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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시대의 브랜딩
2016-07-21 | 장재웅 에디터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기업 이미지 홍보나 제품 마케팅은 이제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10여 년, 전 대부분 기업들은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브랜딩의 황금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TV나 신문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서도 고객들과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단편 영화나 멋진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서 SNS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려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담 부서도 만들고 엄청난 자금도 투자했습니다. 영화감독을 고용한 기업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문화 브랜드 전문가인 더글러스 홀트는 HBR 기고문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기업들의 브랜딩 노력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 상위 500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 브랜드는 겨우 3곳에 불과합니다. 대신, 기업보다 자원이 크게 부족한 개인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퓨디파이(PewDiePie)라는 이름의 스웨덴 청년은 비디오게임에 대해 엽기적인 해설을 곁들인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데 구독자수만 무려 4100만명에 달합니다. 반면, 소셜미디어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맥도널드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20만명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로 꼽히는 코카콜라 역시 엄청난 투자를 했음에도 유튜브 구독자수가 64만명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기업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에서 처절한 실패만 맛봤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기업들의 창의성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닙니다.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해서 문화 운동처럼 접근해야 하는데 기업들은 관료적 특성상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더글러스 홀트는 문화 브랜딩이라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혁신적인 이데올로기를 퍼뜨린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 멕시코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체인인 치폴레는 문화 브랜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다음 다섯 가지 절차를 밟아나가면 문화브랜딩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깨뜨려야 할 문화적 관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치폴레의 경우 패스트푸드 문화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둘째는, 문화적 기회를 찾는 단계입니다. 패스트푸드는 편리함과 싼 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했지만,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 건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습니다. 셋째, 크라우드 컬처를 겨냥하는 것입니다. 이미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축을 방목해서 사육하는 소규모 하위문화가 형성되어 있었고, 구석기 다이어트 지지자나 환경운동가 그룹들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크라우드 컬처를 확인하고 이들의 대의를 수용하면서 실제 실천해야 합니다. ^^ 넷째,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단계입니다. 치폴레는 실제로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기 위해 이라는 애니메이션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이 광고에는 돼지들이 콘크리트 우리 안에서 집단으로 사육되다가 조립 라인으로 옮겨져 인위적으로 살을 찌우는 화학물질을 주사로 맞아 풍선처럼 부풀려진 다음에 압착기에 들어가 정육면체로 만들어져 트럭으로 옮겨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농부는 비인도적인 과정을 목격하고 나서 마침내 자신의 농장을 예전의 방목형 농장으로 되돌리기로 결심합니다. 아름다운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진 이 영상물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다섯째, 지속적 혁신입니다.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담론을 지배하는 매우 흥미롭거나 논쟁적인 사안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치폴레의 경우 이 단계에서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유기농 음식을 먹자는 운동에는 성공했지만, 이후에 유전자조작식품 즉, GMO 이슈를 제기했는데,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는군요. GMO의 경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는 데다, 일부 치폴레 식당에서도 GMO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화브랜딩에는 적지 않은 위험이 따릅니다. GMO와 관련한 치폴레 사례처럼 전면에 내세운 이데올로기를 치밀하게 실천하지 않으면 큰 역풍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SNS 시대에 기업이 적응하려면 크라우드 컬처를 끌어들여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현재까지 수많은 기업들은 보편적인 똑같은 트렌드 목록을 갖고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브랜딩을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얻을 수 없죠. 기업은 크라우드컬처에서 나오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표적으로 삼아 과포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차별화된 관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사나이와 관련한 크라우드 문화를 파고든 액스, 페미니즘적 입장을 옹호해 브랜딩에 성공한 도브, 힙스터 크라우드에 의존해 성공한 올드 스파이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도브는 ‘리얼뷰티 캠페인’을 통해 현실 속 다양하고 평범한 여성들의 외모를 찬양하는 전략으로 여성들의 크라우드 컬처를 파고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요즘의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브랜딩을 위해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을 브랜드 스팸으로 여기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컬처의 등장으로 브랜디드 콘텐츠와 스폰서십의 영향력은 약화됐지만 ‘문화브랜딩’이란 대안적 접근을 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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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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