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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커넥티드 제품들은 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2
2015-12-10 | 김남국 에디터

안녕하세요, 김남국입니다. 경영학계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소프트웨어업체 PTC의 제임스 해플만 회장이 공동 집필한 2015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논문은 사물인터넷 시대에 전통적인 제조업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는데요,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포터 교수의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항공기 엔진을 제작해 단순히 판매만 하던 방식으로 회사가 운영됐다면, 이제 사물인터넷(IoT) 시대, 포터 교수의 용어대로 하면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는 엔진에 센서를 달아 실제 항공기 운항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전에 고장 위험을 탐지할 뿐만 아니라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엔진을 일시에 판매하는 게 아니라 주행거리에 따라 임대료를 받거나 연료비 절감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사업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전통적인 조직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포터와 해플만은 세 가지 조직의 신설을 제안합니다. 그 중 하나는 통합 데이터 조직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엔진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 있는 시사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고, 최고데이터책임자(CDO)자 자리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 조직구조에서 여러 부서가 쪼개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체계로는 IoT시대의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산업사회에서는 매출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IoT시대에는 매출 못지않게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이경전 경희대 교수의 지적과 일맥상통합니다. 또 포터 교수는 개발·운영부서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건을 한 번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전담할 부서를 만들어야 하고 이 부서에는 연구개발, IT,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부서원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포터와 해플만의 논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름도 특이한 ‘고객 성공 관리’부서의 신설입니다. 이 부서의 역할은 기존 영업조직에서 판매를 하고 난 뒤부터 시작됩니다. 기존 조직에서는 보통 고객들의 불만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거나 콜센터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IoT 시대에는 이런 방식으로 불만을 수집했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기에 이미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시간으로 고객 불만을 파악하거나 선제적으로 고객 불만의 소지를 미연에 막는 경쟁자에게 시장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품을 팔고 난 후 고개성공관리부서는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제품이 가진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특히 IoT제품은 그 자체가 고객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가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의 역할을 합니다. 실제 고객이 어떻게 제품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이미 만들어 운영하고 합니다. 이제 모든 제조업체가 소프트웨어 업체처럼 고객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포터 교수는 3가지 조직의 신설 외에 IT와 R&D부서의 협업도 제안합니다. 지금까지 IT와 R&D부서는 사실 거의 교류가 없거나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비판하는 등 사이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부서였습니다. 하지만 IoT시대에 신제품을 개발하려면 항공기 엔진 사례에서 보듯, 엔진 기술 외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역량을 가진 IT부서원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거나, 아예 R&D 부서 내에 IT팀을 두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포터 교수의 주장입니다. 물론 이런 조직의 변화를 당장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기존 제품 판매 모델과 IoT모델이 당분간 공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도기적으로 IoT신사업을 담당할 독립적 사업부를 설립하거나, 혁신센터 같은 조직을 만들어 IoT 사업과 관련한 전문적인 정보를 개별 사업부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라면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거나 전문 인력을 채용해서 IoT 관련 전문성도 확보해야 합니다.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은 역사상 최초로 제조기업들의 조직에 진정한 단절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변함없던 조직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을 시작했다” 포터 교수의 통찰입니다. 이미 GE같은 거대 제조업체는 5년 안에 세계 10대 소프트웨어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고객 성공 관리 부서 등 새로운 조직의 신설과 IT와 R&D조직의 협업 등 포터 교수가 제시한 방향을 주목하며 우리 조직의 구조를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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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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