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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보스의 비밀
2016-06-07 | 정지영 에디터

안녕하세요, 정지영 입니다. 디자이너 랠프 로런, 오라클 CEO래리 앨리슨, 타이거펀드 설립자 줄리언 로버트슨, 미국 광고계의 거물 제이 치아트, 유명 미식축구 감독 빌 윌시,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부와 명예를 쌓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것이 공통점일 겁니다. 그런데 이 외에도 독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자기만 잘 된 게 아니라 미래의 리더를 찾아내고 성장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미식축구리그 NFL의 32개팀 감독 중 무려 20명이 빌 윌시 혹은 빌 윌시의 제자 밑에서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소위 한국에서도 능력있는 미래 지도자를 많이 키운 리더에게 ‘누구누구 사단’을 만들었다는 표현을 합니다. 성공한 리더 중 어떤 이들은 이처럼 인재 양성에서도 크게 성공합니다. 시드니 핀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들을 그냥 보스가 아닌 ‘슈퍼보스’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슈퍼보스의 놀라운 성공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시드니 핀켈스타인 교수가 슈퍼보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HBR에 소개했습니다. 슈퍼보스들은 사람을 데려오고, 가르치고, 키우는데서 추구하는 가치관과 철학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째, 슈퍼보스들은 채용할 때부터 아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고릅니다. 단순히 일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업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을 모읍니다. 정말 감동을 받을 만큼 뛰어난 인재들과 같이 일하는 게 슈퍼보스의 출발점입니다. 그렇다면 슈퍼보스들이 선호하는 특급 인재는 어떤 역량을 갖춘 사람일까요?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좋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버거킹 등 레스토랑 업계의 거물 CEO들을 키워낸 노먼 브링커는 특급 인재를 야구선수에 비유했습니다. 즉 그가 원하는 인재는 ‘뛰어난 1루수’ ‘뛰어난 타자’같은 게 아니라 어떤 분야에 갖다 놓아도 잘 하는 ‘좋은 야구선수’를 뽑았다고 합니다. 즉,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아닌,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고, 뜻밖에 일어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으며, 빨리 학습하는 사람을 채용했다는 것입니다. 한 슈퍼 보스는 자기보다 4배나 더 똑똑한 사람을 뽑았다는 것을 남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는군요. 즉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데려오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이들을 채용한 것을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특급 인재는 어떻게 데려올 수 있을까요? 바로 틀을 깨는 발탁이 필요합니다. 슈퍼보스들은 경력을 고려하긴 하지만, 업계 경험이 부족하거나, 심지어 대학교만 졸업한 이들에게도 기꺼이 기회를 줬습니다. 예를 들어 랄프로렌은 패션 모델로 경력을 쌓아온 사람에게 디자이너 자리를 맡기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고 합니다. 그 모델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헬스케어 회사인 HCA의 토미 프리스트 회장은 물리치료사에게 고위 임원을 맡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채용된 이들은 모두 탁월한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또 슈퍼보스들은 정해진 자리에 사람을 앉히는 게 아니라, 사람에 맞게 업무를 조정하거나 심지어 조직에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미식축구감독 빌 윌시가 신시내티 뱅골스의 보조코치였을 때 주전선수가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주전 대신 내보내야 할 후보 선수는 팔의 힘이 약했던 반면, 패스의 정확성은 뛰어났습니다. 이를 파악한 윌시는 팀 전체가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격을 하도록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습니다. 이는 나중에 ‘웨스트 코스트 공격’이라는 이름을 얻게 될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에서도 방영되고 있는 Saturday night live아시죠? 이 프로그램을 만든 프로듀서 론 마이클도 빌 윌시와 비슷했습니다. 작가에게 연기자 역할을 맡기기도 하고, 연기자에게 조감독 역할도 맡겼습니다. 주어진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에게 적합한 업무를 할당하도록 한 겁니다. 전통적인 HR관행과는 다르지만, 슈퍼보스들은 이렇게 유연한 인재 기용으로 혁신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부하 직원이 다른 곳으로 떠나겠다고 하면, 보스들은 상처받곤 합니다. 하지만 슈퍼보스는 부하직원의 이직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부하직원의 이직은 다른 좋은 인재를 찾을 기회이자, 자신의 이름을 더 크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는군요. 실제 부하직원이 경쟁사 대표로 갔다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슈퍼보스 밑으로 가고 싶어 안달이 날 수도 있겠죠. 부하 직원들이 잘 되면 새로 인재를 모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구름처럼 인재가 모일 수 있습니다. 슈퍼보스들의 또 다른 특징은 후배들로 하여금 결국은 불가능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입니다. 슈퍼보스는 기본적으로 팀이 어떤 일을 성취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동시에 엄청나게 높은 성과도 요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과를 위해 직원들을 몰아붙이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감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직원들에게 불어넣습니다. 실제로 슈퍼보스들은 아주 효과적으로 인재를 지원합니다. 슈퍼보스들은 비즈니스의 모든 상세 내용과 직원들이 각각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율성을 줍니다. 토미 프리스트는 부하 직원을 자신의 비행기로 태워오면서 직원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개별지도를 해주곤 했습니다. 전통적 작업장에서 볼 수 있는 장인과 견습생의 관계에 비견할 수 있는데요. 슈퍼보스들은 일적인 조언뿐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슈퍼보스들에게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자신을 떠난 후배들을 계속해서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토미 프리스트는 자신과 같이 일했던 간부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를 했고,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연출자 론 마이클 역시 후배들을 도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슈퍼보스는 전통적인 보스들보다 훨씬 앞선 방법으로 인재를 키우고 회사를 육성합니다. 후배들에게 기대하며, 전도유명한 견습생에 대해서는 장인 역할을 자청합니다. 그리고 인재들이 더 크고 좋은 곳으로 떠난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계속해서 연락을 유지합니다. 탁월한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에게 높은 성과를 요구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슈퍼보스 성공 비결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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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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