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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2016-03-07 | 장재웅 에디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강화유리인 고릴라 글래스 같은 수많은 혁신제품으로 유명한 코닝은 다른 미국 기업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 기업들은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기초연구를 포기했지만, 코닝은 기초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 기업은 생산효율화를 위해 인건비가 싼 해외 개도국에 공장을 운영하거나 저가 생산업체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지만, 코닝은 비싼 땅값과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산을 지속하며 설비투자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코닝은 160년 이상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경영전략 분야의 거장 게리 피사노 하버드대 교수는 HBR 논문을 통해 코닝이 혁신전략을 제대로 실행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혁신에 성공하려면 이처럼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코닝의 핵심 사업모델은 고객사의 혁신 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는 부품을 개발하고 파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고객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변하는지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또 고객사의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됐을 때 이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코닝은 기초연구에 투자를 하고 미국 안에 생산시설을 유지하며 고객 욕구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닝처럼 효과적인 혁신전략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혁신의 종류를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혁신에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사업을 대체하는 온라인 VOD 서비스를 하는 게 대표적인 파괴적 혁신 사례입니다. 둘째, 첨단기술 발달에 토대를 두는 급진적 혁신이 있습니다. 완치율이 매우 높고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를 개발한 게 이런 사례입니다. 셋째, 급진적 신기술을 활용하면서 비즈니스 모델까지 모두 혁신한 아키텍처 혁신도 있습니다. 구글 무인자동차는 신기술을 활용하면서 고객들이 자동차를 사지 않고 임대해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까지 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역량을 조금씩 개선하는 일상적 혁신도 있습니다. 흔히 파괴적이거나 급진적인 혁신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일상적 혁신도 무시해선 안 된다고 피사노 교수는 강조합니다.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을 조금씩 향상시켜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이익을 얻었고 애플도 아이폰 업그레이드로 대부분 이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일상적 혁신은 현금흐름 창출에 매우 중요합니다. 혁신의 종류를 이해했다면, 혁신 종류에 부합하는 실행 전략을 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콘텍트렌즈 회사는 일상적 혁신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료 개발, 즉 급진적 혁신을 적극 추진했는데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기존 부서의 입김이 세서 예산이 대부분 일상적 혁신에만 투자습니다. 또 신재료가 개발되어도 생산부서가 준비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혁신의 종류에 부합하는 실행 전략을 세우지 못한 것이죠. 경영진이 이 문제를 파악하고 급진적 혁신에 부합하는 투자를 늘렸고 생산 부문의 준비를 요구하면서 상황이 개선됐습니다. 또 회사 전체적으로 혁신 종류별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도 구성해야 합니다. 구글이 검색엔진 성능을 개선하는 일상적 혁신 외에 무인자동차 개발 같은 아키텍처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혁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혁신적랸에서 트레이드 오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뭔가를 취하면 뭔가를 잃는 게 있습니다. 트레이드 오프, 즉 상충관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공급자 주도(supply-push), 수요자 견인(demand-pull) 방식 중 어떤 게 더 좋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은 수요자 견인이 좋다고 생각할 겁니다. 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약 수요자가 혁신 의지가 없다면 구조적으로 혁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현재 시장 수요가 없더라도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면 공급자 주도로 개발을 해야 합니다. 실제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가 직접회로를 개발할 때 시장 수요는 전혀 없었지만 워낙 중요한 기술이어서 공급자 주도 방식으로 개발했고 이후 기술 활용법을 고민하다가 전자계산기 등을 만들어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도 했습니다. 혁신의 종류를 구분하고, 적절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혁신 종류별로 그에 부합하는 세부 전략을 수립하는 것, 혁신의 성공에 필수적 조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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