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김정원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새로운 직장 동료 한 명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이 친구는 여러분의 업무 가운데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들만 맡아 깔끔하게 처리해줍니다. 덕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여러분은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 제조업 현장에서는 위험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해주기 때문에 작업 중에 여러분이 다칠 염려나 사고의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게다가 아주 똑똑하고 협조적이기까지 하지요.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동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동료의 정체는 바로 사람이 아닌 로봇입니다. 전세계 산업 특히 제조업의 흐름이 생산자동화로 변화하면서,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적응형 로봇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매사츄세츠공과대학 부교수이자 로봇 연구 책임자인 쥴리 샤(JULIE Shah)의 글에 적응형 로봇을 제조 현장에 활용할 때 도움이 되실만한 내용이 있어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이미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이 작업의 상당 부분을 감당해주고 있었습니다. 로봇이 가진 속도와 일정한 힘,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에 싫증을 내지 않는다는 고유의 특성이 아주 큰 매력이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의 산업용 로봇은 너무 크고 가격도 매우 비쌀 뿐 아니라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기에는 위험하기까지 해서 중소기업들이 선뜻 도입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샤 교수가 소개한 ‘더 똑똑하고 더 작고 더 안전한’ 이른바 적응형 자동화 로봇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적응형 자동화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과 어울려서’ 일을 잘한다는 겁니다. 이전 세대의 로봇에 비해 훨씬 협력적이지요. 그래서, 덴마크에 있는 유니버셜 로봇이라는 회사는 이를 ‘협업로봇’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봇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벽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충돌 감지 시스템과 비슷한 센서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옛날처럼 로봇 팔에 부딪혀서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일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덕분에 이런 적응형 로봇들은 사람 사이를 좀 더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안전하게 일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적응형 로봇으로 인해 생산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요한 장점 3가지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이전보다 로봇이 안전해지면서 로봇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샤 교수가 소개한 한 조사에서는 작업자들이 적응형 로봇과 일할 때 더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며 ‘팀 동료로서 만족한다’고까지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적응형 로봇이 기계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 로봇은 생색나지 않는 업무를 빠르게 처리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고정된 로봇에게 단순 업무 보조를 받았을 때보다 부가가치가 적은 작업을 로봇에게 직접 수행하게 했을 때 업무를 25% 정도 더 빨리 완수했습니다. 부가가치가 적은 작업에서 절약되는 시간이 단 몇 초라하더라도 그것이 누적되면 그 시간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로봇이 생색나지 않는 업무를 처리해주는 것의 의미는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3만 달러에 팔리는 자동차를 한 달에 2만 대 생산하는 공장이 6시간씩 2교대로 운영된다면 시간당 매출은 170만 달러입니다. 매 시간 부가가치가 적은 작업에 12분이 소요된다면 25%의 업무 시간 절약을 감안할 때 적응형 로봇을 투입하면 이 일에 9분 정도만 소요가 되고 이렇게 절약된 3분은 잠재적 매출로 8만 3000달러, 하루 기준으로는 대략 1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BMW를 만드는 독일 딩골핑 공장이나 GE항공의 캐나다 브로몽 공장은 로봇을 통해 불필요한 중복 작업을 대부분 없앤 덕분에 브로몽 공장의 경우 생산성이 매년 7%씩 꾸준히 높아지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봇은 생산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노동력이 허비되는 시간을 크게 줄여줍니다. 만약, 건설 현장에서 적응형 로봇을 활용한다면 어떨까요? 건설 자재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로봇과 같이 일한 작업자들의 경우는 10분의 작업시간 동안 다음 작업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평균 6.5초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로봇이라면 건설 자재의 재고가 떨어져서 가져다 달라고 따로 지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44초 동안 다음 작업을 위해 대기를 해야 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즉 적응형 로봇과 함께 일을 했을 때 작업자는 업무를 훨씬 더 생산적으로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적응형 로봇이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들과 함께 작업할 때 이득은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인공지능 엔진으로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들의 고난도 지식을 이식하는 기술이라도 가능하게 된다면 말이죠. 똑똑한 로봇이 바꿀 변화를 상상하시면서 몸담고 계신 작업 현장에도 적응형 로봇과 직원들과의 협력 시스템을 적용해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