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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 설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2016-07-11 | 이방실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방실입니다. 아마 이 동영상을 보시는 분들 중에 고객 만족도 설문 조사를 당해보거나 직접 실시해본 경험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대개 10점 만점으로 따졌을 때 몇 점쯤 주겠느냐는 식의 질문이 많죠. 이때 똑같이 9점을 준 고객 두 명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과연 이 두 사람이 향후 이 회사 서비스를 다시 이용할 가능성이 똑같을까요? 한발 더 나아가, 이 회사 서비스가 너무 좋으니 한 번 이용해 보라고 친구들에게 추천할 가능성도 동일할까요? HBR에선 이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답합니다. 고객의 행동은 실제 입으로 말한 의견보다는, 그 의견이 얼마나 확고하냐에 달려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두 사람 중 한 명은 거의 매일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골이고, 한 사람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날 생전 처음으로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단골 고객은 이 회사 서비스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공산이 크고, 따라서 지인들에게 이 서비스를 ‘강추’할 가능성 또한 높을 겁니다. 하지만 생전 처음 이용한 고객에게 이런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고객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확신’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확신은 사람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HBR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확신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더 빨리,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그 제품을 추천하는 경향도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바로 기업들이 확신의 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고객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확신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HBR에서는 크게 4가지, 즉 컨센서스, 반복, 용이성, 방어라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첫 번째 컨센서스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들도 공유한다고 생각할 때 확신이 더욱 굳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온라인 만족도 조사를 예로 들어보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자의 확신을 강화하려면, 긍정적인 등급을 부여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도 같은 의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별 다섯 개 만점인 호텔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별 네 개를 줬다면 이렇게 말해주는 거죠. “귀하의 평가에 감사드립니다. 평가 참여자의 85%도 귀하와 같은 의견이었습니다”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고객의 확신이 더 강화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repetition, 즉 반복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를 반복해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의견에 더 큰 확신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반복이라는 도구를 만족도 조사 설계에 한번 적용해 볼까요? 예를 들어 항공사 서비스에 대해 10점 만점 중 9점을 매긴 고객에게 그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설문 항목을 구체화시키면 됩니다. 즉, 전반적인 항공 서비스 만족도 외에 항공기 승무원의 서비스, 오락 프로그램의 다양성, 기내 면세점 쇼핑 등 세부 사항 각각에 대해 다시 평가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긍정적인 고객 평가를 강화시키는 거죠. 세 번째 방법은 용이성입니다. 많은 연구 결과,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를수록 그에 대한 확신도 커진다고 합니다. 심지어 설문지를 읽기 쉽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확신 정도가 달라진다고 하네요. 활자와 배색 측면에서 읽기 편한 설문지와 읽기 어려운 설문지를 제공한 결과, 설문 내용이 똑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쉬운 설문지를 받은 응답자가 자신의 응답에 더 확신을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결국 이 말은 깔끔한 슬라이드, 읽기 편한 활자, 단순한 도표가 보는 이들에게 메시지의 진실성과 타당성에 대한 확신을 강화시켜준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방법은 방어입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윌리엄 맥과이어는 사람 몸에 약한 병원균을 주입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믿음도 약한 공격에 미리 노출시킴으로써 외부 공격에 대한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 앞에서 광고 홍보 PT를 하기에 앞서 팀 내부에서 미리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팀원들은 이를 변호하는 입장을 거치면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된다는 거죠. 이런 면에서 보면, 팀원들의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일부러 쓴 소리를 자처하는 ‘악마의 대변자’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BR은 많은 기업들에서 확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확신을 강화하는 작업은 만족도 조사나 고객평가 같은 기존 마케팅 프로그램에 지금 당장 도입해 효과를 볼 수 있는 원리입니다. 대인관계나 팀 차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물론 활용할 수 있죠. 확신이 설득을 위한 새롭고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고 실제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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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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