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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공급업체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2016-04-14 | 장재웅 에디터

최근 이른바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갑을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는 쪽이 ‘갑’, 반대쪽이 ‘을’이 됩니다. 과거에는 주로 구매를 하는 쪽이 갑이 되고 판매를 하는 쪽이 을이었지만 최근 이런 힘의 균형이 역전되는, 즉, 공급업체가 더 큰 파워를 갖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힘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지배력이 강한 한 공급업체가 다른 공급업체를 망하게 하거나 흡수합병해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 해당 공급업체는 막강한 파워를 갖게 됩니다. 또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석권해 버리는 공급업체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런 힘의 역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협상력을 잃어버린 구매 기업은 이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HBR은 힘이 강해진 공급업체를 상대로 힘의 균형을 되찾아 오는 4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각 단계는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효과가 커지기도 하지만 위험도 역시 같이 커지는 특징이 있어 다음 단계로 올라갈수록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각 단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공급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인데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 공급자와 동반 진출을 제안하거나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자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방식 등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한 음료 회사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음료회사는 매년 음료 캔 공급업체로부터 가격 인상 압박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거래선을 바꾸고 싶어도 이 캔 공급업체가 캔 생산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경쟁사들보다 가격 경쟁력도 있어 쉽게 바꿀수가 없었죠. 고민하던 음료회사는 신흥시장 진출에서 해결책을 찾습니다. 새롭게 뜨는 거대 신시장에 진출하면서 캔 공급업체에게 신규시장에서 캔 공급업체가 납품하는 캔을 100% 사용하겠다고 제안을 한 것입니다. 캔 업체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음료회사는 이 방법을 활용해 납품가를 10% 낮출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구매방식 변경을 들 수 있습니다. 각 팀별로 진행하던 구매 주문을 하나로 통합해 대량 구매를 통해 구매 단가를 낮추거나 지역별로 공급업체를 일원화하는 일괄주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량 구매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예로 2008년 유럽 ATM시장은 공급업체 네 곳이 과점형태로 장악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은행들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힘의 균형을 맞춰 ATM관련 비용을 25% 줄일 수 있었습니다. 구매하는 양을 줄이는 전략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구매 의존도가 높은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양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대체품이나 저가 제품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도 잃어버린 힘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서류작성 업무가 적었던 한 소매기업은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읽기 전용의 저가 제품으로 교체해 사무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75%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공급자를 발굴하는 방법은 공급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기존 공급자와의 관계가 악화돼 기업이 사업 모델까지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한 방법입니다. 새로운 공급자를 발굴하는 방법으로는 가장 먼저 인접한 시장에 있는 공급자를 불러들이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한 대형 항공사가 미국 여객기 기내식 시장 독점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 기내식 공급업체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킨 것이 좋은 예입니다. 실제 인근 시장의 경쟁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만으로도 기존 공급자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스스로가 공급업자가 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략적 파트너십이나 조인트벤처, M&A를 통해 다른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어 공급자와의 힘 대결을 끝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방안이 실패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강경책’입니다. 구매주문 취소, 향후 거래 보류 등이 방법일 수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 수단은 최후의 보루로서 남겨둬야 합니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섣불리 강경책을 썼다가 오래된 파트너십 관계도 깨지고 자칫 업계에서 안 좋은 평판을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갑을 관계가 역전된 상황에서 힘의 균형을 되찾아 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조직과 협력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시각 등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갖춰지면 불가능해 보였던 협상 작업이 도전해볼 만한 일로 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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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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