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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혁명
2015-10-14 | 김현진 에디터

3D프린팅이 ‘제3의 산업혁명’이 될 것이라는 말, 들은 적 있으시죠? 모호하게는 알았지만 왠지 먼 미래의 일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 취재차 만난 엔지니어 한 분의 얘기를 듣고 ‘내 얘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이 분은 아내가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욕조 마개와 다섯 살 배기 아들이 좋아하는 피규어 장난감을 3D프린터로 직접 만들어 점수를 제대로 땄다고 자랑했습니다. 저도 뭔가 만들고 싶은 창작용이 타오르면서 3D프린팅 시대가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의 리처드 다베니 교수가 HBR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산업용 3D프린팅 기술은 이미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기 직전 단계에 와 있습니다. 3D프린팅의 능력은 단추나 장난감처럼 사소한 물건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동차, 비행기, 심지어 집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최근 로컬모터스는 로드스터 자동차 한 대를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48시간 만에 생산해냈습니다. 엔진 같은 동력전달장치만 탑재하면 2만 달러에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완성차가 생산된 겁니다. 기존의 대량 생산 방식으로 만드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비용입니다. GE항공사업부는 일부 제트엔진의 연료분사노즐 생산방식에 3D프린팅을 도입해 20개에 달하는 부품을 일체형으로 제작하면서 생산비를 75%나 줄였습니다. 조립 비용이 절감됐기 때문입니다. 3D프린팅, 그 중에서도 소재를 가는 실처럼 뽑아 켜켜이 층을 쌓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적층가공 기술은 혁신적인 변화를 예견하고 있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밀려오는 큰 파도에 안전하게, 그리고 멋지게 타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첫째,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창의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적층가공을 통해 선글라스를 제작한다면, 귀에 걸치는 부분의 유연한 정도나 안경코 부위의 두께 및 재질 등을 소비자 취향과 신체적 특성에 맞춰 완전한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되 강도가 높은 소재를 차용함으로서 자동차 무게는 줄이면서 연비는 높이는 혁신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최적의 제품 공급 프로세스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의 운영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탄소섬유 재료를 3D프린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BMW와 혼다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다양한 교체용 부품들을 각 대리점에서 적층가공 방식으로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본사 인근 공장에서 제조한 뒤 물류 및 통관 비용을 들여 각 국가로 공급하는 대신, 각 대리점에 설치된 3D프린터를 통해 제품을 ‘출력’한다면 물류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확대된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어디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공장에 설치된 프린터가 하루는 자동차 부품, 다음날은 군용장비, 그 다음 날은 장난감을 생산할 수 있다면 당신의 업종은 무엇이라고 규정해야 할까요? 전통적 업종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 속에서 어떤 분야에 투자하고 어떤 분야에서 발을 뺄지를 예민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의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도 경영자의 몫입니다. 미국 보청기 업계가 100% 적층가공 생산방식으로 전환하는데 500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통적 생산방식을 고수했던 기업은 단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급속하게 진화하는 이 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투자를 미루는 것이 현명할지, 또는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다가 떠안을 위험이 클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3D프린팅 도입을 결정했다면, 리스크와 변화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고객일수록 혁신과 유연성의 가치를 인정할 것이기 때문에 최고급 제품부터 3D기술을 적용해 하위 제품으로 서서히 확대하는 방식이나,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 중에서 적층가공으로 전환하기 쉬운 것부터 적용해 나가는 교체 방식 등이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들입니다. 3D프린팅이 주도하는 생산기술의 미래는 인터넷의 파급효과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현명한 비즈니스 리더라면 이 거대한 파도가 우리를 휩쓸어 가기 전, 파도에 현명하게 올라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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