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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의 성공을 위한 2가지 열쇠
2015-10-14 | 이방실 에디터

여러분은 쥐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시나요? 대개 음식물 쓰레기나 뒤지고 전염병이나 옮기는 ‘비호감’ 이미지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쥐도 쥐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보다 큰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바로 ‘아프리카산 큰주머니쥐’인데요, 이 쥐들은 훈련만 잘 시키면 땅속에 묻혀있는 지뢰도 귀신같이 찾아낸다고 합니다. 지뢰 제거에 쥐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아포포(APOPO)에서 시작됐습니다. 아포포는 큰주머니쥐들의 후각이 매우 뛰어나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체중도 가벼워 지뢰를 밟아도 터질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지뢰 탐지에 제격이라고 판단한 이윱니다. 현재 아포포의 아이디어는 모잠비크처럼 오랜 내전으로 국토 곳곳이 지뢰밭인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실행 중에 있습니다. HBR에서는 아포포 사례야말로 사회적 기업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시사점이 담겨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뢰 제거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 즉 지뢰 탐지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아프리카에선 주로 개를 투입해 지뢰 제거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탐색견 대신 전문 장비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장비들은 너무 비싸서 엄두조차 내기 힘들었으니까요. 그렇다고 탐색견을 활용하는 방법이 완벽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나름의 문제가 많았는데, 기껏 훈련시켜 놓은 개들이 지뢰를 탐색하다 지뢰를 밟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는 게 대표적인 골칫거리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포포의 솔루션은 획기적인 대안이었습니다. 후각은 개보다 월등한데 관리 비용은 훨씬 적게 들어가니까요. 개는 한 사람이 여러 마리를 관리하기 힘들지만, 쥐는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임무 수행 중 죽을 위험도 거의 없으니 금상첨화지요. 이렇게 아포포는 쥐를 활용해 지뢰를 탐지해 내는 핵심 기술을 진일보 시켰습니다. 그것도 고가의 전문장비가 아니라 저비용 기술을 활용해서 말이지요. HBR은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빈곤 퇴치, 환경 보호 등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빠듯한 재정 문제 역시 극복해야만 기업 활동을 계속 영위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아포포 사례에서처럼 핵심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가는 길이 기술 발전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 활동과 관련된 경제 주체들의 역학 구도에 변화를 주는 것도 또 다른 방법입니다. 2014년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카일라시 사티아르티는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아동 인권 운동에 투신했습니다. 초기에 그는 아동 착취를 일삼는 기업 각각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런 방법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한 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또 다른 기업에서 제2, 제3의 피해자들이 계속 나타나는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사티아르티는 발상을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을 아동 노동 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자로 끌어들여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바로 ‘러그 마크 인증제’입니다. 이 제도는 14세 이하 아동을 고용하지 않고 최저 임금을 보장하는 업체에만 공정무역 제품 인증을 해 주는 것입니다. 러그 마크를 통해 사티아르티는 사람들에게 아동 노동 착취의 실태를 알리고 노예 노동으로 만들어진 카펫 구입을 소비자들이 거부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 수많은 아이들을 노예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기존 경제 주체의 역학관계에 변화를 주는 것, 또 핵심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최소 비용으로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 교훈이 비단 사회적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 모두가 고민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의 가치창출 방법보다 획기적으로 저렴하고 효과가 큰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회적 역학관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우호적 사업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 모두 민간 기업이 혁신형 사회적 기업에게 배워야 할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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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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