와 달리 ‘개인화된 기기’이기에 인증절차가 좀 더 편하고 그래서 금융업무에 더 잘 맞습니다. 원터치로 주식을 사고팔고 계좌이체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금융만큼 4차산업혁명시대 최첨단 기술과 밀접한 분야도 흔치 않습니다. 금융기업이 그래서 더욱 애자일 해져야하는 지도 모릅니다. ING는 현재 소매금융 업무의 60%가 모바일 앱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현실, 고객들이 퇴근길 기차 안에서 대출거래를 시작하면 그날 밤 데스크톱으로 집에서 결정을 내리고 실제 업무가 처리되길 원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직을 가장 빠르고 민첩한 ‘애자일 조직’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본사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 이 ‘애자일 조직’전환은 독일 등 유럽 각지를 거쳐 곧 한국지사에서도 본격 도입될 예정입니다. 우선 이 그림을 한번 보시죠. ING는 현재 각 국가의 지사 조직을 위계형 피라미드 조직, 전형적인 분과조직에서 이와 같은(뒤를 가리키며) 트라이브/스쿼드/챕터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유동적인 애자일 조직입니다. 네덜란드에 처음 도입된 사례 위주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트라이브는 부족이라는 뜻이죠. 주택담보대출, 증권, 개인 뱅킹 등 특정 영역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13개 트라이브가 만들어졌는데요, 각 트라이브에는 150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이 체계 바깥의 영업, 서비스, 지원조직들은 트라이브와 협업관계에 있습니다. 각 트라이브에는 업무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예산을 할당하고 트라이브가 안팎으로 지식과 통찰을 공유하도록 책임지는 리드가 한 명 있습니다. 리드는 마구 다 결정하고 지시를 내리는 사람은 물론 아닙니다. 트라이브 리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9인의 자율적 스쿼드를 조직합니다. 스쿼드는 분야간 경계를 가로지르는 조직인데요, 대개 마케팅 전문가, 데이터분석가, UX디자이너 등이 참여하게 됩니다. 스쿼드 구성원 중 한 명은 역시나 책임을 지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를 ‘제품 책임자’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챕터는 데이터 애널리틱스나 시스템 프로세스처럼 같은 분야에 속하면서도 여러 스쿼드에 흩어져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데이터 사이언스팀’에 모여있던 이들이 애자일 조직에서는 각 스쿼드로 분산 배치돼 있고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결되면 챕터 소속으로만 돌아와있다가 신규 스쿼드에 다시 배치되는 방식입니다. TF와 매트릭스 조직 등 기존에 해왔던 모든 실험의 장단점을 조합해 ING 방식으로 다시 엮어낸 애자일 조직 방법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애자일 조직으로 개편한 뒤, 이런 방법을 도입한 뒤에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도입 2년이 지나자, 고객만족도와 직원참여도가 모두 향상됐고요, 신제품 판매와 마케팅 속도도 전보다 훨씬 빨라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과가 나는 걸 보면서 ING는 이 새로운 업무 방식을 네덜란드 이외 지역 약 4만 명 직원에게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 동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ING에서 실험한 것을 그대로 본인 회사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도 안되지요. 하지만 보수적이고 딱딱해 보이는, 전통적인 느낌의 ‘금융권’에서도 이렇게 과감하게 시도를 했고 성과를 냈다는 것, 애자일은 이런 방식으로 조직에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겁니다. 애자일 조직 방법론을 도입하는 것, 인사관리 전반을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HBR에서는 재무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팁을 알려주는데요, 그걸 알려드리면서 오늘 동영상 강좌를 마치겠습니다. 첫째, 일찍부터 변화에 협조적이었던 사람에게 집중합니다. 둘째, 작고 안정적이고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팀을 우선 꾸리고, 각 팀이 업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지도록 합니다. 셋째, 애자일 방식으로 모든 직급의 리더들을 빨리 훈련시키고 자율적으로 관리되도록 전폭 지원합니다. 넷째, ‘감시와 지시’를 하지 말고 ‘코칭’의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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