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BR Korea조진서입니다. TOMS라는 신발 브랜드 아시죠.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를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준다는 개념으로 유명합니다. 신발 그 자체도 예뻐서 요즘 10대부터 30대까지 많이들 신습니다. 톰스가 창립한 게 2006년이니까 벌써 10년이 됐다고 합니다. 근데 이 회사가 최근에 엉뚱하게 커피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신발회사가 왜 커피를 팔까요? 어찌된 일인지 그 사정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6년 1월호에서 다뤘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위해 간단하게 요약해드리겠습니다. 탐스에는 아르헨티나 국기가 붙어있어서 아르헨티나 기업 아닌가 속는 분이 많은데요, 실은 미국회사입니다. 창업자 이름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입니다. 이 아저씨는 이런 저런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었는데, 2006년에 좀 쉬고 싶어서 아르헨티나에 갔습니다. 거기서 폴로를 배우면서 놀고 있었는데요, 우연히 자선단체에서 시골 어린이들에게 신발을 주는 걸 보고 1+1이라는 아이디어로 자선사업을 해보자 생각했답니다. TOMS라는 이름은 Tomorrow's Shoes의 약자에서 나왔습니다. 창업자 이름이 톰이라서 톰스가 된 건 아닙니다. 처음엔 한 켤레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한다는 자선 캠페인으로 생각했는데, 이게 LA타임스 신문에 실리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만들어둔 신발은 250켤레 밖에 없는데 하루만에 2000켤레 주문이 들어왔답니다. 스칼렛 요한슨, 키이라 나이틀리 같은 셀레브리티들이 신고 다니면서 사업이 커졌습니다. 2011년까지 5년 연속 연간 300% 성장했고 지금까지 총 5000만 켤레를 기증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커지니까 이 마이코스티 아저씨가 싫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하고 싶은거 하고 가고 싶은데 가면서 사는 자유인 스타일이라고 하는데요, 회사가 대기업으로 커가면서 다른 경영진들과 다투게 됐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긴 하지만 속으로 톰스라는 회사가 ‘왜’ 설립됐는지를 점점 잊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합니다. 창업공신들도 하나 둘 떠났습니다. 그래서 마이코스키 본인도 안식년을 갖기로 선언하고 2012년에 고향인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돌아갔습니다. 오스틴에서 놀다가 우연히 커피 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 말이, 커피 원두를 얼마나 깨끗한 물로 씻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가난한 나라에서는 깨끗한 물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물이 부족하니 커피 등급이 떨어지고, 커피값을 제대로 못 받으니 물을 살 수가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 얘길 듣고 마이코스키는 옛날에 자기가 TOMS신발을 만들 때와 비슷한 문제라고 깨닫게 됩니다. 선진국의 소비자가 커피를 한 봉 사면 가난한 나라의 농부에게 1주일치 깨끗한 물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로 돌아와 one for one커피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의욕이 과했습니다. 최고마케팅책임자, CMO를 물러나게 하고 자기가 직접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계획도 완벽하지 않고 직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도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 하지만 중요한 건 열정, 그리고 비전이었습니다. 회사에 곧 과거와 같은 열정이 돌아왔습니다. 직원들은 회사의 존재 이유를 상기하게 됐습니다. 마이코스키도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CMO직을 전문가에게 다시 넘겨주고, 스타벅스 출신의 임원을 CEO로 영입했습니다. 본인은 ‘One for One Company' 즉 하나 사면 하나 기부하는 회사라는 비전을 세우고 이를 전파하는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젠 커피뿐 아니라 손가방도 팝니다. 판매수익은 어려운 형편의 임산부와 아기들을 돕는데 쓰입니다. 백팩도 팝니다. 수익은 학교 왕따 예방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톰스의 이야기에서 무얼 느끼셨나요? 독특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조직의 관료화를 막고,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기 위해선 때때로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회사의 존재이유를 상기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라는 사명감과 사업의 의미를 일깨워줘야 하며, 그 역할은 창업자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 탐스의 새로운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회사의 직원들과 고객들의 만족도는 경쟁사들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누군지 정의할 수 있을 때 사람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일이 지겹고 조직원들이 동요할 때, ‘왜’ 나는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